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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의 기적을 간직한 풍경, 그리고 아름다운 여행

이원면에서 나를 찾다

2020.11.06(금) 23:40:47나드리(ouujuu@naver.com)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어디로 갈까. 스마트폰을 켜고 인터넷을 이용해서 여행을 즐길 만한 곳을 찾아본다. 거침없이 즐기는 여행, 눈부시게 아름다운 햇살과 하얀 백사장에 푸른 바닷물이 그려진 곳이라면 얼마나 좋을까.
 
낮선 곳, 낯선 사람들의 무심함 속 감탄을 자아내는 풍경들 사이로 가방 하나 둘러메고 휘파람 불며 자유를 느끼고 싶은 날, 무심함과 멋진 풍경이 햇살과 잘 어우러져 있는 곳으로 간다. 바로 태안군 이원면이다.

이원방조제 원쪽의 저수지 모양
▲이원방조제 원쪽의 저수지 모양
 
한 사람의 꿈을 제대로 구현할 수 있는 공간이라면, 그 공간 안에 그 지역의 역사가 절절히 스며들 수 있다면, 아주 허름한 공간이라도 상관없다. 공간의 힘은 화려함이 아닌 감동에서 우러나오기 때문이다. 태안군 이원면과 원북면을 연결하는 이원방조제를 자주 찾는 이유는 그래서이다.
 
이방인들의 눈에는 바다를 막은 그저 길고 긴 방조제 정도로만 보이는 것일까. 방조제가 시작되는 곳에서 잠깐 내려서 주위를 둘러보고는 민어도 쪽으로 달려간다. 소중한 우리의 역사가 쏜살같이 달려가는 차량처럼 멀어지다가 잊히는 것은 아닐까 걱정스럽다.
 
이원방조제 모습
▲이원방조제
  
이원방조제는 1992년 이원지구간척사업을 시작으로 1999년에 완공되었다. 방조제 길이는 2981m이며 중간쯤에 배수갑문이 설치돼 있다. 단순히 바닷길을 막은 방조제가 역사의 큰 상징물이 된 것은 2007년이다.
 
이원방조제 오른쪽의 바다 모습.
▲이원방조제 오른쪽의 바다 모습
    
당시 허베이스피리트호 기름 유출사고로 태안군 일대의 바다가 검은색 벙커씨유 1만 2000㎘로 뒤덮여 죽음의 바다가 된 후부터였다. 2007년 12월 7일 날 기름유출 사고가 발생하자 그 다음날부터 살을 에는 칼바람에도 태안군 주민들과 전국에서 몰려온 자원봉사자들은 모래 한 알 돌 하나하나에 묻은 기름을 닦아냈다. 2007년 12월부터 2008년 5월 말까지 전국에서 1,370,000명의 자원봉사자가 동참했다. 176일 간에 걸쳐 하루 평균 7821명이 죽음의 바다에 인공호흡을 하여 지금의 바다로 살려낸 것이다. '태안의 기적'으로 세계인들이 놀라워하는 이유이다.
 
태안의 기적을 만들어 낸 사람의 이름들이 세월에 지워지고 있다.
▲태안의 기적을 만들어 낸 이들의 이름이 세월에 지워지고 있다
 
이원방조제는 일명 희망(希望)의 벽화(壁畵)라 부르고 있다. 2007년 태안 기름유출사고의 절망을 이겨낸 137만 명의 자원봉사자와 국민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고, 환경과 생명의 소중함을 일깨우기 위해 가로 2700m, 세로 72m의 방조제에 '2009년 희망프로젝트' 사업으로 조성된 세계에서 가장 긴 벽화다.
 
세계에서 가장 긴 벽화
▲세계에서 가장 긴 벽화
 
주제는 '희망, 저탄소 녹색성장, 그린에너지, 바다'로 2009년 3월부터 12월까지 이원방조제(길이 2.7km 높이 7.2m)를 캔버스 삼아 총 49점(공모작 47점), 손도장 7만개에 달하는 대한민국 최대벽화를 만들어 내었다. 태안군민은 물론 전 연인원 10850명의 국민이 참여하여 7만여 명의 손도장 구간을 완성했다. 365일 24시간 상영되는 인류 모두를 위한 '태안의 기적'이란 영화가 만들어진 것이었다. 11년이 지난 지금은 퇴색되어서 희미한 모습으로 지나간 시간을 말해주고 있다.
   
