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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살던 고향은 꽃피는 산골

삭선리 생태공원에서 만난 봄

2021.03.14(일) 12:00:04나드리(ouujuu@naver.com)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음악가들은 사랑의 감정을 파헤치며 작사와 작곡을 하여 노래를 만들고, 시인들은 봄을 찬양하고 희망에 대한 감정을 글로 쓴다. 땅에 대한 사랑과 봄을 기다리는 농부들의 마음은, 음악가들과 시인들의 그것과 결이 다르다. 농부들의 땅에 대한 사랑은 굴곡진 인생이 담겨있고, 봄에 대한 희망은 가족을 먹여 살려야 하는 절박함이 가득한 것이 현실이다.
 
이름 모를 들꽃이 봄 소식을 전한다.
▲이름 모를 들꽃이 봄소식을 전한다
  
지금 태안의 농부들은 감자를 심고 있다. 한창 수확해야 할 화훼농가의 비닐하우스에는 트랙터로 갈아엎은 황토흙이 체념한 듯 널부러져 있다. 꽃이 팔리지 않으니 포기한 것이다. 첫 농사를 준비하는 농부들은 몸과 마음이 바빠지기 시작한다. 겨울 내내 붙어 있는 게으름을 털어내고, 가뭇없는 기억을 더듬으며 농자재들을 준비하는 손길에는 올 농사에 대한 기대가 가득하다. 벌써부터 피어나는 복숭아꽃과 살구꽃들이 풍년을 기대하는 농부들의 마음을 더욱 설레게 한다.
 
봄 꽃은 농부들의 마음을 설레이게 하는 희망이다.
▲봄꽃은 농부들의 마음을 설레이게 하는 희망이다
  
태안군 삭선리에는 쓰레기 소각장이 있다. 태안군 전체가 '해안국립공원'이다 보니 관광객이 많이 오고, 그만큼 쓰레기도 많이 생겨나게 된다. 많은 쓰레기를 처리해야 하니 쓰레기 처리시설이 마치 거대한 공단 같아 보인다. 삭선천을 따라서 바다쪽으로 쭉 내려가다 보면 쓰레기 소각장 입구에 '생태공원'을 만나게 되는데, 지역 주민들뿐만 아니라 관광객들이 자주 찾는 곳이다. 지역 주민들은 이곳 생태공원에서 겨울 내내 산책을 하면서 체력을 키우고, 다음해 농사를 위한 워밍업을 하는 곳이다.
 
생태공원 입구 안내문
▲생태공원 입구 안내문
  
이곳 삭선리 생태공원의 특징은 바다와 산과 들판이 함께 어우러져 있다는 것이다. 생태공원 곳곳에 마련된 편의시설은 아무런 준비 없이 찾아온 여행객들의 불편함을 덜어주기 위한 태안군의 배려가 묻어 있다. 이곳은 약간 짭조름한 지하수 물과 화장실 그리고 비가 오면 피할 수 있도록 지붕이 있는 휴식공간이 준비되어 있다. 그리고 나지막한 산등성이를 따라 산책로가 꾸며져 있는, 작지만 예쁜 곳이다.
 
생태공원의 등산로
▲생태공원의 등산로
  
산책로를 걷다 보면 반가운 꽃들이 보인다. 꽃을 싫어하는 사람이 어디 있으랴마는 미처 겨울을 털어내지 못한 나에게는 무척 반가웠다. 분홍빛 예쁜 진달래가 나를 유혹한다. 황량한 겨울 흔적들 사이에서 우뚝 솟아있는 진달래가 꽃잎을 떨군다면 나는 차마 사뿐히 즈려밟고 가지 못할 것 같다. 이름도 모르는 들풀도 꽃을 피우고, 그리고 사군자 중 첫 번째이며, 선비의 품격 같은 매화꽃까지 피어 있는 이곳은 이미 봄이었다. 봄은 나도 모르게 이미 나의 주변 곳곳에 스며들어 있었다.
 
