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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병갈 원장이 사랑했던 천리포는 지금 가을과 열애(熱愛) 중

소중한 것을 사랑해야 할 이유

2020.10.10(토) 23:35:46나드리(ouujuu@naver.com)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만리포 사랑 노래비
▲'만리포 사랑' 노래비

태안군 소원면에 위치한 의항리는 천리포(千里浦)와 백리포, 의항해수욕장, 구름포해수욕장이 있는 아름다운 곳입니다. 바로 옆 만리포해수욕장에 있는 '만리포 사랑' 노래비 속의 가사 '산호빛 노을속의 천리포도 곱구나'라는 가삿말이 잘 어울리는 곳이지요.  
 
끝없는 모래가 이어지는 천리포 전경
▲끝없는 모래가 이어지는 천리포 전경
 
천리포는 물이 빠지면 고운 모래가 천리까지 이어질 정도로 경관이 잘 보존된 곳입니다. 산호빛 노을속의 빛이 고와서 천리포의 식물과 나무를 사랑한 사람, 그리고 그곳에서 인생을 바쳐서 가꾸어 온 수목원이 있습니다. 숲과 바다가 조화롭고 아름다운 모습으로 주민들과 함께 살아가도록 '천리포수목원'을 조성한 것이지요. 바로 ‘민병갈’ 천리포수목원 설립자입니다.
 
민병갈, 천리포수목원 설립자
▲민병갈, 천리포수목원 설립자
  
민병갈 박사는 1921년 미국 펜실베이니아 주 웨스트 피츠턴에서 태어났고, 칼 페리스 밀러(Carl Ferris Miller)가 본명입니다. 그는 버크넬(Bucknell) 대학에서 화학을 전공했으며, 1946년 연합군 중위로 한국에 왔습니다. 그 후 1953년 한국은행에 취직을 했고 1979년 민병갈이라는 이름으로 귀화를 하였습니다.

천리포수목원 매표소
▲천리포수목원 매표소
 
1962년 당시 3,025평(1ha)의 땅을 매입한 민병갈은 1970년부터 수목원을 조성하기 시작했고 2000년에는 국제수목학회에서 '세계의 아름다운 수목원 인증'을 받았습니다. 2002년 81세의 나이로 별세하기 전까지 민병갈 원장은 식물들과 나무를 사랑하여 화학약품을 사용하지 않고 친환경적으로 수목원을 가꾸었다고 합니다. 우리에게 소중한 자연유산을 남기고 자연의 소중함을 일깨워 준 분입니다.

수목원으로 들어가는 입구에 가을의 정취가 물씬 풍긴다.
▲수목원으로 들어가는 입구에 가을의 정취가 물씬 풍긴다
  
지난 2001년 광릉국립수목원에 숲의 명예전당이 설립되었습니다. 이곳에는 녹화정책으로 국토를 푸르게 한 박정희 전 대통령, 사시나무를 만든 세계적인 임목육종학자 현신규 박사, 평생을 종자채집을 하며 나무를 사랑한 할아버지 김이만옹, 전남 장성에 500ha가 넘는 삼나무와 편백나무를 조성한 임업가 임종국씨에 이어 2002년 천리포수목원을 세계적인 수목원으로 키운 민병갈 전 원장을 모셨습니다. 우리나라 식물과 나무를 사랑하신 분들의 자연환경 사랑의 정신을 기리기 위한 것이지요.
   수목원 입구 전경
▲수목원 입구 전경
 
천리포수목원은 593,282㎡ 면적에 밀러가든, 목련원, 종합원, 침엽수원, 낭새섬, 에코힐링센터, 큰골 등 총 7개 지역으로 나뉘어져 있지요. 국내 최다 식물을 보유하고 있는데, 무려 16,752 분류군에 달합니다. 목련이 840 분류군, 동백나무가 945 분류군, 호랑가시나무 529 분류군, 무궁화 324 분류군, 단풍나무 251 분류군 등 그 종류를 헤아릴 수 없지요.
 
출구쪽에 마련 된 쉼터
▲출구 쪽에 마련된 쉼터
 
민병갈 원장은 김이만 할아버지와 인연을 맺고 한국의 자생식물들이나 희귀종을 수집하여 천리포수목원에 옮겨 심었는데, 특히 호랑가시나무와 목련, 단풍나무, 동백, 무궁화를 집중적으로 관리하고 아끼셨다고 합니다. 생전에는 사람들의 발길을 타면 식물과 나무들이 시달린다고 해서 일반에 공개하지 않았다가 그가 세상을 떠난 뒤 2002년 되어서 일반에 공개될 정도로 식물과 나무들을 사랑하셨습니다.
 
