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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조의 발자취가 남아 있는 고남(古南) 역사탐방

안면도 바지락칼국수가 맛있는 이유를 찾아내다

2021.02.06(토) 23:55:11나드리(ouujuu@naver.com)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여행을 하면서 새로운 공간에 대해 갖게 되는 감정은 남녀가 처음 만나 선을 보는 것과 같다. 선남선녀가 서로의 첫인상을 조심스럽게 살펴보는 공간에는 기대감과 설렘으로 가득하다. 중매쟁이를 통해 어느 정도 상대방의 정보를 알고 있어도, 선보는 자리의 설렘은 기대감에 비례하기 마련이다. 여행은 새로운 장소와 선을 보는 자리이다. 여행을 하며 설렘과 기대감이 감탄으로 변할 때 우리는 풍경 속으로 빠져들고, 그 공간과 시간은 사랑으로 하나가 된다.
 
조선시대 집 모양을 재현한 고남패총박물관 내부 모습
▲조선시대 집 모양을 재현한 고남패총박물관 내부 모습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리는 요즘은 사람들이 대중교통보다 개인차량으로 이동하는 것을 선호하고 있다. 가족과 함께 조용히 여행을 하면서 차안에서 맛있는 음식들을 맛보는 것도 여행의 즐거움이다. 언젠가 낯선 곳을 여행하다 우연히 본, 부모가 쓰레기를 주워 아이가 메고 있던 귀여운 곰돌이 가방의 비닐봉투에 담던 장면은 잊지 못할 장면이었다. 여행을 즐기면서도 자녀들에게 자연사랑의 마음을 몸소 실천하는 것은 최고의 가정교육이라고 생각한다. 소중한 우리들의 자연환경을 위해서 여행을 떠나기 전 비닐봉투를 가방에 넣었다.
 
조선시대 주방의 모습을 재현한 고남패총박물관 내부 모습
▲조선시대 주방의 모습을 재현한 고남패총박물관 내부 모습
  
태안은 삼한시대에는 신소도국(臣蘇途國)과 고랍국(古臘國)에 속했는데, 신소도국은 현재의 태안읍 동문리 백화산 일대에 있었고, 고랍국은 고남면 고남리 일대에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태안의 기원(紀元)은 삼한시대보다 한참 거슬러 올라가 석기시대까지 이어지고 있다.
 
고남지역에서 출토 된 민무늬토기(청동기시대).
▲고남지역에서 출토된 민무늬토기(청동기시대)

그 역사를 유추할 수 있는 곳이 있는데, 고남면에 위치한 '패총박물관'이다. 해안이나 강변 등에 살던 선사시대 사람들이 버린 조개·굴 등의 껍데기가 쌓여서 무덤처럼 이루어진 유적지를 패총(貝塚), 혹은 조개무덤이라 한다.
 
고남면사무소에서 바라 본 고남면 시내 모습.
▲고남면사무소에서 바라본 고남면 시내 모습
   
태안군의 면적은 504.99㎢로 충청남도 전체 면적의 5.87%를 점유하고 있다. 태안군은 행정구역이 2개의 읍과 6개의 면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그 중 고남면의 면적은 27.80㎢로 태안군 전체 면적의 5.5%를 차지하고 있다.
 
고남면은 안면도 남부의 끝자락에 위치한 곳으로 누동리와 고남리가 천수만과 서해바다 연해 있고, 장곡리는 서해바다와 닿아 있다. 고남면은 농업보다는 어업이 발전하여 '구메항', '영목항', '가경주항', '옷점항' 등 4개의 항구를 갖고 있는 전형적인 농·어촌마을이라고 할 수 있다.
 
고남지역에서 출토 된 돌 화살촉 모습들
▲고남지역에서 출토 된 돌 화살촉 모습들
 
사실 고남면은 역사의 보물 창고이다. 고남면 곳곳에서 발견된 구·신석기시대의 돌도끼, 화살촉, 토기 등의 유물들을 종합하여 보면 이곳에서 인류역사의 흔적은 최소 50만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러한 역사적 유물들을 보존하기 위해 고남면은 2002년에 '고남패총박물관'을 개관하여 일반인들에게 관람하도록 개방하였다. 입장료는 어른은 1200원, 어린이는 700원 이며, 동절기는 09~17시까지, 하절기는 09~18시까지 운영한다.
 
고남 지역에서 출토 된 돌 도끼 모습
▲고남 지역에서 출토된 돌도끼 모습
  
본관인 1전시관은 패총에서 발견된 신석기시대와 청동기시대의 토기와 석기 등 선사시대 유물 전시를 중심으로 패총 관련 영상 상영 및 전시 연계 체험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며, 별관인 2전시관은 농사와 관련된 농가월력·세시풍속에 행해진 행사, 어로생활 및 풍어제와 관련된 민속행사 모습이 담긴 디오라마 전시를 통해 태안의 향토문화를 소개하고 있다.
 
고남 패총박물관 제1 전시관
▲고남패총박물관 제1전시관
  
고남 패총박물관 제2 전시관
▲고남패총박물관 제2전시관
 
고남면은 보령시와 맞닿아 있다. 고남면 바로 앞에 원산도·고대도·장고도가 있는데, 모두 보령시 행정구역이다. 고남면 주민들은 1970년대까지는 배를 타고 ‘광천장’에 가서 생활 물품을 구매했다. 그 당시 원산도에서 김양식을 하던 형제가 예비군 훈련을 받으러 형은 대천(현 보령시)으로, 동생은 고남면으로 가는 해프닝도 있었다.
  
