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통합검색 바로가기
메인메뉴 바로가기
화면컨트롤메뉴
인쇄하기

전체기사

전체기사

충남넷 미디어 > 소통 > 전체기사

채종원, 국목(國木)의 생산기지로 자리잡다

소나무와 함께하는 우리민족의 애환(哀歡)

2020.10.25(일) 00:02:27나드리(ouujuu@naver.com)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어린 시절을 시골에서 보낸 사람들에게는 아련한 추억들이 많습니다. 1970~1980년대 국민학교(초등학교) 시절에는 매주 한 번씩 전교생 조회를 합니다. 1시간 가까이 진행되는 조회는 '국기에 대한 맹세, 애국가, 시상식 또는 발표회, 교장 선생님 말씀, 교가’ 등의 순서로 이어졌습니다. 특히 '교장 선생님 말씀' 시간은 어린이들에게는 무척이나 지루한 시간이었고, 체력이 약한 아이들은 가끔 쓰러지기도 했지요. 태안군 곳곳에는 소나무가 많습니다. 송홧가루가 노랗게 세상을 뒤덮은 5월의 초등학교 교정에서 아침조회를 마치면 아이들의 눈썹과 머리카락에 붙어 있는 노란 송홧가루가 웃음을 자아내곤 했지요. 
 
안면송림의 시작을 알리는 안면읍 정당리
▲안면송림의 시작을 알리는 안면읍 정당리
  
2015년 4월 경 새누리당 김상민 의원은 식목일을 맞아 국격 제고 및 자긍심 고취를 위해 소나무를 우리나라의 ‘국목(國木)’으로 지정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아직까지 국기(國旗)와 국가(國歌), 국화(國花)는 있지만 국목(國木)이 없는 이유입니다. 만약 국목(國木)을 지정한다면 대한민국 국민들이 가장 좋아하는 '소나무'가 되겠지요. 소나무는 ‘솔’ 과 ‘나무’ 두 글자가 합쳐져서 만들어진 이름입니다. '솔'은 원래 ‘수리’, 즉 우두머리를 뜻하는 옛말에 어원을 두고 있습니다. 소나무가 모든 나무들의 우두머리라는 사실은 태안군민들에게는 큰 자부심입니다.
 
소나무의 늠름한 기상이 돋보인다.
▲소나무의 늠름한 기상이 돋보인다
 
소나무는 십장생의 하나로 장수를 상징하고, 또 혹독한 자연 속에서도 늘 푸른 모습을 간직하여 선비의 절개에 비유되기도 합니다. 또 소나무는 때론 왕의 위엄과 권위의 상징물이기도 하고, 출산이나 장 담글 때에 치는 금줄에 매다는 풍습에서 잡귀와 부정을 막는 영험한 액막이 역할도 톡톡히 해내기 때문에 가장 한국적인 나무로 우리 마음에 자리잡았지요.
 
푸르름의 상징 소나무
▲푸르름의 상징 안면읍 정당리 소나무
 
우리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을 담은 애국가 2절에 '남산 위에 저 소나무 철갑을 두른 듯 바람서리 불변함은 우리 기상일세'라며 소나무를 우리 국민들의 호연지기(浩然之氣)를 나타내는 상징물로 보고 있습니다.
 
태안군에 속해 있는 대부분의 식생은 해송과(海松科) 소나무가 우점하고 있는데, 해안에 가까울수록 해송이 우점하고 내륙으로 들어올수록 일반 소나무가 우점하고 있습니다. 특히 안면도에 자생하는 안면송은 조선시대부터 체계적으로 관리·조성된 특이성을 갖고 있습니다. 단일 소나무숲으로는 세계 최대이며 그 넓이만 430㏊에 이릅니다. 일명 안면송이라 칭하는 이 소나무는 일찍이 고려 때부터 궁재와 배를 만드는데 주로 사용하였으며, 조선시대에는 도남벌이 심해지자 중종 때부터 황월장봉산(黃月長封山)이라 봉하고 왕실에서 특별 관리하여 왕실의 관과 경복궁의 기둥으로만 쓰이게 하였습니다. 국가에서 직접 산지기를 두어 관리하고 '해동지지'에는 유일하게 안면도에만 소나무숲을 그려 놓아 안면도 소나무의 장대함을 말해주기도 합니다.
 
안면도 소나무의 장대한 모습
▲안면도 소나무의 장대한 모습
 
태안군의 전체 면적은 516.13㎢ 이며, 임야는 237.99㎢인데 임야의 90%를 소나무가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안면도에서 자라고 있는 '안면송'은 일반 소나무와 달리 적색을 띠고 있습니다. 일제강점기 때 일본인들이 '적송'이라고 부르며, 탄광 갱도의 기둥이나 비행기 연료로 사용할 송진을 채취하느라 안면송을 마구잡이로 벌목하고 훼손하였습니다.

안면송의 적색이 뚜렷하다.
▲ 안면송의 적색이 뚜렷하다.
  
