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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나믹 태안, 신두리의 마법

시간과 마주앉은 신두리 이야기

2020.11.27(금) 22:00:34나드리(ouujuu@naver.com)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여행은 자유로운 방황이다. 여행을 떠나면서 계획표를 짜고, 매시간마다 무엇을 할 것인지 시간표대로 움직인다면 그것은 여행이 아니라 교육이다. 아무런 생각 없이 길을 걷다가 나의 우연과 어떤 사물이 마주치는 순간, 우리 여행의 목적지인 추억이 탄생하는 것이다.
 
우리들이 숨쉬는 공기 속에 환상적인 마법이 있다면, 그 마법에 이끌려 가보고 싶은 곳이 태안군 신두리이다.
   신두리해수욕장의 바다가 그림처럼 펼쳐져 있다.
▲신두리해수욕장의 바다가 그림처럼 펼쳐져 있다
 
사실 신두리의 마법은 여름이 절정기이다. 밀가루처럼 고운 모래가 펼쳐진 신두리해수욕장에 여름이 오면 예술가들이 모여들어 각양각색의 모양으로 모래작품을 전시한다. 작품 사이사이로 다니면서 구경을 하다 보면 마치 마법의 성에 와 있는 듯한 착각을 일으킨다. 모래작품들의 마법에 빠졌다가 문득, 끝없이 펼쳐진 모래사장의 끝자락에서 달려오는 파도를 보면 가슴속이 뻥 뚫리고 당장 뛰어가서 두 팔을 벌려 끌어안고 싶어진다.
   고운 모래로 태안을 상징하는 모래작품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고운 모래로 태안을 상징하는 모래작품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낯설게 이어지는 시간 속으로 발걸음을 옮기는 여행의 순간은 설렘이 가득하다. 신두리는 어떤 마을일까 궁금하여 '태안군지'를 살펴 보니 의외의 어원을 갖고 있었다. 예부터 신두리 마을의 물에는 철분이 많이 함유되어 있다고 한다. 이런 연유로 예전에는 마을 이름을 '수철리(水鐵里)'라고 불렀다. 또 섶(띠)이 많아서 신곶리라고 하였다는 설과 두 마리의 용이 승천하였다고 하는 전설에 근거하여 두용이라 하였다는 구전이 전한다. 이중 두용은 세월이 흐르며 음이 변하여 '두응'이 되었다고 한다.
 
두옹습지의 상징물 금개구리 동상
▲두옹습지의 상징물 금개구리 동상
  
1895년 이후 이 지역은 북이면에 속해 있다. '태안읍지'에 따르면 당시 수철리에는 20가구에 73명이 살았고, 신곶리는 32가구에 82명이 살았다고 적고 있다. 그 뒤 1914년 일제는 행정구역 폐합을 시도하면서 수철리·신곶리·두응리·정포리 일부를 병합하여 신두리라 하고 서산군 원북면에 편입시켰다. 신두리 지명은 신곶과 두응의 앞 글자를 따서 지은 것이다. 이후 1989년 1월 태안군이 서산군으로부터 복군되면서 태안군 원북면 신두리가 되었다.
 
자연을 사랑하는 주민들의 마음이 도토리 집에 가득하다.
▲자연을 사랑하는 주민들의 마음이 도토리 집에 가득하다
  
신두리 백사장은 신두사구와 맞물려 오랜 세월 동안 조성된 모래사장이다. 1992년 개장된 이 신두리해수욕장은 모래사장의 길이만도 3㎞ 이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백사장의 폭이 200m 이상이다. 전체적으로 신두리해수욕장은 규모의 면에서 매우 광대한 해수욕장이라고 할 수 있다. 여기에 해수욕장의 외곽에 송림이 조성되어 있고 해당화가 군락을 이루어 아름다운 배경을 자랑한다.
 
신두리 백사장의 모래가 의항항까지 펼져져 있다
▲신두리 백사장의 모래가 의항항까지 펼져져 있다
  
신두리해수욕장에서 서쪽을 바라보면 소원면 의항리가 평화롭게 자리잡고 있다. 조수간만의 차이가 큰 백중사리 때 물이 빠지면 3km에 달하는 의항항까지 모래사장이 펼쳐지는데 그 모습은 장관이다. 아무런 생각 없이 모래사장을 걷는 기분은 나만의 공간에서 느끼는 '자유'다. 교통신호등이나 사람들을 의식할 필요 없이 오로지 나 자신에게 몰입하는 이 시간은 어떤 우연을 기대하지도 않고 자유를 즐길 수 있다.
    아름다운 해당화가 곳곳에 피어있다.
▲아름다운 해당화가 곳곳에 피어 있다
 
신두리에서 자랑할 만한 또 한 가지는 ‘신두사구’이다. 천연기념물 제431호이기도 한 이 사구는 우리나라 최고의 바닷가 모래언덕으로 알려져 있다. 신두사구는 신두리 바닷가에 조성된 모래언덕이다. 이 모래언덕은 빙하기 이후 1만 5천년 전부터 서서히 형성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는데, 30만여 평에 이르는 광대한 크기다.
 