따뜻한 곳에는 진달래꽃이 활짝 피었다.
▲따뜻한 곳에는 진달래꽃이 활짝 피었다
   
사람은 환경의 동물이라고 했다. 아름다운 생태공원 주변의 농가들을 엿보면 곳곳이 예술가들의 작품처럼 꾸며져 있다. 작은 것 하나도 예사롭지 않게 자리를 지키고 있는 항아리 속에는 봄이 가득했다.
 
주변 마을 농가의 앞 뜰
▲주변 마을 농가의 앞 뜰
  
이곳 마을은 땅을 사랑하기에 땅이 병들지 않도록, 농사를 지을 때 화학 비료나 농약을 쓰지 않고 천적이나 분변토 등을 이용해 농사를 짓는 곳이다. 제초제나 살충제 같은 농약을 쓰지 않으니 밭에서 봄 냉이를 캐다보면 지렁이가 나오기도 한다. 완연한 봄이 무르익을 때가 되면, 모내기를 하는 논에서 개구리가 '개굴개굴'거리고, 뒷산에서는 소쩍새가 '소쩍소쩍'거리며 울어댈 것이다.
 
자연 친화적인 환경의 생태공원 주변 모습
▲자연친화적인 환경의 생태공원 주변 모습
  
환경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마음은, 인류의 생존을 염려하는 마음과 같다. 우리 인류가 지구를 대체할 행성을 찾는 것보다, 지구와 함께 인류가 살아가야 할 방향을 설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북극과 남극의 얼음이 사라지고 온실가스로 인하여 오존층이 심각하게 파괴되고 있는데, 인간들은 그 심각성을 모르고 있다. 인류의 욕심은 어디까지일까? 발전소를 짓고 전기를 쓰며, 건물을 짓고 건물 안에서 일회용품으로 맛있는 것을 먹고, 아스팔트 도로를 포장하여 자동차로 이동하며 구경을 하면 그것이 행복인 것일까?
  
등산로에 설치 된 전망대
▲등산로에 설치 된 전망대
  
60억 명이 살고 있는 지구라는 작은 행성이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은, 마음을 함께하고 뜻을 정해 행동으로 옮겨야 한다. 이념과 사상이 다르다는 이유로 전쟁을 하고,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살육을 자행하는 인간의 마음가짐으로는 불가능한 일이다. 하지만 이곳 작은 마을에서 지구의 생존을 위한 희망을 볼 수 있다. 유기농법을 지향하는 농민들이, 땅의 생명력과 자연의 이치를 깨닫기 시작하고, 땅을 살리고 자연을 보호하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마을 사람들의 운동시설이 설치 된 생태공원 길
▲마을 사람들의 운동시설이 설치된 생태공원 길 
   
이곳 삭선리 생태공원에서 만나는 사람들을 보면 나 혼자 건강하기 위해서 잘 먹고, 열심히 운동하는 사람들이 없었다. 자전거 핸들에 검은색 비닐봉지를 매달고 왔던 중년의 노신사가 길옆에 떨어진 껌종이를 주워서 검은 비닐봉지에 넣고, 조깅하던 아주머니는 요구르트병을 주워서 주머니에 넣었다. 많이 해봐야 할 수 있는 자연스러운 행동이었다. 나는 생태공원의 탐방을 마치고 돌아가는 길에 쓰레기통을 보았더니 깨끗했다. 놀라움과 함께 감동이 밀려온다. 봄이 오는 우리들의 고향에서 지구가 살아나고 있었다니.
 
동백나무가 아름다운 등산로
▲동백나무가 아름다운 등산로
  
땅을 살리고 건강한 먹거리를 생산하기 위해, 자연과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행동으로 옮기고 있는 이곳 삭선리의 생태공원 주변 사람들은, 또 다른 사랑이고 희망이었다. 음악가들의 사랑과, 시인들의 희망에 대한 글들은 이상(理想)이다. 행동으로 실천하는 농부들의 사랑과 희망은 현실이기에 더욱 소중하고 값진 것이다. 조상들의 ‘농자천하지대본(農者天下之大本)’이란 글귀에서 다시 한 번 농촌의 소중함을 깨닫게 되는 ‘생태공원 탐방’이었다.
  
바다와 가까운 생태공원은 갯벌체험도 가능하다.
▲바다와 가까운 생태공원은 갯벌체험도 가능하다
 
충남 파이팅!! 태안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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