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예로부터 경조사가 있거나 누군가를 대접할 때마다 떡과 함께했습니다. 설날에는 떡국을 먹고, 추석에는 송편을 먹고, 단오에는 수취리떡을 먹으며, 이사를 하면 이사떡으로 시루떡을 돌리고, 돌잔치엔 수수팥떡을 올립니다. 우리 민족에게 떡이란 그런 의미입니다.
 
전세계의 디저트를 어디서든 즐길 수 있는 요즘 한국의 전통 디저트인 떡도 그 어떤 디저트에 뒤지지 않고 그 빛을 발하고 있습니다. 떡카페도 많고, 각종 서양 재료와 혼합하여 만든 색다른 퓨전떡도 인기입니다. 이제 떡은 꼭 특별한 날 먹는 게 아니고 일상에서 언제든 즐길 수 있는 간식이 되었습니다.
 
저는 떡 중에서도 송편을 참 좋아하는데요, 어렸을 적 콩을 싫어해 콩이 들어간 송편을 몰래 치워놓다 엄마에게 혼나곤 했습니다. 좋아했던 건 깨나 꿀·녹두소가 들어간 송편이었는데요, 당진에는 당진해나루쌀을 쓰고 당진에서 나는 쑥과 녹두만을 사용해 100% 당진 로컬푸드로 만든 명품 떡 브랜드 '해나루쑥왕송편'이 있다고 하여 찾아가 봤습니다. 
 

 
해나루쑥왕송편은 이름에 '왕'이 들어간 것처럼 정말 크기가 왕(!)입니다. 일반 송편과 비교해 보면 거의 10배 정도 차이가 나는 듯한데요, 이 떡이 특별한 것은 당진의 로컬푸드로 100% 수작업을 통해 만들진다는 것입니다. 해나루쌀의 우수성을 알리며 슬로우 푸드의 대표인 전통 간식 떡을 알리는 데에 앞장서고 있다고 합니다. 
  

 
해나루떡왕송편의 명품화와 우수성을 알리기 위해 당진의 중소규모 떡집 8곳이 당진쑥왕송편협동조합을 결성해 영업을 하고 있습니다. 당진쑥왕송편협동조합에는 '민속떡집', '새마을떡방앗간', '떡마을송악떡집', '대호떡방앗간', '금암떡방앗간', '비단떡집', '고궁떡방', '당진떡집' 등 8곳의 업체가 속해 있습니다.  
 
저는 그 중 조합 이사인 오명숙 대표가 운영하는 민속떡집에 직접 찾아가 해나루쑥왕송편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취재하였습니다. 
 

 
오명숙 대표는 당진 송악읍의 쑥밭에서 직접 재배한 쑥을 사용합니다. 당진의 해풍을 맞고 자란 쑥은 그 맛과 향이 일품이라고 합니다. 가장 맛이 좋은 4~6월에 채취한 쑥을 손질하고 삶아 냉동한 후 다음 해 봄까지 사용합니다. 
 

 
쌀은 100% 당진해나루쌀만을 사용합니다. 당진해나루쌀은 팔도농협쌀 대표브랜드 평가에서 대상과 우수성을 휩쓴 명실상부 전국 최고의 명품쌀입니다. 그냥 쌀밥만 먹어도 그 맛이 일품인데, 이 쌀로 떡을 만들면 얼마나 맛있을까요! 
 

 

 
먼저 손질한 쑥과 쌀가루를 섞어주는데요, 모든 작업이 수작업이라서 놀랐습니다. 요즘은 공장에서 만들어 나오는 떡도 있다고 하지만, 아직까지도 떡은 그 제조과정의 특성상 '슬로우푸드'입니다. 정성을 가득 담아 수작업으로 만들어내는 음식은 그 맛이 더 좋을 수밖에 없습니다. 반죽은 여러 번 반복작업을 통해 만들어 집니다. 
  


반죽이 완료되면 이런 고운 초록빛깔을 띄는데요, 은은한 쑥향이 정말 좋습니다. 쌀과 쑥이 좋아서 그런지 반죽에서 윤기가 나고 찰기가 흐릅니다. 
 

 

  
오명숙 대표는 전국 떡명장 대회에서 대상을 거머쥐 명장으로 대한민국 전통 간식인 슬로우푸드 떡을 더 널리 알리고, 체험 활동을 통해 많은 이들이 떡을 사랑하도록 하는 게 목표라고 합니다. 그의 손에서 빠르게 빚어지는 왕송편! 크기가 크니 모양 잡기가 더 힘들 것 같은데, 명장의 솜씨로 빠르고 예쁘게 왕송편 한 판을 뚝딱 빚어냅니다.
 
해나루쑥왕송편에는 녹두소가 들어갑니다. 원래 송편의 소는 콩이나 깨 등 다양하지만, 해나루쑥왕송편은 오로지 녹두로만 소를 만듭니다. 부드럽고 고소한 국산 녹두가 듬뿍 들어가 쫀득하고 부드러운 쑥반죽과 잘 어우러지는 것이 특징입니다.
 

 
뜨거운 찜기에서 한 차례 쪄주면 기다리고 기다리던 해나루쑥왕송편이 완성됩니다. 주변으로 퍼지는 쑥향이 정말 일품입니다.
 


한 김 식고 나면 송편은 그 향과 색이 더 짙어집니다. 주먹 만한 크기로 정말 묵직해 보이는데요, 하나만 먹어도 배부를 것 같은 크기입니다. 
 

  
워낙 크다 보니 개별 포장을 해 낱개 판매도 하고 있었습니다. 변해가는 시대의 소비자 니즈에 맞춰 배달과 택배로도 배송하고 있다고 합니다. 택배는 냉동품을 보내는 줄 알았는데, 주문하면 바로 만들어 다음날 수령 하는 시스템이라 변질되지 않은 본연의 쑥떡맛을 느낄 수 있다고 합니다. 
 

 
당진의 해나루쌀, 쑥, 녹두 등 당진 로컬푸드로 떡의 장인들이 빚어내는 당진만의 떡브랜드 해나루쑥왕송편! 크기도 크지만 그 맛 또한 일품이었습니다. 최고의 재료로, 명인·장인들이 정성을 다해 만드는 떡은 '명품떡'이라는 이름에 걸맞았습니다. 부드럽고 쫀득하며 향긋한 쑥향이 나는 반죽에 고소하고 달큰한 녹두소의 조합이 예술입니다. 당진은 예로부터 쑥떡을 많이 만들어왔다고 하는데요, 그만큼 좋은 쑥이 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겠지요. 당진의 로컬푸드로 빚은 해나루쑥왕송편, 강력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