수목원 안쪽 전경
▲수목원 안쪽 전경
 
천리포수목원에 돈벌이를 위해 수목원 내부에 7개의 숙박시설을 지은 것이 놀랍습니다. 보존에 힘써야 할 희귀식물과 나무들이 훼손되지 않을까 염려스러운데, 수목원 내무에 숙박시설을 만들어 24시간 영업을 한다는 것이 우려스럽습니다. 홈페이지(http://www.chollipo.org)에 '가든하우스'라는 메뉴로 숙박업을 하는데, 이용요금은 150,000원부터 500,000원까지입니다. 연휴나 주말에는 예약을 잡기 힘들 정도로 인기가 높다고 합니다.
 
배롱나무 가든하우스
▲배롱나무 가든하우스
 
가족이라면 상관없지만, 지인들과 함께 술과 음식을 먹으면서 코로나19 방역수칙을 잘 준수할지 의문입니다. 설립자의 설립 취지가 무색해지는 이런 행태에 마음이 무겁습니다. '사람들의 발길을 타면 식물과 나무들이 시달린다'는 설립자 민병갈 원장의 말씀에 대한 수목원의 입장은 어떤지 궁금하네요. 세계에서도 손꼽히는 소중한 자연유산을 국가가 체계적으로 관리해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봄에 활짝 핀 수국
▲봄에 활짝 핀 수국
 
오랜 시간 나무 한 그루, 풀 한 포기에 대한 민병갈 원장의 애정과 땀방울이 모여 지금 이 모습을 갖추게 된 것일 텐데, 생전의 민병갈 원장이라면 또 이 상황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지 궁금해질 따름입니다. 평생 독신으로 살다 수목원과 결혼했다는 민병갈 원장의 말씀이 무색해지는 현실이 안타깝습니다.
 
수목원 연꽃은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수목원 연꽃은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천리포수목원의 7개 지역 중에 첫 번째인 ‘밀러가든’은 민병갈의 영어 이름을 따서 지었지요. 2009년 3월부터 개방되었는데, '설립자 민병갈의 자연사랑 철학과 친자연주의를 계승하여'가 밀러가든의 모토입니다. 밀러정원의 산책로를 걷다 보면 바다가 보이는 산길 옆에 가든하우스가 보입니다. 낮부터 밤까지 사람들에게 시달리는 식물과 나무들에게 미안하다는 생각이 불현듯 스치네요.
 
해송 가든하우스
▲가든하우스
 
천리포수목원을 나와서 천리포해수욕장으로 가다 보면 수목연구원이 나옵니다. 이곳에서는 수목원에 있는 무궁화와 각종 식물들을 연구하고 분류군들을 번식시키기 위해서 연구원들이 연구하는 곳입니다. 지금은 갈대와 핑크뮬리가 어우러져 그 모습이 정말 아름답지요. 또한 나라꽃인 무궁화가 곳곳에서 다양한 모습으로 피어 있어서 아름다운 장관을 이루고 있습니다.
 
수목연구원의 모습
▲수목연구원 모습
 
다행히 이곳은 식물과 나무를 연구하는 곳이어서, 사람들의 출입을 허락하지 않아 식물과 나무들이 생기가 있어 보입니다. 민병갈 박사의 참뜻이 살아있는 듯하여 잠시라도 평온하게 생각에 잠겨 봅니다.
 
핑크뮬리와 갈대의 아름다운 조화
▲핑크뮬리와 갈대의 아름다운 조화
 
미국에서 태어나 한국인들에게 소중한 자산을 남겨준 민병갈 원장의 참뜻을 계승하기 위해 우리는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지요.
 
수목연구원의 무궁화 동산
▲수목연구원의 무궁화동산
 
지금 천리포는 가을과 열애 중입니다. 민병갈 원장이 연인처럼 사랑했던 천리포와, 민병갈 원장을 사랑했던 천리포수목원의 아름다운 사랑입니다. 가을이 되어 결실을 맺는 식물과 나무들처럼 자신이 가지고 있는 모든 것을 우리에게 베푸는 사랑이죠. 단지 아름답기 때문에 꺾이고 밟혀야 할 이유는 없습니다. 아무도 허락한 이 없는데, 식물을 밟고 꽃을 꺾는다면 그것은 죄악(罪惡)입니다. 보이는 대로만 보지 말고 그 속에 담긴 사랑을 볼 수 있도록 마음의 눈을 뜨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억새풀과 어우러진 아름다운 길
▲억새풀과 어우러진 아름다운 길
 
길을 따라 걸으며 아름다운 꽃과 식물들에게 사랑의 눈길을 보내세요. 나무를 보듬어주면서 사랑의 마음을 속삭여 주세요. 이 가을에 민병갈 원장의 참뜻을 새기며 천리포수목원과 소중한 추억을 만드는 것은 어떤가요?

밀러가든 산책길에서 보이는 천리포 전경
▲밀러가든 산책길에서 보이는 천리포 전경
 
충남 화이팅!! 태안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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