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통합검색 바로가기
메인메뉴 바로가기
화면컨트롤메뉴
인쇄하기

전체기사

전체기사

충남넷 미디어 > 소통 > 전체기사

도비산에서 만난 인연들

산 속의 역사와 영험함

2022.02.17(목) 01:01:19나드리(ouujuu@naver.com)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산을 오른다는 것은 세상에 찌든 내 마음을 비우고, 미래로 향하는 또 다른 마음속에 자존감을 채우는 일 일지도 모른다.
산 정상에서 바라보는 세상이 나의 시야에서 마음속으로 밀려오면 감동으로 채워지기 때문이다.
그 감동이 내가 살아있음을 깨우쳐주고 내 존재감을 확인시켜 주니 나는 산을 오르면서 내 마음과 세상이 소통하고 있음을 깨닫는다. 

산과 하늘의 조화
▲ 산과 하늘의 조화

산 정상을 오르는 것은 힘들고 험난한 여정이지만 산 정상에 서면 내가 살던 세상이 눈 아래 있으니 내려다보는 여유가 있어서 편안하다.
세상의 무게를 벗어던지고 여유롭게 바라볼 수 있는 산 아래의 세상은 산 정상에서 만 느낄 수 있는 새로운 영역이다.
산 아래에서는 산 정상에서 느끼는 호연지기(浩然之氣) 마음을 느낄 수 없고, 산 정상에서는 산 아래에서 느꼈던 고단한 시간들이 거친 호흡을 타고 바람 속에서 명멸하고 있다.
그리고 주변의 편안하고 아름다운 풍경과 함께 하다 보면 나의 자존감은 그 가치를 느끼게 된다.

부석사에서 바라 본 세상 풍경

▲ 부석사에서 바라 본 세상 풍경


경사가 심한 산길을 오르다 보면 육체는 고단하다.
호흡이 빨라지고 심장 뛰는 소리가 경사진 산길을 오르는 발걸음을 짓누른다.
땀방울이 떨어지는 이마에서 엷은 수증기가 피어나고, 한발 한발 앞으로 나아가는 발걸음은 천근만근으로 무거워진다.
이때, 고단한 육체에 자리 잡은 어지러운 마음이 평안해지기 시작한다. 이것은 수행자의 행선(行禪) 즉 ‘걷는 수행’과 같은 것이다.
사람들이 산을 좋아하고 자주 등산을 하는 것은 나름대로 인생의 진리를 얻기 위한 수행과 같은 것이다.

부석사로 향하는 포장길

▲ 부석사로 향하는 포장길


마음과 생각을 비운다는 것은 새로운 세상을 맞이할 준비가 되었다는 것과 같으니, 산을 오른다는 것은 새로운 세상을 만나러 가는 것과 같다.
새로운 세상을 향해서 나아가는 것은 수행자의 발걸음처럼 염원을 담고 경건한 마음이 필요하다.
그 경건함은 자연을 사랑하고 경외하는 마음이다. 이러한 인간의 마음이 자연과 소통할 때 산은 길을 내어주고 인간을 안아주며 힘내라고 다독여주는 것이다.
산은 부모의 품과 같아서 고단한 사람들의 위로가 되는 것이다.
자연을 사랑하는 마음은 부모를 사랑하는 마음과 같으니, 내가 살고 있는 주변에 명산이 있다는 것은 또 다른 행복이다.

도비산의 등산로 안내판

▲ 도비산의 등산로 안내판


 '도비산'은 서산시 부석면에 위치한 해발 352m의 아담한 산이다.
이 산은 차령산맥의 북서지형구(北西地形區) 금북정맥에 속한다. 도비산(島飛山)의 ‘도비’는 '섬이 날아가는 모양'의 산이라는 뜻을 의미한다.
이러한 도비산 정상 아래에는 천년고찰 '부석사'가 자리를 잡고 있어서 산을 오르는 재미를 더한다.
부석사까지는 차량으로 이동할 수 있도록 도로가 포장되어 있지만 부석사에서 정상까지 70m 남짓은 험한 산길이므로 등산화가 필요한 구간이다.  

