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성과 한음 캐릭터 (포천 시청)
우리의 기억 속에는 '오성과 한음'의 설화에 담긴 기지와 해학으로 웃음과 지혜를 나누던 때가 있었다.물론 이 일화의 상당 부분은, 시대 상황이 임진왜란 후 양반 및 위정자들의 행태에 반발한 민중의 분노와 응어리를 풀어 주어야 하였고, 그 매개 역할로 오성과 한음의 일화가 알려지자, 덧붙여 재 생산된 것이라 추측한다.
실제 둘은 5살 차이로 어린 시절 친구가 아닌 과거에서 처음 만난 사이라 하니까...
<오성과 한음 두 명현의 이야기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친구의 우정과 나라 사랑을 상징하고 있으며, 포천 출신인 오성과 절친인 한음(서울 출신)은 어린이에게 미래의 꿈과 희망을 주고, 어른에게는 향수를 불러일으켜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다는 의미를 부여하였고, 현재 경기도 포천시의 캐릭터로 이용되고 있다.>
▲ 한음 선생 영정
한음 이덕형(1561~1613)은 오성 이항복(1556~1618)과 함께 조선 중기를 대표하는 명신이었다.한음 선생은 20세에 문과에 급제하였고, 예조참판 겸 대제학이었던 31세에 발발한 임진왜란 때에는 명군의 파병을 성취시키는 등 많은 공을 세웠으며, 후에 영의정을 지낸 뒤 한성부원군 작위를 받았다.
▲ 닫힌 마음
요즘 뉴스는 코로나19와 대통령 선거가 대부분이고, 부수적인 기사들 또한 어수선함으로 가득하다.그 뉴스들의 대부분은 위정자들의 상식을 벗어난 언행 및 나만 생각하는 이기주의로 생기는 사건 사고들인데, 국민들은 과거와 달리 이런 소식을 바로 접하게 되며, 이에 어수선함과 꽉 닫힌 마음에 생기는 불신과 우울함은 더욱 커져만 간다.
그렇다고 가만히 방관만 할 수는 없으니, '오성과 한음'의 설화와 같이 우리 조상들의 삶과 애환이 담긴 이야기 속에서 이런 문제들을 속 시원히 풀어줄 혜안(慧眼)을 찾아보면 어떨까?
▲ 619번 지방도
당진 기지시리에서 송악읍으로 가는 619번 지방도를 지나다 보면 '한음 선생 영정'이라는 이정표를 만난다.▲ 한음 선생 영정 찾아가는 길
마을길로 들어선 후 긴가민가하게 약 3km 정도를 들어오자 저 멀리 사당으로 짐작되는 곳이 보인다.▲ 한음 선생 영당
사진에 보이는 영당과 우측에 관리동으로 보이는 두 동의 건물이 전부이다.▲ 한음 선생 영당
한음 선생은 본가와 묘소가 모두 경기도 광주에 있으며 오성과 한음의 설화로 유명한 곳은 경기도 포천인데, 왜 이곳 당진에 영당이 세워졌을까?▲ 한음 선생 영당
조선 후기에는 가문의 분화가 많았으며, 그 과정에 후손들이 문중의 유명한 인물을 자신들의 조상으로 내세우고 싶은 마음에 기인하였다 하겠고, 이 또한 한음 선생의 후손 중 일부가 당진으로 오면서 영정을 필사해 왔고, 영정을 이곳 영당에 모셨을 것이다.
▲ 한음 선생 영당
한음 선생 영당을 마주 대하면 현판이 걸린 출입문과 그 옆으로 안내문, 그리고 광주 이씨 중 천석꾼을 이루었다는 이긍순 선생의 공적비가 나란하다.▲ 안내문
한음 선생 영정에 대한 안내문 옆으로 출입문은 굳게 닫혀있다.▲ 영당
들어갈 수 없으니 한음 선생 영정을 마주 대하지 못함이 못 내 아쉽다.▲ 한음 선생 영정 (충청남도 문화재자료 제298호 _ 안내문 사진)
비단에 그려진 이 영정은 크기가 90×155cm로 소수서원(영주), 근암서원(상주), 용주서원(포천)에도 봉안되어 있었는데 한국전쟁 때 모두 소실되어 이곳에만 남아 있다고 안내문은 전한다.하지만, 현재 이곳 한음 선생 영정도 문중에서 보관 중 도난으로 인하여 행방을 알 수 없다고 한다.
아마도 이렇게 개인이나 문중에서 보관 중에 훼손되고 분실되는 문화재는 상당할 것이다.
이에 문화재청이나 공공기관에 위탁 관리하는 방안도 함께 진행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 한음 선생 영당
한국적인 기지와 해학은 무엇이며, 그 속에서 배울 수 있는 웃음과 지혜는 무엇일까?현재의 대한민국의 국민은 절대 어리석지 않다.
닫힌 국민의 마음을 열어 줄 대안으로 혹세무민(惑世誣民) 하지 않고, 진실한 마음을 담은 언행으로 국민의 영원한 동반자가 될 위정자(爲政者)가 많아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걸음을 돌린다.
한음 선생 영정
- 충남 당진시 송악읍 금곡길 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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