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 저물어가는 호젓한 신원사 풍경
2021.08.31(화) 04:31:05나는 나답게 100%(yh1975@hanmail.net)
지난 8월 29일(일), 밤부터 내린 비가 오전까지 내렸습니다. 오후 들어 비가 개자 며칠 동안 계속된 비로 집에만 있던 딸 아이가 밖에 나가자고 아우성을 칩니다. 코로나19 시국에 외출 한 번 하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철부지들이 알 턱이 없지요. 거리두기를 하면서 조용하게 잠깐 콧바람을 쐴 수 있는 곳으로 공주 신원사(新元寺)를 떠올렸습니다. 산사는 불자가 아니어도 언제나 마음 편히 다녀올 수 있어서 오후 2시를 넘긴 시간에 잠시 다녀오게 되었습니다.
늦은 시간에 당도해서인지 매표소에서는 어른 입장료 3000원만 받으시며,
"주말인데 방문객이 많나요?"라는 질문에
"코로나 때문에 예전만 못하죠." 요즘 어디서나 들을 수 있는 답을 해주셨어요.
새 단장한 일주문을 지나니 '봄꽃만 꽃이더냐?' 시위하듯 샛노란 메리골드와 보랏빛 맥문동꽃이 무리지어 눈부시게 피어 있었습니다.
다리를 건너자 왼편으로 '부도전'이 보였습니다. 궁금해하는 아이에게 스님이 돌아가시면 화장을 하는데,남은 사리나 뼈를 모아 놓은 곳이라고 일러 주니, 화장의 개념을 이해하지 못해 " 죽은 사람을 왜 불에 태워요?", "엄마도 죽으면 화장할 거예요?" 이런저런 질문이 쏟아집니다. 사찰문화를 접하니, 자연스레 평소 안 하던 주제로 대화를 나누게 되었습니다.
중악단은 한국 제일의 산신 기도처로 알려진 곳이다. 기도 중인 신도들을 배려한 때문인지 내부 촬영을 금하고 있어서 밖에서 잠시 둘러보고 나왔다.
봄에는 대웅전 앞으로 화려한 영산홍이 수놓아졌었는데요, 이 계절에는 두 그루의 배롱나무꽃이 엄호하듯 피어 있었습니다.
대웅전 왼쪽으로는 이번 비에도 건재한 배롱나무꽃이 늦여름의 정취를 뽐내고 있었는데요, 칠성각과 어우러진 모습은 한 폭의 그림과도 같습니다.
한국 불교의 국제화를 위해 신원사에 설립한 국제선원은 세계 각국의 승려들이 매년 동안거 때 참선 수행을 하고 있답니다.
대웅전을 받들고 있던 배롱나무만큼이나 인상적인 능소화가 3층 탑에 기대어 꽃을 피워내고 있었습니다.
국제선원 옆에 빈 개집이 하나 있더니, 집임자는 더위를 피해 그늘에서 휴식을 취하는 중이었습니다. 사람들이 곁을 지나도 짖지를 않으니, 산사의 백구다운 위엄이 보입니다.
사람들로 북적일 때나 찾던 산사에서 '절간 같다'라는 말이 딱 맞는 조용하고 차분한 분위기에서 나와 가족을 돌아봤습니다. 코로나19로 시끄러운 세상도 하루빨리 잠잠해지길 간절히 빌어봅니다.
【공주 신원사】
-찾아 오시는 길: 충남 공주시 계룡면 양화리8
-문의: 041- 852-4230
늦은 시간에 당도해서인지 매표소에서는 어른 입장료 3000원만 받으시며,
"주말인데 방문객이 많나요?"라는 질문에
"코로나 때문에 예전만 못하죠." 요즘 어디서나 들을 수 있는 답을 해주셨어요.
▲ 메리골드
▲ 맥문동
새 단장한 일주문을 지나니 '봄꽃만 꽃이더냐?' 시위하듯 샛노란 메리골드와 보랏빛 맥문동꽃이 무리지어 눈부시게 피어 있었습니다.
▲ 며칠 계속 내린 비로 계곡물이 불어나 있었다.
사천왕문을 오르기 위해 다리를 건너려는데, 계속 내린 비로 불어난 계곡물 소리가 하도 경쾌하게 들려서 잠시 발이 묶였습니다. 시원한 물소리는 녹음해 두었다가 잠들기 전에 들으면 딱 좋을 백색소음이었습니다.
▲ 부도전
다리를 건너자 왼편으로 '부도전'이 보였습니다. 궁금해하는 아이에게 스님이 돌아가시면 화장을 하는데,남은 사리나 뼈를 모아 놓은 곳이라고 일러 주니, 화장의 개념을 이해하지 못해 " 죽은 사람을 왜 불에 태워요?", "엄마도 죽으면 화장할 거예요?" 이런저런 질문이 쏟아집니다. 사찰문화를 접하니, 자연스레 평소 안 하던 주제로 대화를 나누게 되었습니다.
▲ 신원사 5층 석탑은 고려시대 탑으로 지방문화재 제31호다.
대웅전을 먼저 찾을까 하다 중악단으로 발길을 돌리다 보니, '신원사 5층 석탑'을 바라볼 수 있는 벤치에서 쉬어 가게 됐습니다. 벤치 뒤로 여러 개의 현수막이 보였다. '2022 학년도 수능 백일기도'라는 문구를 보니, 코로나19로 그 어느때보다 힘든 고3 생활을 하는 수험생들이 무탈하게 한해를 보내기를 바라게 됩니다.
▲ 중악단은 보물 제1293호다.
중악단은 한국 제일의 산신 기도처로 알려진 곳이다. 기도 중인 신도들을 배려한 때문인지 내부 촬영을 금하고 있어서 밖에서 잠시 둘러보고 나왔다.
▲ 신원사 대웅전은 지방문화재 제80호다.
봄에는 대웅전 앞으로 화려한 영산홍이 수놓아졌었는데요, 이 계절에는 두 그루의 배롱나무꽃이 엄호하듯 피어 있었습니다.
▲ 칠성각과 배롱나무꽃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있다.
대웅전 왼쪽으로는 이번 비에도 건재한 배롱나무꽃이 늦여름의 정취를 뽐내고 있었는데요, 칠성각과 어우러진 모습은 한 폭의 그림과도 같습니다.
▲ 신원사 국제선원과 삼층탑
한국 불교의 국제화를 위해 신원사에 설립한 국제선원은 세계 각국의 승려들이 매년 동안거 때 참선 수행을 하고 있답니다.
대웅전을 받들고 있던 배롱나무만큼이나 인상적인 능소화가 3층 탑에 기대어 꽃을 피워내고 있었습니다.
▲ 신원사 백구
국제선원 옆에 빈 개집이 하나 있더니, 집임자는 더위를 피해 그늘에서 휴식을 취하는 중이었습니다. 사람들이 곁을 지나도 짖지를 않으니, 산사의 백구다운 위엄이 보입니다.
사람들로 북적일 때나 찾던 산사에서 '절간 같다'라는 말이 딱 맞는 조용하고 차분한 분위기에서 나와 가족을 돌아봤습니다. 코로나19로 시끄러운 세상도 하루빨리 잠잠해지길 간절히 빌어봅니다.
【공주 신원사】
-찾아 오시는 길: 충남 공주시 계룡면 양화리8
-문의: 041- 852-4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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