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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검포길에서 공존(共存)의 삶을 깨닫다

네이처월드의 연출된 축제가 주는 의미

2021.01.17(일) 14:20:02나드리(ouujuu@naver.com)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우리는 여행을 떠나면서 다른 사람에게 이유를 굳이 말할 필요가 없다. 생각 없이 무작정 떠난 여행에서 나를 찾고 새로운 세계를 발견하는 것이 여행이기 때문이다. 가까운 지인에게 여행을 떠나는 목적을 이야기해야 한다면 어떻게 말해야 할까? 코로나19가 극성인데 참 망설여질 것이다.
 
하지만, 추억의 시간 속에 잠들었던 과거의 한 조각 기억이 그리움으로 다가올 땐, 잠시 시간의 흐름에 빠져보는 것도 괜찮은 일이다. 지난 시간에 투영된 흔적의 아름다움과 경이로움, 그것은 과거가 아니라 미래의 거울이기 때문이다.
  
네이처월드의 호수정원 모습
▲네이처월드 호수정원 모습
  
졸업식과 입학식이 다가오는 이맘때면 축하한다는 인사말과 함께 주고받던 '꽃'이 생각난다. 아름다운 꽃향기와 함께 손글씨로 꽃말의 의미를 담아 졸업과 입학을 축하하던 코로나19 이전의 생활이 무척 그립다. 비대면 졸업식이란 새로운 현상과 랜선 여행이라는 신조어는 여전히 낯설게 느껴진다.
 
네이처월드 내부에 있는 연못을 가로지르는 다리가 이채롭다.
▲네이처월드 내부에 있는 연못을 가로지르는 다리가 이채롭다(2018년 봄)
   
노란 빛깔의 프리지아의 꽃말은 '당신의 시작을 응원 합니다'란 뜻이 있어서 졸업식이나 입학식 때 인기가 많다. 벌써 2년째 꽃을 재배하는 농가와 상인들은 경제적인 이유로 몸과 마음이 고달프고, 지역사회의 경제는 침체되어 더욱 춥게 느껴지는 요즘 청초한 '봄의 전령사' 수선화가 그립다. 수선화의 꽃말은 '자기 사랑/자존심/고결' 등의 의미를 담고 있는데, 태안에서는 꽃을 상징하는 핫플레이스가 두 곳 있다. 한 곳은 안면도 꽃지해수욕장 주변에 위치한 '국제꽃박람회장'이며, 또 한 곳은 태안군 남면 신온리 끝자락 마검포길에 위치한 '네이처월드'이다.
 
수선화꽃을 심어서 만든 조형물
▲수선화꽃과 어울리는 항아리 조형물.
  
11만 5702㎡(약 3만 5000평) 면적에서 펼쳐지는 네이처월드 축제는 낮에는 꽃과, 밤에는 LED 불빛과 함께 계속된다. 평일에는 09:00에 시작해 23:00까지 운영하고, 주말에는 08:30에 열고 23:30까지 운영한다. 입장료는 성인 9천원, 청소년 7천원이며 36개월 미만 어린아이는 증빙서류를 보여주면 무료로 입장할 수 있다. 인터넷(http://www.ffestival.co.kr)으로 네이버에서 입장권을 예매하면 26%까지 할인을 받을 수 있으니 참고하면 좋을 듯하다.
 
네이처월드 곳곳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안내장.
▲네이처월드 곳곳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안내장
  
4월이 시작되면 100품종 이상의 수선화가 100만 송이 이상 꽃을 피우는 수선화축제를 시작으로, 4월 중순부터는 300품종 이상의 튤립 200만 송이가 피어나면서 불빛과 꽃들이 함께하는 축제는 절정에 이른다. 7월부터 8월까지 이어지는 백합축제는 200여 품종의 형형색색 다양한 백합은 물론 백합뿌리볶음이나 식용 백합을 활용한 갖가지 음식들도 만나볼 수 있다.
 
주제가 멕시코정원으로 이채롭다.
▲주제가 멕시코정원으로 이채롭다
 
백합축제가 끝날 무렵에는 '가을꽃축제'가 연이어 열리는데, 가을 끝자락에서 낭만을 즐길 수 있어서 좋다. 10월까지 이어지는 가을꽃축제는 빗자루로 많이 만들어 사용했던 코키아, 향신료와 염료로 유명해서 잘 알려진 샤프란, 어릴 적 꽃잎에서 꿀을 빨아 먹던 사루비아 등 다양한 꽃들이 가을축제를 장식한다.
  
입장표를 구입할 수 있는 정문 모습.
▲입장표를 구입할 수 있는 정문 모습
  
'금강산도 식후경'이란 말처럼 낮에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꽃구경을 하다보면 어느덧 배꼽시계에서 알람이 울린다. 축제장 안에서 간단하게 식사를 할 수 있지만 그래도 태안에 왔으니 태안의 맛집들을 그냥 지나칠 수 없다. 축제장 입장표를 구입한 매표소에 가면 17시 30분까지 재입장 팔찌를 받을 수 있다. 바로 앞 도로에 있는 식당이나 가까운 마검포항으로 가면 태안의 명물(名物)과 명품(名品) 음식들을 맛 볼 수 있다. 봄에는 싱싱한 실치회를 먹을 수 있고, 태안에서만 맛볼 수 있는 게국지를 비롯하여 다양한 해물요리를 선택할 수 있다.
 
