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통합검색 바로가기
메인메뉴 바로가기
화면컨트롤메뉴
인쇄하기

정책/칼럼

정책/칼럼

충남넷 미디어 > 도민의 눈 > 정책/칼럼

세월이 지나도 변함없는 예산국수의 맛

생생현장리포트 - 김수로 무한정보 기자

2022.02.24(목) 10:52:08도정신문(scottju@korea.kr)

세월이 지나도 변함없는 예산국수의 맛 사진


흰면발 대나무에 걸어 자연건조
현대화에도 식감 탄력 그대로


예산상설시장 국수가게에서 취재를 마치고 국수를 만 원어치 사왔다. 어머니가 물을 팔팔 끓여 면을 삶은 뒤 잘 익었는지 먹어보곤 한 말. “이거 왜 이렇게 맛있니?”

예산국수는 다른 일반 국수보다 쫄깃하고 적당히 간이 돼 있어 육수와 어우러져 깊은 맛을 내는 것이 특징이다. 수년 전까지만 해도 예산상설시장과 역전 근처에 가면 흰 면발을 대나무에 나란히 걸어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손으로 직접 뽑아 햇살과 바람에 말리는 국수다. 지금은 매연과 미세먼지 때문에 대부분 실내 건조하는 방식으로 바뀌었지만, 탄력 있는 식감은 그대로다.

예산국수는 상설시장과 역사를 같이 한다. 예산은 충남 내륙지역과 인천·서울에서 오는 물자가 만나 일찍부터 장이 발달했던 지역으로, 각지에서 모여든 보부상과 농산물을 팔러 온 농민들은 국수로 한 끼를 해결하곤 했다. 

1950년대 들어 근처 방앗간에서 국수를 뽑아 식당 등에 판매하기 시작했고, 많은 이에게 사랑받으며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30년이 넘도록 한 자리를 지켜온 ‘예산전통국수’ 김성칠 대표의 말을 빌리면 작업은 ‘반은 기계, 반은 손’으로 한다. 옛날에는 손으로 직접 돌려 면을 뽑는 국수틀을 사용했지만, 모터를 달며 자동화가 이뤄졌다. 일손을 덜었다고는 하나 반죽을 준비하는 것부터 건조, 포장 등은 여전히 사람의 손길이 필요하다.

국수는 우리네 삶 속에 친숙하게 녹아있는 음식이다. 내게도 그렇다. 유독 국수를 좋아했던 아버지 덕에 어렸을 때부터 자주 먹었다. 그만큼 국수에 얽힌 추억도 많다.

들깨는 더위가 무르익을 즈음인 6~7월에 많이 심는다. 밭에서 땀 흘려 일을 하다 보면 더위에 입맛마저 잃게 되는데, 그때 달걀을 풀어넣은 잔치국수에 양념간장을 쳐 후루룩 들이켜면 고단함이 가시는 듯했다. 겨울밤엔 영화를 한 편 틀어놓고 김장김치 국물과 멸치육수를 섞은 김치말이국수를 야식으로 먹곤 했다. 외국에 있을 적 가족을 떠올리며 해먹은 음식도 국수였다.

어머니가 삶아준 국수에 당근과 애호박, 김 가루를 올려 기사에 함께 실을 사진을 여러 장 찍었다. 군침이 돌아 서둘러 촬영을 마친 뒤 식탁에 앉아 배추김치 한 점을 올려 후루룩 빨아올렸다. 그 맛이 어땠을지는 상상에 맡기겠다.

제4유형
본 저작물은 "공공누리" 제4유형:출처표시+상업적 이용금지+변경금지조건에 따라 이용 할 수 있습니다.
댓글 작성 폼

댓글작성

충남넷 카카오톡 네이버

* 충청남도 홈페이지 또는 SNS사이트에 로그인 후 작성이 가능합니다.

불건전 댓글에 대해서 사전통보없이 관리자에 의해 삭제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