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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컬(Local)에서 만난 신토불이

태안 로컬푸드에서 가치를 발견하다

2022.05.13(금) 21:24:08나드리(ouujuu@naver.com)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농부들의 땀을 돈으로 환산한다는 것은 어리석다. 노동으로 흘리는 땀의 가치는 지위고하(地位高下)를 막론하고 소중한 것이기 때문이다. 인간은 노동을 통해서 성취감을 얻고 자아를 실현하는 삶을 이상으로 삼고 있다.

운동선수들이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 흘리는 땀, 헬스장에서 건강한 삶을 영위하기 위해서 흘리는 땀, 직장에서 일하며 흘리는 땀, 모두 자아를 실현하기 위한 것이다. 이렇듯 5월은 열정의 땀을 먹고 생기를 찾아가고 있다.

태안 로컬푸드 직매장 한 곳에

▲ 태안 로컬푸드 직매장 한 곳에 "괜찮아 잘 될거야"란 희망의 문구가 이채롭다


깊게 패인 주름에 황토색 먼지가 덕지덕지 묻어있고, 그 사이로 빗물처럼 솟아나는 땀방울을 닦아내는 농부의 얼굴에 희망이 피어난다. 논에서는 물을 받고 벼 심을 준비를 하고, 밭에서는 고추와 생강을 심고 있다. 하우스에서 잘 자라고 있는 고구마의 줄기는 곧 밭으로 이식을 한다.

인류가 시작되면서 생존의 기본이 된 농사는 과거의 조상들 몫이 아니라, 미래를 살아가야 할 후손들의 몫이다. 그래서 현재를 살아가는 농부들의 마음에 따라서 미래의 먹거리가 달라지는 것이다.

육묘장의 고구마가 꽃을 피웠다

▲ 육묘장의 고구마가 꽃을 피웠다

 
우리는 사람들이 생활하는데 가장 기본적인 수단을 ‘의식주(衣食住)‘라고 부른다. 모든 동물은 안 입어도 살 수 있고, 집이 없어도 살 수 있다. 하지만 먹지 못한다면 생존은 불가능하다. 식생활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인 것이다.

그래서 인류 문명은 먹을 것이 풍부한 강에서부터 시작된 것이다. 물을 마시고 물고기를 잡아 먹으면서 땅의 과일과 식물들을 알게 되었고, 농사의 필요성을 느끼면서 사회가 형성되고 문명화된 지금을 살고 있는 것이다.

시대가 변하면서 먹거리의 질과 양도 많이 변했다. 생존을 위해 먹었던 과거와 달리, 요즘은 맛과 건강을 위한 질 좋은 먹거리가 인기다.

태안 로컬푸드 주차장

▲ 태안 로컬푸드 주차장

 
요즘 전국적으로 ‘로컬푸드(localfood)’가 핫(hot)하다. 싼 값에 식재료를 소비하고 싶은 욕구와 더불어 건강한 먹거리를 찾는 사람들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로컬 푸드는 ‘지역에서 생산하는 먹거리’를 의미한다.

지역에서 생산하는 농산물의 운송비와 저장시설 이용료를 아껴서 값싸게 팔고, 농민들의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어서 인기가 많다. 어느 지역에 가도 그 지역을 대표하는 특산물이 있다. 그 지역의 특산물을 그 지역에서 농민들이 직접 판매한다는 것은 생산자와 구매자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일이다.

로컬푸드 입구의 식당

▲ 로컬푸드 입구의 식당


사실 로컬 푸드는 인류가 시작되면서 식생활의 방법이었다. 원시시대는 생명 유지를 위해 자연에서 얻은 식재료로 필요한 만큼 자급자족(自給自足)했다. 그래서 물물교환이 가능한 거리에 살고 있는 사람끼리 한정적으로 식재료가 유통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하지만, 시대가 변하면서 식재료를 보관하는 방법과 가공하는 방법이 발전했다. 냉장과 냉동시설이 생기면서 지구촌 곳곳까지 신선하게 배달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현재는 공장을 짓고 대량으로 음식을 만들고 있다.

태안 로컬푸드 직매장은 식재료 뿐만 아니라 공예품도 거래한다

▲ 태안 로컬푸드 직매장은 식재료 뿐만 아니라 공예품도 거래한다


공장에서 가공 생산되는 통조림과 과자류는 유통기한이 획기적으로 늘어나서 시간과 공간의 제약으로부터 자유롭게 된 것이다. 다양한 종류의 음식들이 다양한 곳에서 생산되다 보니 식자재에 대한 감시와 관리가 허술해지기 시작했다.

음식이 생존의 수단이 아닌, 돈벌이 수단으로 자리 잡으면서 결국은 불량식품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로컬푸드 내부 전경

▲ 로컬푸드 내부 전경


 우리나라에는 ‘음식 가지고 장난하면 벌 받는다’라는 말이 있다. 그만큼 음식은 귀하고 소중하기에 가볍게 여기지 말라는 말이다. 살충제 계란과 광우병 파동으로 축산업이 흔들리고, 핵실험과 방사선 유출로 물고기가 오염되어 수산업까지 위태롭다. 모두 음식을 가볍게 여기는 까닭이다.

게으른 농부들은 풀을 메기 싫어서 제초제를 과다하게 사용한다. 쉽게 농사를 지어 돈 벌기 위해서 무분별하게 사용한 농약들이 결국은 인간의 건강을 치명적으로 악화시키고 있다. 땅과 바다가 오염되니 그곳에서 서식하는 생물과 식물도 오염되고 있는 것이다. 우리 인간의 무능한 이기주의가 스스로 생명을 위협하는 행동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쓸데없는 호기심과 실수로 우리 땅과 물에서 서식하는 토종들은 사라지고 외래종들이 점령하고 있다.