꼬마 깡통열차를 이용해 구경할 수 있다.
▲꼬마 깡통열차를 이용해서도 구경할 수 있다
  
네이처월드에서 개인 차량으로 남면시내나 백사장항까지 왕복으로 30분 정도면 충분하다. 넉넉한 시간으로 식사를 한 후 어두워지기 시작하면 재입장을 서두르는 것이 좋다. 하나둘 모습을 드러내는 LED 불빛들이 시간마다 다른 색상으로 네이처월드의 공간들을 색칠하기 때문이다.
 
어미와 새끼 강아지를 모양으로 꽃이 피어있다.
▲어미와 새끼 강아지를 모양으로 꽃이 피어 있다
  
어두운 밤에 빛축제를 즐기다보면 마음은 동심(童心)의 마법으로 빠져든다. 어두운 공간에 뿜어져 나오는 빛의 아름다움은 천재화가도 감탄을 할 정도로 색감이 아름답다. 여기가 낮에 보았던 장소인지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환상적인 불빛과 멋진 연출에 넋을 빼앗기곤 한다.
 
LED 불빛이 연인들을 유혹하고 있다.
▲LED 불빛이 연인들을 유혹하고 있다
  
11만5700㎡의 대지에 600만 개의 LED 전구가 설치돼 있는데, 장소마다 다양한 모습으로 환상적인 불빛들이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어 준다. 태초에 빛이 이토록 아름다웠던가? 주변 바다에서 달려드는 찬 공기도 마법의 불빛에 동화되어 아름다움의 하모니가 된다. 인간으로 살아 있다는 것은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 생명은 그 자체로도 소중하지만,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사물과 생명체에게도 소중하다는 것을 느끼게 한다. 볼 수 있고, 느낄 수 있는 여행에 대한 소중함을 나만의 추억 앨범에 복사와 붙여넣기를 반복하게 만든다.
 
아름다운 LED 불빛들이 어두운 밤에 피어난다.
▲아름다운 LED 불빛들이 어두운 밤에 피어난다
  
여름철 네이처월드를 찾은 관광객들이 빛축제가 끝나면 모여드는 곳이 있다. 맨발로 걸으면 고운모래가 발가락 사이로 꼼지락거리면서 기분을 좋게 하는 '마검포해수욕장'이 바로 그곳이다. 이곳에서는 해수욕뿐만 아니라 사리 때 밀물과 썰물의 조수 간만의 차이가 클 때는 해루질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썰물 때 바닷물이 빠져나간 모래사장에서 맛소금을 들고 다니며 맛조개를 캐는 재미와는 비교할 바가 아니다. 해루질을 할 때는 여럿이서 같이 어울려야 안전하다. 낚지, 소라, 게, 물고기를 잡는 재미에 빠져서 혼자 외톨이가 되면 방향감각을 잃고 바닷물에 빠질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운이 좋으면 광어, 도다리 같은 횟감용 물고기를 잡을 수 있으니 사람들이 일부러 사리 때에 맞추어 네이처월드에서 축제를 즐기고 늦은 밤에 마검포해수욕장으로 모여드는 것은 당연할지도 모르겠다.
 
튤립과 장미가 아름답게 어울리고 있다.
▲튤립과 장미가 아름답게 어울린 네이처월드(2018년 봄)
  
영국의 의학자 ‘윌리엄 올서’는 삶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우리는 우리 삶으로부터 무엇을 얻을 수 있는가가 아닌, 우리 삶을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를 위해 여기 있다 (We are here to add what we can to life, not to get what we can from life)'. 여행에서 우리들은 삶을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를 다양한 모습으로 깨닫게 된다.
 
한옥의 모습이 꽃들과 잘 어울리고 있다.
▲한옥의 모습이 꽃들과 잘 어울리고 있다
 
지속 가능한 인류의 삶을 위해서 우리가 선택한 자본주의 사회체계는 양면성을 가지고 있다. 빛과 어둠이 공존하듯이 부와 가난이 함께 존재한다. 빛과 어둠이 이토록 아름다운 모습으로 하모니를 이루는 것은 전기라는 매개체가 있어 가능하듯, 부와 가난이 함께 어울리며 공존할 수 있는 매개체는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가 아닐까?
 
꽃들과 어울리는 아름다운 대나무 조형물 모습.
▲주변과 어울리는 아름다운 대나무 조형물 모습
  
사회 고위층 인사나 집단지성(集團知性)을 이루는 단체에게 요구되는 높은 수준의 도덕적 의무를 뜻하는 노블레스 오블리주가 자본주의 사회의 또 다른 '전기'가 될 것이다. 대한민국이 선택한 자본주의 사회의 모든 분야에서 노블레스 오블리주라는 매개체가 작동된다면, 우리의 삶이 축제처럼 낮에는 꽃이 피어나는 아름다움을, 밤에는 형형색색의 불빛처럼 아름다운 조화를 이루리라 생각한다. 

충남 화이팅!! 태안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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