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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년 전 김만덕이 실천한 나눔과 베풂

내포칼럼-김동회 호서대학교 기술경영대학원 초빙교수

2021.11.15(월) 17:51:01도정신문(scottju@korea.kr)

250년 전 김만덕이 실천한 나눔과 베풂 사진


제주인 출륙 막았던 조선시대
임금 뵙고, 금강산 유람한 여인
 
척박한 환경 속에서 자력으로
신분 회복, 객주업 선도하며
육지로부터 물품 공급 도맡아
 
18세기 대기근 때 전 재산으로
쌀 구입해 섬주민들 구휼 나서
소외 이웃 위해 배워야 할 자세


엄격한 신분 사회를 구축하고 있던 과거 시대에 하층민의 이름이 정사에 기록된다는 것은 가당치 않다. 양반 중심의 조선 시대는 더욱 심하였다. 조선은 양반, 중인, 상민, 천민의 신분 체제를 사회 유지의 근간으로 삼고 있었고, 신분의 벽을 넘는다는 것은 있을 수도 없었다.

그런데 최하층민이 왕명에 의하여 역사에 기록된 특별한 인물이 있다. 바로 정조시대 제주도 여인 김만덕이다. 이런 그가 누구이고, 어떤 삶을 살았고, 무엇을 하였기에 불가능을 현실 가능하게 하였는지 살펴봄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김만덕은 1739년에 태어나 74년을 살았으니 천수를 누렸다. 당시 백성들에 대한 사회적 압제와 규제는 가혹하였다. 그중 하나가 제주도인의 출륙금지령이다. 제주도 밖의 생활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규제다. 특히 여자는 육지로 시집가는 것도 금지하였다. 결과적으로 외부와 거래가 차단되며 열악한 자연환경에 기대여 매우 곤궁한 삶을 이어갔다.

이런 척박한 환경 속에서 김만덕은 3남매의 외동딸로 태어나 12살에 부모를 여의고 기녀에 의하여 거둬지며 자연스럽게 기녀가 된다.

상민에서 기녀라는 천민으로 신분이 하락하였지만, 그 이후 자력으로 신분을 회복한다. 기녀의 생활을 접고 상업에 종사하여 상당한 부를 축적하고 그 부를 제주도민의 목숨을 살리는 데 기꺼이 베푼다. 이러한 사실이정조에게 알려지며 김만덕은 왕을 알현하고 금강산 유람까지 하게 된다.

상민에서 천민으로 추락한 신분을 회복하기란 달걀로 바위를 깨는 격이다. 바로 그 바위를 깬 이가 김만덕이다. 몇날 며칠이고 관아에 엎드려 자신의 처지가 부당함을 호소하고 청원하여 뜻을 관철한 것이다. 태산도 움직일 용기와 집념, 진정성이 사람을 감동시켰고 제도의 벽을 허문 것이다.

그녀는 또 아무도 엄두 못 낼 때 과감하게 물산 객주업을 하였다. 숙박, 위탁판매, 창고, 현장거래, 교역 등 대형 종합유통센터 역할을 하는 객주를 만든 것이다. 제주도에 부족한 것을 육지에서 가져오고 육지에서 필요한 것을 공급하는 형식이었다. 상호 필수 보완적인 것을 싸고, 많이, 정직하게 신용 중심의 거래로 모두의 이익을 추구하였다. 더 나가 상단을 형성하여 대단위 해상 교역을 주도하고 많은 돈을 모았다.

그러나 축적한 부를 나눈다는 것은 더욱 어려운 일이다. 이미 아주 오래전부터 ‘부자가 천당 가는 것은 낙타가 바늘구멍 들어가는 일보다 더 어렵다’고 했다. 부의 인색함은 예나 지금이나 다를 바가 없기 때문이다. 이런 인색과 상식의 틀을 벗어 날 때 감동이 있다.

1794년 제주도는 지독한 가뭄으로 인구의 3분의 1이 굶어 죽는 지경에 이른다. 이때 김만덕은 전 재산을 들여 쌀을 구해 주민들을 구휼 하였다. 그의 나눔과 베풂은 신화가 되어 현재도 회자 되고 있다.

지금은 활발한 사회관계망을 통하여 소통하고 정보가 실시간으로 통용되고 있다. 그런데도 소외되고 배제되어 힘들고 어려워하며 끼니를 걱정하는 우리 이웃들이 많다. 이처럼 인정에 목말라하는 사람들에 대한 배려가 오늘날 더욱 절실히 요구된다. 또한 250여 년 전 김만덕의 DNA가 우리에게는 흐르고 있다. 풍요로운 이 가을날 각자의 위치에서 실천하는 나눔과 베풂은 따뜻한 사회를 만들어 가는 첫걸음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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