최근에 그린 손도장 모습에서 태안의 기적은 진행형이다.
▲최근에 그린 손도장 모습에서 태안의 기적은 진행형이다
   
2020년 10월 22일 태안 소재 ‘유류피해극복기념관’에서 열린 '유류피해 극복과정 세계기록유산 등재용역 중간보고회'를 열였다. 이 용역은 '서해의 기적'으로 불리는 주민과 자원봉사자들의 숭고한 재난극복 정신을 전 세계와 공유하고자 추진하는 사업이다.
 
희망벽화를 기념하는 표지
▲희망벽화를 기념하는 표지
 
2007년 태안 앞바다에서 발생한 허베이스피리트호 유류 유출 사고 당시 상황과 이후 극복 과정에서 생산된 공문서, 상황일지, 환경복원 관련 기록물의 유네스코 세계 기록 유산등재신청을 준비 중이다. 지역주민과 123만 명 자원봉사자들의 힘이 검은 바다를 깨끗하게 되돌려 놓을 수 있었다.
 
이원방조제 왼쪽 지역은 저수지가 되어서 주민들이 물고기를 잡고 있다.
▲이원방조제 왼쪽 지역은 저수지가 되어서 주민들이 물고기를 잡고 있다
 
이원방조제가 이원면의 시작을 알리는 구간이라면 만대항은 이원면의 끝자락에 위치한 곳이다.

만대항 저잣거리에 들어서면 각종 해산물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싱싱하고 먹음직스러운 해산물만큼 이곳 어촌의 인심도 푸짐하다. 인간은 환경의 동물이라고 했던가. 역시 경치 좋은 곳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얼굴에는 밝고 따스한 기운이 넘친다.
 
태안의 기적을 간직한 풍경, 그리고 아름다운 여행 사진
▲만대항 입구 모습
 
시간은 사람을 바꾸지 못하지만, 장소는 사람을 바꾼다는 것을 증명이라도 하듯이 나도 기분이 좋아지면서 만대항 사람들과 함께 동화되고 있었다.
 
만대항의 싱싱한 해산물
▲만대항의 싱싱한 해산물
 
만대항 선착장을 걷다보면 솔향기길을 만난다. '태안절경 천삼백리길'이라고 불리는 솔향기길 1코스 출발점이 바로 이곳이다. 푸른 바다의 프랑크톤 냄새와 피톤치드가 가득한 솔향기 길을 걷다보면 미세먼지와 오염물질에 지친 나의 몸에 활력이 솟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 혼자 걸어도 전혀 외롭지 않는, 그래서 아무런 생각없이 나 혼자만의 시간 주머니에 주변 환경을 쓸쩍슬쩍 홈쳐 넣는 기분은 이곳 여행의 별미라고 할까?
 
솔향기 길 안내판
▲솔향기길 안내판
  
예전에는 아름다운 경치에 걸신들린 사람처럼 쉴 틈도 없이 여기저기를 돌아다니곤 했다. 이제는 그런 '다다익선의 여행'에서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게 마음을 비워 여백을 마련해 놓았다. 솔향기길의 아름다움이 마음속에 조용히 스며드는 이유다.
 
바다로 이어지는 솔향기 1길
▲바다로 이어지는 솔향기1길 
  
만대항 바다를 둘러보면 저 멀리 서산시 대산 석유화학단지가 황금산 주변에 자리잡고 있다. 머지않아 이곳 만대항과 대산을 연결하는 총 연장 2.5km의 교량이 완성되면 많은 관광객들이 이곳을 방문할 것이다. 몇년 후에는 이곳도 많이 변하겠지 싶어서 카메라 속에, 마음속 앨범에 풍경 하나하나를 간직해본다. 
 
어구 사이로 멀리 서산 석유화학단지가 황금산 아래에 펼쳐져 있다.
▲어구 사이로 멀리 황금산 아래 펼쳐진 서산 석유화학단지 모습
  
여행을 꿈꾸는 모든 분들에게, '특별한 무엇을 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특별한 무언가를 하지 않아도 충분히 행복한 하루하루'가 되는 이원면은 어떨까?
 
충남 화이팅!! 태안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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