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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눈 내리는 겨울 신리성지

눈 내리는 신리성지 산책, 마음도 하얗게 되는 듯해요

2021.01.22(금) 19:04:30일상의낭만(picture486@naver.com)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하얀 눈 내리는 겨울 신리성지 사진
 
눈이 자주 오던 1월, 조용한 합덕으로 향했습니다. 외출을 자주 하지 못해서 조용한 평일 방문을 하는 편인데요, 눈이 와서 그런지 다른 날보다 더 조용해서 혼자서  돌아볼 수 있었습니다.
 
사진만 봐도 모두들 아시는 당진 합덕읍 신리에 있는 '신리성지'입니다. SNS에서는 인생사진 찍는 곳으로 유명하다지만 이곳은 엄연히 성지라는 것을 잊지 않고 방문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먼저 이곳에 내리면 사방이 트여 있어서 마음도 탁 트이는 듯합니다. 다른 계절엔 초록초록한 잔디와 푸른 하늘이 반겨주는데, 겨울엔 하얗게 눈이 와서 또 다른 아름다움을 보여줍니다.
 
하얀 눈 내리는 겨울 신리성지 사진
 
처음 도착했을 땐 빛이 살짝 있었고 저녁에 눈이 하얗게 깔려 있는 이곳을 보는 것만으로도 좋았습니다. 하늘색도 오묘해서 더 좋더라구요!
 
신리성지는 제5대 조선교구장 다블뷔 주교가 거처하던 곳입니다. 다블뤼 주교는 1845년 10월 김대건 신부와 함께 강경에 첫 걸음을 내디딘 후 1866년 갈매못에서 순교하기까지 21년 동안 조선에서 활동하였습니다. 신리는 천주교 탄압기의 가장 중요한 교우촌이었습니다.
 
하얀 눈 내리는 겨울 신리성지 사진
 
바위 하나하나에도 이렇게 그 당시 천주교의 모습이 조각되어 있습니다. 저는 신자가 아니지만 그래도 이렇게 보는 것만으로도 어느 정도 당시의 상황이 이해가 되었습니다. 이곳을 방문한 분들도 아마 같은 생각이 들지 않을까 생각되었습니다.
 
신리는 조선에서 가장 큰 교우 마을이였으며, 선교사들의 비밀 입국처이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한국의 천주교 전파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이곳은 조선의 카타콤마(로마시대 비밀교회)로 불리고 있습니다.
 
하얀 눈 내리는 겨울 신리성지 사진

당진에서 합덕성당이 가장 먼저 지어진 성당으로 합덕, 신평이 당진 천주교의 중심이었고 그중에서도 이곳 신리성지와 합덕 성당은 천주교 발전의 중심에 있었다고 합니다.
 
하얀 눈 내리는 겨울 신리성지 사진
 
이곳에 자주 왔지만 설명서나 역사에 대해서는 크게 관심을 두진 않았는데, 이번에는 조용히 설명서도 읽으면서 둘러보니 더 새롭게 보였습니다.
 
사람이 한 명도 없었고 간혹 개가 짖는 소리만 멀리서 들리곤 했었는데, 하얗게 눈 쌓인 이곳이 더욱 신성해 보입니다.
 
하얀 눈 내리는 겨울 신리성지 사진
 
신리성지라고 보통 부르지만 이곳의 정식 명칭은 '당진 신리 다블뤼 주교 유적지'입니다. 다블뤼 주교가 신리에서 이런 역할을 할 수 있었던 것은 발달된 삽교천 수제를 통해 중국에 있는 파리외방전교회와 긴밀히 연결될 수 있었던 점과 내포지방의 문화적 개방성 때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얀 눈 내리는 겨울 신리성지 사진
 
성당이구요, 외부는 조각이 되어 있습니다. 앞 야외성당에는 종이 있는데, 시간이 맞지 않아서 종소리는 듣지 못했습니다.
 