부석사에서 도비산 정상으로 향하는 길

▲ 부석사에서 도비산 정상으로 향하는 길


등산객들이 들러보면서 부처의 자비를 염원하는 부석사는 도지정문화재 제 195호로 667년 신라 문무왕때 의상대사가 창건하고 그 뒤 무학대사가 중건하였다고 한다.
현존하는 당우로는 극락전을 비롯하여 심검당(尋劍堂)과 요사채, 산신각 등이 있으며 극락전 앞에는 안양루(安養樓)가 있는데 서해를 향하고 있다.
그리고 등산객들에게 유명한 심검당 앞에 있는 부석약수는 그 맛이 일품이다.
몇 년 전 뉴스로 접했던 극락전 내 봉안되어 있었던 금동관음보살좌상은 왜구에 의해 약탈당한 뒤 650년째 부석사로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
불상은 현재 대전 국립문화재 연구소에 보관중이며 올 해 법원의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

부석사 전경

▲ 부석사 전경


 도비산이 있는 부석면 취평리 마을은 논과 밭을 일구면서 살아가는 농촌 마을이다.
부석면 시내부터 도비산으로 걸어가는 1km 남짓한 거리 주변은 어느 시골마을과 다름없는 정겨운 모습이다.
하지만 도비산은 차령산맥의 기운이 모여 있는 영험한 기운이 가득한 곳이다.
입구부터 수도사가 자리 잡고 '마애약사여래삼존불'이 있는 석천암, 백운사, 동사, 정각사 등 6 곳의 사찰이 있을 정도로 도비산은 수행자들이 도(道)를 얻기에 안성맞춤인 곳이기도 하다.
도비산의 흙 속은 2월은 생명들이 꿈틀거리며 영험한 기운을 꽃피우려 준비하고 있었다.

도비산 탐방 안내도

▲ 도비산 탐방 안내도 

산의 영험함이 바위에도 깃들여져 있다

▲ 산의 영험함이 바위에도 깃들여져 있다


도비산을 오르는 길은 아스팔트가 깔린 부석사까지 경사가 심한 도로를 걷는 길이다.
구불구불한 아스팔트길을 여유롭게 걷다보면 인간의 염원을 담은 작은 돌탑들이 길가와 산 속에서 경건한 모습으로 합장하고 있다.
돌탑을 쌓은 사람들의 마음이 저토록 오랫동안 소원을 빌었으니 분명 그들은 소원을 이루었으리라.
돌탑 주변에는 나이를 가늠할 수 있는 고목들이 묵묵히 겨울의 하늘을 받쳐 들고 인간에게 정상으로 가는 길을 안내하고 있었다.
도비산 정상으로 향하는 길은 험하지만 주변의 풍경들과 눈을 마주치면서 가다보면 어느덧 부석사 입구에 다다른다.
그래서 산길은 다리로 걷고 풍경은 눈으로 보고 소리는 귀로 들으면서 오르라고 했던 모양이다.

도비산 길 옆 돌탑들

▲ 도비산 길 옆 돌탑들


도비산을 중간 쯤 오르다보면 부석사 일주문으로 들어서게 된다.
일주문 앞에는 큰 주차장이 있어서 차량을 주차하고 걷는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일주문으로 사바세계와 부처의 세상을 구분한다는 것은 애매하지만 부석사의 일주문을 통과하게 되면 왠지 마음이 경건해진다.
부처가 세상을 구분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이 만든 문으로 세상을 구분한다는 것이 왠지 씁쓸했다.
그래도 사바세계에서 부처의 세상으로 들어설 때, 부처의 자비로움으로 나의 욕심들이 사르르 녹아내리는 기분이 든다.

부석사 일주문 전경

▲ 부석사 일주문 전경


일주문을 통과해서 부석사까지는 15분 정도이며, 산 정상까지는 40분 정도 걸리는 시간이다.
계절마다 다른 모습으로 사람들을 품어주는 도비산의 2월은 겨울의 황량한 모습 속에서 봄의 생명이 가득했다.
눈 덮인 땅 위로 아장아장 기어나오는 푸릇푸릇한 생명들의 모습이 정겹다.
그 위로 푸른 철갑을 두른 듯 늠름하게 솟아있는 소나무의 솔가지 속으로 부서지는 햇볕의 잔상들이 황홀하기만 했다.