솔빛대교(원산안면대교)의 모습
▲솔빛대교(원산안면대교)의 모습
 
지금은 솔빛대교(원산안면대교)가 개통되어 원산도까지는 연육교로 다닐 수 있으며, 원산도에서 보령시까지는 해저터널 도로를 통해서 갈 수 있게 되었는데, 해저터널은 2021년 말 개통을 앞두고 있다. 세계에서 5번째로 긴 8km 구간의 해저터널이 완공되면 고남에서 대천해수욕장까지 15분이면 도착할 수 있으니 고남면의 가치가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박물관 앞에 가족끼리 투호놀이를 할 수 있도록 되어있다.
▲박물관 앞에는 가족끼리 투호놀이를 할 수 있다
 
현재 고남면 주민들의 어업활동은 통발, 유자망과 안강망 등을 사용하고 있으며, 서해와 천수만에서 다양한 해산물이 생산되고 있다.
 
특히 영목항과 구메항 근처에는 우럭과 돔을 양식하는 양식장이 있는데 자연환경과 같은 양식 환경이어서 물고기의 맛이 자연산처럼 좋아 인기가 많다. '영목에 가면 우럭회를 먹어야 한다'는 말이 회자될 정도로 인기 있는 우럭회는 처음 먹어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먹어본 사람은 없다고 할 정도이다.
 
고남 지역의 생활풍경을 그림으로 보여주고 있다.
▲고남 지역의 생활풍경을 그림으로 보여주고 있다.
  
태안군은 천연갯벌의 생태계가 세계 최고라고 한다. 특히 천수만 갯벌은 세계 5대 갯벌 중 하나로 그 우수함을 인정받고 있다. 고남면 앞에 있는 천수만 갯벌에서는 갯지렁이·뿔고둥·바지락·쏙·갯가재·망둥어·능쟁이·게 등 다양한 해양생물들이 서식하고 있다.
 
천수만 갯벌에서 생산되는 고남면 바지락은 일본까지 수출될 정도로 인기가 좋으며 특히 '바지락칼국수'는 안면도에서 먹어야 제맛이라고 한다. 그만큼 천수만 갯벌에서 자란 바지락의 영양과 맛이 풍부해서 칼국수의 국물맛까지 끝내준다는 평가이다.
 
박물관에 생활환경을 알 수 있는 농기구들이 전시되어 있다.
▲박물관에 생활환경을 알 수 있는 농기구들이 전시되어 있다
 
1970년대까지 고남면 장곡리에 있는 '바람아래해수욕장'이나 '장산포해수욕장'에서 매년 정월 대보름날에 '조개(바지락)부르는 제사'를 지낼 정도로 고남면의 바지락은 오래 전부터 지역의 중요한 생계 수단이었다. 조개를 부르는 때는 정월 대보름 낮에 물이 나갔다가 들어올 때인 오후 1시경이다. 이 날이 되면 부녀회에서는 시장에 나가서 돼지머리와 포, 삼색실과, 술을 사고, 방앗간에서 떡을 찐다. 그러나 밥과 국은 올리지 않으며, 장에서 사오는 제물 외의 것은 부녀회원들이 마을회관에 모여 장만한다. 제물이 준비되면 마을 여자들이 모두 모여 바람아래해수욕장이나 장산포해수욕장으로 나간다.
 
남자들이 어구를 손질하는 모습을 박물관 내부에 전시하고 있다.
▲어구를 손질하는 남자들의 모습이 박물관 내부에 전시되어 있다
 
진설이 끝나면 여자들은 물가를 따라 서로 손을 잡고 길게 늘어서서 제사가 끝나기를 기다린다. 제관과 축관은 제사에 익숙한 나이 많은 남자가 하기도 하지만, 주로 할머니가 제사를 주관한다. 제관이 잔을 올려 절하고 축(祝)을 읽고 소지(燒紙)를 올린 뒤 물가에 늘어서 있던 부녀자들을 향해서 '조개 부르라'라고 크게 소리친다. 여자들이 큰 소리로 '조개야!'를 외치고 남자들은 신나게 풍물을 친다. 조개 부르는 소리는 보통 한 번으로 끝나며, 조개를 부를 때 남자들은 떡시루를 지게로 날라 주거나 풍장을 치는 보조 역할만 한다.
 
과거 어촌생활 모습을 재현한 그림이 박물관에 전시되어 있다.
▲과거 어촌생활 모습을 재현한 그림이 박물관에 전시되어 있다
  
칼바람이 휘몰아치는 바닷가 갯벌에서 꽁꽁 얼어붙은 손의 아픔을 잊은 채 바지락을 채취하면서도 집으로 돌아가는 여자들의 얼굴에는 웃음이 가득하다. 칼국수 한 그릇에 수북하게 쌓여 있는 바지락을 바라보며 감사함이 느껴지는 이유다. 우리 후손들에게 자랑스러운 우리 해안의 갯벌을 물려줄 수 있도록 우리 모두 노력하여, 100년 후에도 우리 후손들이 이 맛있는 바지락 칼국수를 먹으면서 건강하게 대한민국을 지켜나가길 바라는 마음이다.
 
보기에도 맛있고 진짜로 맛있는 안면도 바지락 칼국수
▲보기에도 맛있고 진짜로 맛있는 안면도 바지락칼국수

충남 화이팅!! 태안군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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