농산물 코너의 신선실 모습

▲ 농산물 코너의 신선실 모습

 
인간의 무분별한 욕구가 자연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은 심각하다. 지속가능한 자연 생태계를 위해서 그리고 인간의 멸종을 방지하기 위해서 자연과 함께 공생하는 방법이 필요하다.

태안의 농민들은 PLS(Positive List System)를 준수한다. PLS는 ‘국내에서 사용되는 농약에 대하여 사용 가능한 농작물ㆍ병해충ㆍ용량 따위를 정하여 목록을 만들고, 정해진 농약 잔류 허용 기준에 따라 농산물의 적합 여부를 판정하도록 한 제도’이다. 목록에 없는 농약의 경우, 농산물의 농약 잔류 허용 기준은 0.01ppm 이하만 적합으로 판정한다.

요즘은 전국적으로 천적을 이용한 유기농법과 미생물을 이용한 EM농법을 농민들이 선호하고 있다. 농약을 쓰지 않고 농사를 짓는 농가가 늘어나면서 오염된 땅이 서서히 치료되고 있는 것이다.

수산물 코너의 모습

▲ 수산물 코너의 모습

 
‘로컬푸드(localfood)‘는 현대의 소비자들이 만들어낸 새로운 판매 방식이다. 과거에는 물건을 팔아야 할 상인들이 소비자들을 찾아 갔지만, 지금은 물건이 필요한 소비자가 찾아다니면서 구매를 한다. 이런 현상으로 생산자와 소비자가 직접 만나서 거래가 이루어지니 아무래도 식자재에 대한 신뢰성을 확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

그래서 지역 특산품을 어떻게 생산하고 홍보하느냐에 지자체들이 고심하는 것이다. 농촌으로 직접 찾아오지 못하는 바쁜 도시인들에게 지역 특산품에 대한 신뢰를 확보한다는 것은 여간 까다로운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태안 로컬푸드 직매장의 정문 모습

▲ 태안 로컬푸드 직매장의 정문 모습


태안의 로컬푸드 직매장은 2018년 문을 열었다. 전체 면적이 317.53㎡로 넓은 주차장과 건물의 규모로 보면 백화점과 맞먹는다. 물건들의 진열도 찾기 쉽고 깔끔하게 돼 있어서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건물 1층에서 판매하는 식자재들은 일반농산물, 화훼류, 가공제품과 수산 건어물 및 가공제품 그리고 계절상품까지 쭉 연결되어 있는 것이 특징이다. 그리고 입구 앞 공터에서는 시장터와 같이 먹거리와 기획생산 위주로 판매하고 있다.

시장과 같이 로컬푸드 장터가 열린다

▲ 입구에 시장과 같이 로컬푸드 장터가 열린다


이곳 ‘태안 로컬푸드 직매장'은 위치가 명당이다. 자동차를 이용해서 보령시에서 원산도를 거쳐 안면도로 올 수 있는 해저터널이 개통되면서, 많은 관광객이 이동하는 길목에 있다. 올 때는 해수욕장 텐트에서 야영하면서 해먹을 수 있는 음식을 이곳에서 장만한다. 그리고 집으로 갈 때는 가정에서 필요한 식재료와 양념들을 이곳에서 구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통팔달사의 위치에 있는 태안 로컬푸드 직매장

▲ 사통팔달사의 위치에 있는 태안 로컬푸드 직매장


이곳은 생산자의 이름을 걸고 판매하기 때문에 생산자들은 가족들이 먹는 식재료를 그대로 이곳에서 팔고 있다. 농약을 치지 않아서 벌레들이 뜯어 먹은 배추와, 진열된 풋고추를 씻지 않고 집어서 먹는 판매자들의 모습이 이곳에서는 낯설지 않다.

신뢰는 '쌓기는 어렵고, 깨지기는 쉽다. 그리고 깨진 신뢰를 회복하는 일은 더더욱 어렵다.'는 것을 이곳 농부들이 더 잘 알고 있는 것 같다.
 

다양한 조형물로 이색적인 공간을 만들었다

▲ 다양한 조형물로 이색적인 공간을 만들었다


‘태안 로컬푸드 직매장' 바로 앞에는 ‘안면도 쥬라기박물관’이 있어서 아이들과 함께 별을 탐방하면서 꿈을 키울 수 있다. 그리고 ‘마검포해수욕장’과 ‘불빛축제장’이 있으며, 해산물이 풍부한 ‘백사장 항구’까지 자동차로 5분 거리에 있다. 그야말로 '님도 보고 뽕도 딴다'는 속담이 어울리는 곳이다.

농부들의 땀을 먹고 자라는 태안의 식재료들은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식재료는 맛있고 건강해야 한다는 가치를 넘어서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신뢰’라는 가치이다. 신뢰가 쌓이면 정이 생기고, 정이 깊어지면 가족이 되는 것이다.

인기좋은 쥬라기박물관 홍보 조형물

▲ 인기좋은 쥬라기박물관 홍보 조형물


구매자와 판매자가 서로 반갑게 인사하고 있다. 매 년 분기별로 찾아오는 단골손님들이다. 식재료를 구매하려고 타지에서 일부로 찾아오는 사람들의 얼굴에 ‘태안8경’ 만큼 아름다운 미소가 번지고 있다. 그러다가 석양의 붉은 꽃 속으로 유유히 사라지는 소비자들의 뒷모습, 그리고 그 뒷모습을 지켜주는 농부들의 검은 주름도 붉은 장미꽃으로 피어난다.

운전에 지친 방문객들에게 편안한 휴식공간이 필수다

▲ 운전에 지친 방문객들에게 편안한 휴식공간이 필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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