일제강점기에 1만여 명 이상의 조선인을 강제로 탄광에 끌고가 혹사시킨 아소다로(麻生太郞·65) 일본 외상의 증조부인 아소타키치(麻生太吉·1933년 사망)가 1926년 일본기업 아소광업의 전신인 아소상점(麻生商店)을 경영하면서 1926년에 안면도 산림의 총 면적 9천 정보 중 6천 정보를 823,000엔에 매수했습니다. 그 후 헤아릴 수 없는 많은 안면송과 함께 안면도민 68명이 아소탄광으로 끌려가 아직도 생사를 확인하지 못하고 있지요. 일본인들은 정치, 경제, 사회, 문화까지 우리 민족의 정체성을 말살하려고 잔학무도(殘虐無道)한 만행을 서슴지 않았습니다. 이처럼 안면송은 우리 민족의 역사와 함께 많은 이야기들을 품고 있습니다.
 
안면도 삼봉해수욕장의 소나무
▲안면도 삼봉해수욕장의 소나무
  
이후 다시 나무를 심어 지금의 안면송 숲을 이루었는데 대부분 수령이 80~100년생인 나무들로 약 16만 그루가 넘게 있습니다. 광복 이후 서울 영림서에서 관리하다 1975년 보령지구 관할로 옮겼으며, 1989년부터 충청남도 휴양림관리사무소에서 통합·관리하고 있습니다. 휴양림의 총 면적은 135㏊(약 40만평)로 단순히 휴양만을 위한 장소가 아닌, 전시관을 배치하여 산림기능 및 태안반도의 역사와 환경을 배울 수 있도록 하였지요.
 
안면도 자연휴양림
▲안면도 자연휴양림
  
한국정원으로 수목원은 1,000여 종의 수목을 가꾸어 2002년 안면도 국제꽃박람회의 부전시장으로 활용하는 등 다양한 교육의 장으로도 활용하고 있습니다. 안면도 자연휴양림은 인근의 꽃지해수욕장과 가까워서 해수욕장 관광객이 함께 들르는 곳이기도 합니다.
 
꽃지해수욕장과 이어지는 수목원 길
▲꽃지해수욕장과 이어지는 수목원길
  
안면도 자연휴양림의 솔향기 가득한 안면대로길을 따라서 고남면으로 향하다 보면, 우리나라 조림용 소나무 종자의 90% 이상을 공급하고 있는 '채종원(採種園)'을 만날 수 있습니다. 안면도 소나무 채종원은 일반인들이 무단으로 출입할 수 없는 곳이어서 잘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소나무 종자를 생산하는 곳으로 국가에서 엄격하게 관리하고 있습니다.
 
안면도 채종원 표지판
▲안면도 채종원 표지판
 
안면도 채종원은 1980년에 조성되어 소나무와 해송(곰솔) 우수종자를 생산하고 공급하는 종자생산 핵심기지로 국가에서 특별하게 관리하고 있는 중요한 산림자원입니다. 현재 국립산림품종관리센터에서 관리하고 있는 채종원의 소나무들은 12.5ha에 1,400본의 소나무가 있으며 한 본씩 관리번호를 가지고 있을 정도로 철저하게 보존되고 있지요. 
 
채종원 소나무들의 관리번호
▲채종원 소나무들의 관리번호

우리 선조들이 왕실의 관과 궁궐의 기둥으로 쓸 정도로 소중하게 키워낸 안면송을 지키고 보존하는 것은 우리들의 몫입니다. 휴양림이나 산책길을 이용하실 때에는 화재를 예방하기 위해서 화기(火器)를 사용하는 것은 절대로 금물입니다. 특히 피톤치드를 마음껏 흡입할 수 있는 '솔향기길'을 걷다 보면 폐가 담배를 유혹하는 경우가 있는데, 절대로 담배를 피워서는 안 됩니다. 물론 컵라면이나 음식물을 먹기 위해서 불을 사용해서도 절대 안 됩니다.
 
멀리서 보아도 아름다운 안면도 채종원의 모습
▲멀리서 보아도 아름다운 안면도 채종원의 모습
 
소중한 우리의 문화와 자연유산을 전쟁과 일제의 식민통치로 너무 많이 잃었습니다. 우리의 목숨보다 소중한 문화와 자연유산을 우리들의 후손들에게 물려주어서 한민족의 자긍심과 애국심을 함양할 수 있도록 해야겠습니다.
 
채종원의 소나무
▲채종원의 소나무
  
우리나라의 국목(國木)이 될 소나무, 우리 민족의 당당한 기상을 보여주면서, 초근목피(草根木皮)로 보릿고개의 배고픔을 이겨내도록 속살을 나누어준 소중한 나무입니다. 소나무를 무단 굴취하거나 반출하는 행위는 ‘산림자원의 조성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의해 처벌될 수 있습니다. 그 외에도 담뱃불로 인한 산불이나, 허가 없이 산림을 훼손하는 행위는 환경 침해사범으로 엄중하게 책임을 추궁당할 수 있으니 우리 모두 조심하여 소중한 산림자원을 지켜야 할 것입니다. 
 
법 보다는 우리 스스로 가꾸어야 할 산림자원
▲법에 의지하기보다는 우리 스스로 가꾸어야 할 산림자원

충남 화이팅!! 태안 화이팅!
제4유형
본 저작물은 "공공누리" 제4유형:출처표시+상업적 이용금지+변경금지조건에 따라 이용 할 수 있습니다.
댓글 작성 폼

댓글작성

충남넷 카카오톡 네이버

* 충청남도 홈페이지 또는 SNS사이트에 로그인 후 작성이 가능합니다.

불건전 댓글에 대해서 사전통보없이 관리자에 의해 삭제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