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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자천하지대본(農者天下之大本)과 농업기술센터

땅을 위한 농민들의 학교

2022.06.05(일) 00:32:52나드리(ouujuu@naver.com)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유난히 갈증을 느끼는 6월의 헛헛한 녹색은 푸르른 하늘을 원망하듯 늘어져있다. 땅에서 피어나는 녹색의 생명들이 메마른 황야에 푸릇함으로 가득하다. 신이 인간을 흙으로 빚었다는 종교적인 이야기가 아니어도, 흙이 얼마나 소중한지는 모두 잘 알고 있다.

땅의 숨소리가 바람에 메말라가는 6월에도 꽃은 피고 식물들은 생명활동을 지속하고 있다, 자연과 함께하는 생명들의 소중함을 일깨우고, 그 가치를 실현하는 이야기를 하고 싶은 날이다.

태안군 농업기술센터 하우스와 마을 모습

▲ 태안군 농업기술센터 하우스와 마을 모습 

 

아이들이 시골길에서 아침에 등교를 하다가 어른들을 보면 안녕히 주무셨어요?”라고 인사를 하는 것이 보통이다. 어른들도 밤새 안녕하셨지요?”하며 서로 인사를 나눈다. 이런 인사말은 밤을 지새우는 동안에 별일이 없었냐는 물음과 같다. 편안하게 쉬면서 내일을 위한 에너지를 충전해야 하는 밤에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그 이유를 알기 위해서는 5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일제 강점기와 6.25전쟁을 겪으면서 폐허가 된 당시에는 먹을 것이 없어서 밤새 자고나면 굶어죽는 사람들이 있었다. “밤새 안녕하셨지요?”는 밤을 지새우면서 배고픔을 견디어낸 살아남은 사람들이 나누던 눈물겨운 격려였던 것이다.

고구마 육묘장에 핀 고구마 꽃

▲ 고구마 육묘장에 핀 고구마 꽃 

 

농촌은 도시와 달리 정직하고 순수한 인프라(Infra)를 갖추고 있다. 도시의 인프라는, 문명이 발전하면서 콘크리트 덩어리가 만든 기하학적인 공간과 기계의 메커니즘(mechanism) 같은 시간의 연속성이다. 즉 형이하학적인 논리가 가득한 공간에 이기주의 흔적들이 무질서하게 널브러진 느낌이다. 

하지만 농촌은 사람과 자연이 공생하기 위한 형이상학적인 철학이 있다. 자연의 실체와 인간의 존재는, 삶을 포용하는 농부들의 이상이기도 하다. 농촌은 사람과 자연이 중심이다. 그래서 흙냄새가 풀풀거리는 농촌의 들녘과 논에는 자연과 사람이 함께 공생해야하는 고민과 철학이 가득하다. 농민들이 힘들지만, 친환경 유기농법으로 전환하는 이유이다.
 

소중한 식물자원이 잘 보존되고 있다

▲ 소중한 식물자원이 잘 보존되고 있다
 

흙은 공평하게 분배된 시간과 같아서 사용하는 사람에 따라서 천차만별의 가치를 갖게 된다. 자연의 소중함보다 배고픔을 이겨내는 것이 우선이었던 시절에는 우리도 한 번 잘살아보세라고 외치면서 질보다 양을 선택했다. 농약을 무분별하게 사용하면서 자연생태계가 파괴되고, 농작물을 재배하는 여건은 더 악화되었다.

그리고 인간들이 기후를 예측하고 대처하는 데 한계에 직면하게 된다. 가뭄, 태풍, 홍수, 기후변화 등으로 식량재배가 어려워지면서 새로운 농법을 개발해야 했다. 그래서 국가는 농부들을 위한 농부들만의 교육방법이 필요하다고 느꼈고, 광복 후 중앙의 농촌진흥기구를 만들게 되었다.
 

태안군 농업기술센터의 농기계 보급소 주변 풍경

▲ 태안군 농업기술센터의 농기계 보급소 주변 풍경 

 

농촌으로 귀농이나 귀촌을 결심하게 되면, 그 지역의 농업기술센터를 방문하여 앞으로 살아갈 계획을 세우는 것이 현명하다. 농업기술센터는 지역의 농부들에게는 학교와 연구소 역할을 하며, 도시인들에게는 지역을 안내해주는 안내소같은 곳이다. 예전에는 농촌지도소라고 불렀다고 하니 그 뜻이 금방 이해가 될 듯하다. 말 그대로 농사짓는 방법을 지도해주는 곳이다.

농촌지도소가 지금은
농업기술센터로 불린다. 1947년에 농사개량원을 조직되었다가 1949년 농업기술원으로 개편했다. 그 후 1957농사원(農事院)’으로 개편된 뒤, 1962321일 제정·공포된 '농촌진흥법'에 따라 전국에 설치한 '농촌지도소'1998년 농업기술센터로 개칭하여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다.

 

태안군 농업기술센터 모습

▲ 태안군 농업기술센터 모습 

 

태안군 농업기술센터는 미래의 먹거리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아이들이 체험을 통해서 농업에 대한 이해와 친근감이 생기도록 농업전시체험관을 새로 지어서 운영하고 있다. 농업의 조기교육 중요성이 높아진 이유이다. 그리고 농업인들에는 6차 산업을 교육하고 있다. 6차 산업이란 1차 산업인 농림수산업과 2차 산업인 제조업, 여기에 3차 산업인 서비스업을 융합·복합화한 산업을 의미한다. 1+2+3=6이라는 의미에서 6차 산업이란 명칭이 생겼다.