하늘을 받쳐 든 고목들과 도비산 소나무

▲ 하늘을 받쳐 든 고목과 도비산 소나무


부석사는 도비산 정상 바로 아래에 위치한 절이다.
그래서 등산객들은 부석사에 들러서 신검당 앞에 있는 약수물로 목을 축이고 천년을 이어온 역서의 흔적들을 탐방한다.
고귀한 역사의 숨결이 가득한 부석사 경내에는 ‘도비다원’이라는 찻집이 있다.
요즘처럼 추운 날에는 ‘쌍화차’와 ‘구절초차’를 많이 찾는 곳이다.
정상을 오르는 길에 도비다원을 들렀더니 따뜻한 차와 아름다운 풍경의 유혹에 시간을 지체할 정도로 감성이 가득한 곳이다.

부석사 도비다원의 모습

▲ 부석사 도비다원의 모습 

믿에서 바라 본 도비다원

▲ 믿에서 바라 본 도비다원


천년 전, 의상대사는 도비산을 오르면서 어떤 마음을 느꼈던 것일까.
의상대사가 부석사를 짓고 서해를 바라보며 세상에 어떤 질문을 던졌을까? 아마 나처럼 풍경과 일심동체(一’心同體)가 되어 무아지경에 빠지지 않았을까.
이곳에서 의상대사가 부처와 소통하며 염원했던 그 마음이 가득한 천년고찰은, 오늘 살아있는 부처들이 찾아오는 부처의 휴식처가 된 것이리라.

부석사에서 바라 본 도비산 정상

▲ 부석사에서 바라 본 도비산 정상


인간이 소중한 이유는 생명의 소중한 가치를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생명의 가치는 인간의 전유물(專有物)이 아니다. 땅과 하늘에 이르는 모든 식물과 동물들의 생명이 인간의 생명과 같은 것이다.
생명의 연속성을 파괴하는 행위는 자연에 대한 인간의 어리석은 도전이다. 창조와 파괴는 상존하는 절대성이기도 하지만, 인간의 욕심으로 오로지 파괴를 위한 파괴는 파멸에 이르는 길이다.

고목에서 생명의 소중함이 피어난다

▲ 고목에서 생명의 소중함이 피어난다


 아름다운 2월이다.
코로나19가 공존하는 이 세상에 자연은 늘 한결같은 모습으로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서 시간에 순응하며 태초의 모습을 유지하려고 노력한다.
태초의 모습이 생명의 근원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오랜 역사와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유적지나 문화재들은 인간들의 태초 모습을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가늠자가 된다.
반만년의 역사를 가진 우리 민족에게 부석사와 같은 천년고찰은 단순한 휴식공간이 아니다.
내일을 위한 답을 구하는 수행자들이 깨달음을 얻는 곳이며, 미래를 열어가는 사람들이 참고해야 할 참고서가 가득한 곳이다.

조선 3대 임금 태종 이방원의 강무비

▲ 조선 3대 임금 태종 이방원의 강무비


다른 나라에 있는 우리 문화재를 찾는 일은 우리 민족의 미래를 열어가는 일이다.
우리 문화재를 되찾아서 대한민국의 자부심을 되찾는 일에 정부와 정치인들이 온 힘을 기울여야 하는 이유이다.

부석사 안내문

▲ 부석사 안내문 

대한민국 화이팅!! 충남 화이팅!
제4유형
본 저작물은 "공공누리" 제4유형:출처표시+상업적 이용금지+변경금지조건에 따라 이용 할 수 있습니다.
댓글 작성 폼

댓글작성

충남넷 카카오톡 네이버

* 충청남도 홈페이지 또는 SNS사이트에 로그인 후 작성이 가능합니다.

불건전 댓글에 대해서 사전통보없이 관리자에 의해 삭제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