이곳의 종소리는 어떨지 궁금해서 다음엔 시간 맞춰서 다시 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얀 눈 내리는 겨울 신리성지 사진
 
하얀 눈 내리는 겨울 신리성지 사진
 
기록상 신리의 첫 순교자는 1839년 기해박해 때 순교한 손경서[안드레아]라고 합니다. 1866년 병인박해 때 손자선[토마스] 성인이 공주에서 순교한 이후 서울, 수원, 홍주, 해미, 보령 갈매못 등에서 40명이 순교하였습니다. 이는 이름이 밝혀진 내포 지역 순교자들 중 10%에 해당하는 인원입니다.
 
신리는 규모가 컸던 만큼 이름이 밝혀지지 않은 무명 순교자들도 많았는데, 인근 대전리 공동묘지에 있는 46기의 무명순교자 묘소가 이를 말해 줍니다.
 
하얀 눈 내리는 겨울 신리성지 사진
 
이집은 성 손자선 토마스 생가이자 제5대 조선교구 다블뤼 주교의 비밀 성당이자 주교관이었습니다. 앞엔 이렇게 동상이 세워져 있고 예전 모습 그대로 보존되어 있습니다.
 
하얀 눈 내리는 겨울 신리성지 사진
 
1866년 병인박해 때 다블뤼 주교가 순교하고 신리교우촌이 파괴되면서 이 집도 주인을 잃었습니다. 이후 1927년 이 지역 교우들이 모금을 통해 이 집을 매수하여 천주교회에 봉헌하였습니다. 대들보에는 '가경21년' 곧, 1816년에 상량하였으며 1954년과 1964년에 축성과 수리를 하였다는 내용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하얀 눈 내리는 겨울 신리성지 사진
 
주인을 잃은 집이었지만 많은 사람들로 인해서 이렇게 보존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뒤뜰에 장독대를 보는데 아직도 사람이 살고 있을 것만 같았습니다. 소복하게 쌓여 있는 눈에 정겹게 느껴지기도 했구요.
 
하얀 눈 내리는 겨울 신리성지 사진
 
처마끝에 고드름도 이렇게 줄줄이 매달려 있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박해에도 신앙을 지켜온 데에는 그들만의 확고한 신념이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얀 눈 내리는 겨울 신리성지 사진
 
천천히 돌아보고 있는데 성모마리아상 뒤로 잠시 해가 나와서 하늘색이 오묘하게 빛나 더 성스러운 분위기가 되었습니다. 신자는 아니지만 많은 사람들이 성지로 방문하고 사색하는 곳이므로 저도 조용히 그 길을 따라 걸어 보았습니다.
 
하얀 눈 내리는 겨울 신리성지 사진
 
저렇게 세모 모양의 건물에는 박해 때 순교하신 신부님들의 생애와 조각상이 각각 새겨져 있습니다.
 
박해가 워낙 심해서 신리를 떠나 뿔뿔이 흩어진 신자들은 순교자들에 관해 증언할 형편이 못 될 정도로 어려운 삶을 살았다고 합니다. 결국 신리교우촌은 완전히 붕괴되어 한 사람의 신자도 살지 않는 비신자 마을이 되었을 정도라고 하니 박해가 얼마나 심했을지 짐작이 됩니다. 
   
하얀 눈 내리는 겨울 신리성지 사진
 
나오기 전에 아이와 같이간 저는 이곳에 앉아 눈으로 오리도 만들어 보고 지나가는 길목에 하나씩 놓아보기도 했습니다. 사람이 없는 평일이라 마음이 더 편했던 것 같아요!
 
종교를 떠나서도 조용히 산책하고 사색할 수 있어서 종종 방문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나올 때쯤 되니 갑자기 함박눈이 쏟아지기 시작했습니다. 펑펑 쏟아지는 눈을 바라보니 이곳은 더 아름답고 평온한것 같았어요. 다른 분들도 아마 이곳을 방문하시면 그런 느낌을 받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겨울에도 아름다운 신리성지!
그래도 이곳은 성지이니 방문하실 때는 조용히 둘러보시고 큰 소리나 애정행위 등 예의에 어긋나는 행동은 삼가해 주셨으면 합니다. 
 
당진 신리성지
-충청남도 충남 당진시 합덕읍 평야6로 135[신리 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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