예를 들어 농작물을 심고 가꾸는 농업이라는 1차 산업과 이를 통해 얻어지는 특산물을 가공하거나 재화(財貨)로 생산하는 2차 산업, 그리고 체험·관광 프로그램과 같은 서비스를 창출하는 3차 산업을 통해 6차 산업이라는 복합 산업공간을 창출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 가공센터를 새로 짓고 본격적인 운영을 시작했다.
 

농업기술센터 가공센터 모습

▲ 농업기술센터 가공센터 모습


태안 농업기술센터는
2팀9팀을 배치하고 태안군의 농업기술 발전을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 또한 6차 산업의 안정적인 정착을 돕기 위해서 태안 농업기술센터는 지도개발과에 지도계획팀과 인력육성팀을 만들고 매 년 전문적인 강사를 초청해서 새로 지은 창조관에서 교육을 실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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년 전 개관한 창조관에서는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지만, 그 중 강소농교육농업대학이 인기가 많다. ‘지도개발과에서는 군민들의 소득증대를 위해서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농업방식을 교육하고 있다.
 

농업기술센터 창조관 모습

▲ 농업기술센터 창조관 모습


강소농교육은 소규모 농토를 이용하는 농가들이 실용적이고 효율적인 농사를 짓도록 도와준다. 자신의 능력과 땅에 맞게 재배작물을 선택하고, 시설물을 설계하고, 체험을 통해서 실패를 줄일 수 있도록 해준다. 이를 통하여 귀농이나 귀촌한 농가들이 도시로 다시 되돌아가는 것을 방지하는 효과를 보고 있다.

농업대학은 농업의 전반적인 기초지식을 습득할 수 있도록 커리큘럼(curriculum)을 운영하고 있다. 또한 농장을 직접 방문하여 성공사례와 실패사례를 비교 분석하여 무리한 투자를 지양하고, 즐거운 농촌생활을 지향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조직배양묘 육묘장

▲ 조직배양묘 육묘장


농업기술센터에서 강소농교육이나 농업대학의 교육을 받으려면 농지대장(농지원부)을 발급받을 수 있는 조건이 되어야 하며, 농협의 조합원이라면 가능하다. 일제강점기를 지나 6.25 전쟁을 겪으면서 보릿고개를 넘지 못해 굶어 죽어야 했던 우리민족은 교육을 통해서 가난을 이겨내려고 노력했다.

그래서 국가는 교육을 장려하고, 국민은 교육을 받으려고 애쓴다. 도시에서 살다가 농촌에 정착하기 위해서 교육은 필요하다. 전문적인 교육기관의 교육을 통해서 지식을 습득하면 농사의 실패를 줄이고 농촌 정착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실험재배를 하고 있는 수국이 꽃을 만개했다

▲ 실험재배를 하고 있는 수국이 꽃을 만개했다


'
농촌지도소'라고 불리던 시절의 농촌지도사업은 강제로 생산목표를 달성하려는 전제적 지도방식과는 달리 교육을 통한 민주적 지도방식을 채택했다. 1965년부터 1970년대에는 실험재배를 거쳐'통일벼'를 전국 농가에 보급한 것이 대표적이다. 이로 인하여 획기적으로 쌀 생산량을 늘려서 식량강국으로 발돋움하게 된 것이다.

지금도 농업기술센터의 교육은 농민이 중심이다. 센터와 농가는 서로 협력하여 문제점을 해결하고, 새로운 미래 먹거리를 만들기 위해 연구를 거듭하고 있다.

 

농가에 무료 배분하고 있는 고구마 모습

▲ 농가에 무료 배분하고 있는 고구마 모습


태안 농업기술센터에서는 매 년 군민들의 고구마 농사를 위해서 다양한 품종의 조직배양묘(무병묘)’의 육묘를 재배한다. 올해는 소담미호감미의 육묘 60,000개를 재배하여 무료로 농가에 보급하여 지역 농가로부터 큰 호응을 받고 있다.

수년 째 이어져 내려오는 고구마 육묘 무료보급은 고구마 농사를 짓는 농가에 큰 소득원이 되고 있다. 안면도 호박고구마와 태안 꿀고구마가유명해지면서 매 년 보급되는 육묘의 숫자도 증가하고 있다.
 

농촌체험관의 모습

▲ 농촌체험관의 모습


농촌체험관과 주변 모습

▲ 농촌체험관과 주변 모습


우리의 선조들이 농업을 어떻게 생각하는지는 농자천하지대본(農者天下之大本)이라는 말을 보면 알 수 있다. '농사를 짓는 사람이 천하의 큰 본이 된다는 말이다. 천하의 근본이란, 세상에서 살아가는데 기본이 된다는 말과 같다. 농업을 생활의 기본으로 여기고 중요시 여겼던 선조들은 양반과 천민으로 신분을 나누고 천민에게 농사일을 시켰다. 그리고 천민들을 양반의 종으로 삼아서 노예처럼 여겼던 것은 참 아이러니하다. 천하의 근본을 직접 실천하지 못하고 종으로 삼았던 선조들의 게으른 무능력이 부끄럽다.

 

태안 농업기술센터의 마스코트

▲ 태안 농업기술센터의 마스코트


르른 녹음이 가득한 6월의 신록(新綠), 조상들의 게으른 무지를 감추려는 듯, 온 산하를 뒤덮고 있다. 농부들의 깊은 주름만큼 우리네 역사가 굴곡진 이유는, 너와 나의 다름을 인정하지 못하지 못하고 서로 대립하여 분열되기 때문이다. 콩 심은데 콩 나오고, 팥 심은데 팥 나오는 법. 농부들을 무시하는 일부 엘리트 집단들의 무지몽매(無知蒙昧)하고 확증편향된 이기주의를 경계해야 하는 이유이다.

 

식물자원은 우리 미래세대를 위한 소중한 것이다

▲ 식물자원은 우리 미래세대를 위한 소중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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