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3대 도립공원 중 한 곳인 칠갑산은 561m로 높은 편은 아니지만 청양군 3개면에 걸쳐 있을 정도로 면적이 넓습니다. 그래서 칠갑산이 품고 있는 잘 보존된 원시림, 명승지, 문화유적 등을 제대로 만나기 위해서는 긴 시간이 필요합니다. 청양읍을 출발점으로 삼고 칠갑산 도립공원으로 떠나는 여행 코스를 구간별로 나누어 소개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칠갑산 여행길 1구간은 구기자타운, 칠갑저수지, 칠갑산 자연휴양림으로 이어지는 코스입니다. 
칠갑산 여행길 2구간은 일반인을 위한 천문우주테마 과학관이 있는 칠갑산 천문대 코스입니다.
칠갑산 여행길 3구간은 출렁다리가 있는 천장호, 알프스마을 코스입니다.
칠갑산 여행길 4구간은 옛 도림사지를 거쳐 칠갑산 정상으로 형하는 등산 코스입니다.
마지막 5구간은 지천구곡, 백제문화체험박물관, 장승공원, 장곡사로 이어지는 코스입니다.  
 
이번에 소개하는 곳은 1구간 여행지 중 한 곳인 칠갑저수지 수변산책로입니다. 걷기 편한 나무데크길이 마련되어 있는 이 수변산책로를 걷기 위해서는 구기자 타운에서 출발하는 길, 칠갑산자연휴양림 입구까지 산길을 따라 걸어 들어간 후 그곳에서부터 수변 산책길을 걷는 2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일전에는 칠갑산과 한 걸음 살짝 떨어진 채로 구기자타운에만 머물렀는데, 이번에는 용기를 내어 칠갑산 더 깊은 곳으로 걸어 들어갑니다. 그렇게 칠갑산자연휴양림 입구에 도착한 후, 한적한 칠갑저수지 수변산책로를 걷기 시작합니다. 
 
▲칠갑산 늦가을 여행길, 칠갑저수지 수변산책로

울창한 아름드리나무 사이를 거닐며 시원하게 펼쳐진 칠갑저수지 풍경을 감상하는 멋이 일품입니다. 그렇게 칠갑저수지 물가를 따라 걷다 보면 출발 지점인 구기자타운 전경을 다시 만날 수 있습니다. 여기서 만나는 순간순간은 그 자체가 멋진 가을 추억 선물입니다. 
 

  

▲칠갑저수지 수변산책로 풍경
 
슬쩍 보면 텅 비어 있는 것 같아 보이지만 칠갑저수지 수변산책로를 천천히 걷다 보면 이곳이 들려주는 다채로운 야생조류 이야기를 만날 수 있습니다. 물가 나무 사이를 오가며 열심히 활동 중인 어치와 때까치, 인기척을 피해 수초 사이로 몸을 피하는 흰뺨검둥오리 가족, 제 발자국 소리에 놀라 걸음아 나 살려라 하고 멀리 도망치는 도요새 한 쌍, 저 멀리 저수지 한가운데에서 망중한을 즐기는 논병아리 친구, 그리고 겨울을 맞이해 칠갑산 하늘을 다시 날기 시작한 독수리 등 다양한 여행길 인연이 만들어집니다.
 

 

  

▲칠갑저수지 수변산책로 풍경, 야생조류 친구들

어렸을 때 엄마가 좋아하던 '칠갑산' 노래 덕분에 이 산을 알게 되었고, 오랜 시간이 흐른 뒤에야 이렇게 칠갑산과 직접 첫 인연을 맺게 되었네요. 어린 시절 추억 때문일까요? 휴양림 안에서 칠갑산을 만나는 내내 '콩밭 매는 아낙네야~'로 시작하는 그 노래가 계속 떠오르더군요. 
 
칠갑산이 품고 있는 많은 이야기들 중 이제 두 번째 페이지를 읽었을 뿐입니다. 칠갑산 어깨 위에 올라타서 칠갑산을 걷는 여행은 아직 시작도 못했습니다. 앞으로 칠갑산과 어떤 인연을 만들어갈 수 있을지 기대됩니다.

▲칠갑저수지 늦가을 추억 갈무리 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