신두리해수욕장에 위치한 사구센터
▲신두리해수욕장에 위치한 사구센터 
 
이 ‘신두사구’는 나름의 고유한 생태계를 갖고 있어 주목된다. 식물과 관련하여 해당화를 비롯한 통보리사초, 모래지치, 갯완두, 갯메꽃, 갯방풍 등의 희귀식물들이 자라고 있다. 이 가운데 해당화는 군락을 이루어 이곳을 찾는 사람들의 발길을 멈추게 한다. 이 사구는 오랜 세월 동안 바닷물에 밀려 올라온 모래에 의해 형성된 것이다. 이처럼 모래언덕이 형성되고 나서는 바다와 육지의 완충지대 역할을 할 뿐 아니라 바람과 파도를 막아주는 방풍 및 제방의 기능을 다하고 있다.
 
신두사구를 알리는 표지석
▲신두사구를 알리는 표지석
   
신두리 사구(沙丘)가 형성되면서 자연이 선물한 신두리의 자랑거리가 또 있다. 사구와 배후 산지 골짜기의 경계 부분에 담수가 고여 형성된 '두응습지'가 그것이다. 면적이 6만 5000㎡에 달하여 국내에서 해안사구에 접한 습지로는 가장 규모가 크다. 습지 가운데 길이 200m 너비 100m 수심 2.5~3m의 호수가 있는데, 사구가 형성될 때 바람에 날려온 가는 모래가 바닥에 쌓여 특이한 지형을 이루고 있다.
 
만 오천년 동안 쌓인 모래언덕
▲만오천년 동안 쌓인 모래언덕
 
사구에 고유한 식생과 동식물이 유기적으로 결합되어 생물다양성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습지이다. 희귀한 야생 동식물의 서식처로서 텃새인 황조롱이와 천연기념물 323호로 지정된 붉은배새매 등 조류 39종, 멸종위기종 2급인 금개구리·맹꽁이 등 양서류 14종, 식물 311종과 곤충 110종 등이 살고 있다. 또 노랑부리백로·물장군·이끼도롱뇽 등 다른 곳에서는 보기 어려운 생물들도 잇따라 발견되었다. 이런 이유로 2002년 11월 환경부로부터 사구습지로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보호지역으로 지정되었고, 2007년 12월 국제습지조약 람사르협약에 의한 람사르습지로 지정 등록된 우리나라 유일한 사구 습지이다.
  
두웅습지의 초 여름 모습
▲두웅습지의 초여름 모습
  
태안군청에서는 이와 같은 신두리 사구의 고유성을 바탕으로 ‘생태공원 조성사업’을 계획하고 있다. 이 일대를 사구 동식물의 다양한 생태체험 현장으로 조성하려 하는 것이다. 따라서 이곳에는 머지않아 훼손된 모래언덕과 생태계를 복원하여 우리나라 청소년들의 생태체험 학습장이 자리잡게 될 것이다.
 
시구센터 내부의 체험관 모습
▲사구센터 내부의 체험관 모습
 
여름에는 누런 황소 2마리가 신두리해수욕장 근처에서 한가로이 풀을 뜯거나 햇빛을 즐기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 특이한 것은 소들이 배설을 하면 치우지 않는 것이다. 소똥이 있는 곳에는 소똥구리가 생겨나서 소똥을 분해하여 탁구공만한 크기로 굴리는 모습을 볼 수 있도록 태안군청에서 일부러 방사한 것이다. 소똥구리는 2012년 5월 31일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으로 지정되어 보호받고 있다.
  
사구센터 앞에 위치한 소똥구리 모형
▲사구센터 앞에 위치한 소똥구리 모형
   
신두리에는 공동제의로 기우제(祈雨祭) 풍속이 있었다. 신두리 기우제 제장은 신두리 백사장이나 신두리 용못이었다. 곧 가뭄이 지속되어 농작물 피해가 극심해지면 이 용못 앞이나 백사장에서 기우제를 지냈다고 한다. 그리고 이 기우제는 군수가 중심이 되어 제사를 올릴 만큼 많은 주민들의 관심 속에서 진행했는데, 제의는 유교식 기제와 같은 방식으로 지냈다. 당시 제사를 지내고 나면 제사음식을 참여한 사람들에게 골고루 나누어주었다고 한다. 하지만, 현재 당제를 지내는 곳은 안면읍 황도리의 '황도붕기풍어제'뿐이다. 과거 조상들의 마을공동체신앙이 있었다는 것을 우리들이 잊고 있는 것이 아쉬운 현실이다.
  사구센터 안의 두웅습지 생태계 체험관
▲사구센터 안의 두웅습지 생태계 체험관
 
반만년의 역사를 갖고 있는 우리 땅 어느 곳인들 소중하지 않은 곳이 있으랴. 눈부시게 아름다운 신두리의 햇빛에, 잠시 침묵을 붙잡고 김수영 시인의 '시여 침을 뱉어라' 한 구절을 생각해본다. '시작은 머리로 하는 것이 아니고, 심장으로 하는 것도 아니고, 몸으로 하는 것이다. 온몸으로 밀고 나가는 것이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온몸으로 동시에 밀고 나가는 것이다.'
 
자연의 소중함을 알리는 사구센터 체험관
▲자연의 소중함을 알리는 사구센터 체험관
  
지금까지 소중하게 지켜온 이 아름다운 우리들의 자연유산을, 사랑하는 후손들에게 온전하게 전해주기 위해 내가 온몸으로 실행해야 할 것은 무엇인가?

충남 화이팅!! 태안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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