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도시마다 골목 재생 사업을 활발하게 펼치고 있는 것 같아요, 제가 살고 있는 예산 시장 골목도 그렇고, 공주의 제민천 부근 골목도 아름다운 벽화와 카페 등이 들어서면서 지역의 핫한 장소로 변모하기도 하는데요, 부여 규암면에는 자온길에 이러한 골목이 가꾸어지고 있더라고요.
부여 규암면은 예전에 백마강을 오가는 배들이 닻을 내리는 포구였다고 합니다. 자온길 끝에는 지금도 백마강과 연결되는 공원이 조성이 되어 강바람을 쏘이며 걸을 수 있는 공간이 생기고 있답니다.
예전의 집들을 리모델링을 해 놓은 소품 샵과 카페, 책방 등이 들어서면서 주말이면 젊은이들이 많이 찾는 공간으로 바뀌고 있는 곳답게 골목을 돌아다니며 보는 재미가 좋았답니다.
이 자전거를 보면 예전에 아버지가 타고 다니던 것이어서 추억이 많이 남는 자전거에요, 아버지가 나갈 때면 꼭 뒤에 태워달라고 조르기도 했거든요, ㅎㅎ
부여 자온길을 찾은 이유는 바로 이 사진관 때문이었습니다. TV에서 자온길이 소개되는 것을 본적이 있는데 젊은이 혼자 예전부터 있던 금강 사진관을 살려가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고 한번 다녀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던 차에 들렀던 곳이거든요.
자온길에서 작은 소품들과 파는 편집 샵인데 구경하는 재미가 남달랐던 곳이에요, 부부가 운영하는 곳이었는데 직접 염색해서 만든 소품들이 이쁜 곳으로 아이들과 가는 부모들에게 추천을 해 봅니다. ㅎㅎ
이곳은 서점 겸 카페였는데 이색적인 공간이었답니다. 오래된 한옥을 개조하면서 골조는 거의 그대로 보존을 해서 내부와 지붕 등이 한옥 그대로의 모습을 가지고 있었어요. 그리고 반대편으로 스미는 빛이 너무 좋아서 조용하게 차 한잔하면서 책을 보기에 너무 좋았던 곳이랍니다.
곳곳에 놓인 소품들까지 책을 돋보이게 하고 있었답니다. 완전 제 취향이었어요. ㅎㅎ
저희 부부도 책을 한 권씩 사 가지고 왔는데요, 여행지에서 직접 구매해서인지 더 애착이 가고, 옆에 두고 읽는 친구 같은 책이 되었답니다.
골목을 돌아보는 재미도 있는 곳이었답니다. 나와 아내가 특히 오래 머물렀던 곳은 바로 지금도 옷을 수선하면서 살아가고 있는 작은 의상실이었는데요.
지금은 이렇게 볼품없는 외관이지만 예전에는 활황을 누렸다고 하면서 할머님께서 지금도 소일거리로 수선을 하면 본인의 생계를 유지하는 곳이라고 자랑스러워하셨답니다.
할머님과 함께 나이를 먹고 있는 재봉틀에서도 세월이 느껴졌어요.
지금도 일을 할 수 있어 행복하다는 할머님의 말처럼 골목 재생 사업이 이루어지더라도 그 골목을 지켜온 사람들과 공간을 더욱 소중하게 보존해야 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답니다.
부여에는 이미 유명한 관광지가 한두 군데가 아니지만 그런 유적지와 다른 골목의 소소한 풍경들이 좋았답니다. 그리고 가장 좋았던 점은 어린 시절 친구들과 뛰어놀던 추억을 다시 소환할 수 있었던 것이 아닐었을까 하는 것이었답니다. 겨울이 찾아드는 저녁, 오랜만에 친구들에게 안부 메세지라도 넣어봐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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