잠자고 있던 소소한 감성을 깨우는 '중장리 벽화마을'
2022.08.09(화) 13:45:36엥선생 깡언니(jhp1969@naver.com)
▲ 공주시 계룡면 하대삼거리1
공주시 계룡면 하대삼거리에는 멋진 느티나무 한 그루가 서 있습니다. 여름이면 그늘을 만들어 동네 어르신들의 쉼터 역할을 톡톡히 하며, 붉은 벽돌 건물과 어울려 이 거리의 시그니처가 돼 주고 있습니다.
▲ 공주시 계룡면 하대삼거리2
그 맞은편에는 멋스러운 단풍나무 한 그루가 서 있습니다. 단풍나무 아래에 놓인 평상이 어우러져 농촌 마을의 목가적인 정취를 자아냅니다.
▲ 갑사 가는 길
그 옆으로 난 은행나무 가로수길은 천년고찰 갑사(甲寺)로 이어집니다. 이 가로수길에 접어들면, '아, 갑사가 코앞이구나!' 금방 알아챌 수 있습니다. 은행잎이 노랗게 물든 가을 갑사로의 장관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여름에 이 길을 지날 때면 그늘이 시원하고 푸른 은행잎들이 전해주는 청량감에 기분이 절로 좋아집니다.
▲ 공주시 계룡면 중장2리 갑사로
갑사로 은행나무 가로길을 달리다 보면, '아니, 저게 뭐야? 웬 무당벌레?' 거대한 무당벌레 두 마리가 은행나무에 찰싹 달라붙어 있어 처음 이 길을 지나는 분들은 두 눈을 의심해는 장면이 포착됩니다.
▲ 공주시 계룡면 중장2리 '중장정미소'
맞은편 건물에도 무당벌레가 한 마리 담장을 타고 있으니, '이 동네 무당벌레들은 원래 이렇게 큰가?' 재차 의문을 가지실지도 모르겠어요.?
▲ 공주시 계룡면 중장2리 '중장정미소'(공주시 계룡면 중장 2리 갑사로 281)
가까이 다가가보니, 타일 벽화가 그려진 건물은 중장정미소였습니다.
▲ 공주시 계룡면 하대리 '하대정미소'
중장정미소에서 멀지 않은 곳에는 하대정미소가 있는데요, 같은 시기에 지어졌는지 건축 양식이나 건축 자재 등이 유사해 보입니다. 하대정미소는 하대정미소만의 정취가 있는데요 벽화가 그려진 중장정미소는 그 어디에도 없는 유일한 정미소로 기억될 것 같습니다.
▲ 공주시 계룡면 중장2리 벽화마을
오미 1길 안쪽에서도 타일벽화가 발견되었습니다. 담장 밑 들풀과 담장 위 여름 꽃나무들과 어울려 한 폭의 그림을 연상시킵니다.
갑사로 인근에는 농원·펜션·가든 등이 많이 보였지만, 빈집도 적지 않게 보였습니다. 도로변의 빈집에도 조형물이 설치되어 있었는데요. 그 덕분인지 휑한 빈집에서 풍겨오는 쓸쓸함이 다소 덜한 듯 느껴졌습니다.
중장 2리 벽화마을은 2009년 마을미술프로젝트로 조성되었다고 하는데요. 사업이 시행된 지 꽤 시간이 지나 보수·관리가 필요한 작품이 적지 않습니다. 새롭게 작품이 더해지고, 빈집도 다양한 사용처로 재활용되면 좋을 것 같습니다.
▲ 공주시 계룡면 중장2리 벽화마을의 보호수
중장 2리 갑사로에는 1982년 10월 보호수로 지정된 느티나무 한 그루가 서 있습니다. 오랜 세월 마을을 지켜온 이 나무는 보호수로 지정될 당시 수령이 대략 400년이라고 하네요. 이 한 그루의 느티나무로 알 수 있듯 중장리는 아주 오래전부터 사람들이 살아온 마을입니다. 점점 주민이 줄어드는 건 전국의 작은 농촌마을들이 안고 있는 고민일 텐데요, 그렇기에 각 마을이 지닌 멋과 전통이 사라지지 않고 지켜지도록 머리를 맞대고 아이디어를 모아야 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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