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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생공사(共生共死), 발전소와 주변 주민들의 조화로운 삶

자연과 인간이 함께 살아가는 법

2020.10.04(일) 22:57:48나드리(ouujuu@naver.com)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태안군 원북면 방갈리에 위치한 태안화력발전소로 쭉 뻗은 이원방조제의 끝자락에 도착하면 정면에 태안화력발전소 저탄장이 있습니다. 태안화력발전소가 2019년에 유연탄 16,592,000톤을 소비했으니 그 양이 너무 많아 가늠하기가 어렵습니다. 천막으로 지붕을 씌웠으나 바람에 흩날리는 유연탄의 미세한 먼지는 주변에 피해를 줄 수밖에 없지요.
 
민어도에서 바라 본 태안화력발전소 저탄장
▲민어도에서 바라본 태안화력발전소 저탄장
  
저탄장에서 민어도 쪽으로 가다 보면 펜션과 식당을 하는 지역주민 두 가구가 있습니다. 1960년대에는 이곳에 어민들이 많이 살아서 '어민도(漁民島)'라고 부르다가 '민어도'로 바뀌었습니다. 태안화력발전소를 짓기 이전에는 민어도에 소형 어선들이 수십 척씩 드나들었고, 태풍이 불 때면 수백 척의 선박이 태풍을 피해 이곳 민어도항에 정박하였다는데, 지금은 적막하기만 합니다.
 
민어도 전경
▲민어도 전경
 
이곳 민어도는 이원면 주민과 원북면 주민들이 앞바다에서 바지락과 굴을 채취하고, 낚지와 물고기를 잡아서 생계를 이어나가는 곳이지요. 봄부터 가을까지 낚시꾼들이 민어도 끝자락에서 낚시를 하면서 휴식을 취하는 곳으로 유명합니다. 저탄장 바로 앞에 펼쳐진 갯벌에는 게와 망둥어 같은 다양한 해양생물들이 살고 있습니다. 그리고 민어도 선착장 끝에서 수십 미터 떨어진 곳에 '서해영어조합'에서 운영하는 굴양식장이 눈에 보입니다.
 
저 멀리 보이는 굴 양식장
▲저 멀리 보이는 굴양식장
 
선착장 끝에서 긴 칼을 옆에 차고 바다를 노려보는 이순신 장군을 바라보며 시름에 잠겨듭니다. 기후변화와 각종 질병을 유발시키는 환경파괴로 인하여 인류의 생존이 위협받고 있는 이때에 우리가 지켜야 할 것은 무엇일까요? 조상 대대로 물려받은 우리의 소중한 환경을 오염시키는 것들을 모두 이순신 장군의 칼로 단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순신 장군과 민어도 전경
▲이순신 장군 동상과 민어도 전경
 
태안화력발전소의 연간 전기 생산량이 2018년 기준으로 38,848Gwh이며, 이는 한국의 국민들이 20일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어머어마한 양입니다. 발전소 굴뚝에서 뿜어져 나오는 유해가스와 저탄장에서 흘러나오는 유연탄의 미세먼지를 주변의 주민들과 바다에서 서식하고 있는 각종 해양생물들이 흡입하게 된다면 그 피해는 금액으로 환산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노 부부가 석굴을 채취하는 모습
▲노부부가 석굴을 채취하는 모습
 
태안화력발전소는 1995년 500Mwh 1호 발전기 준공을 시작으로 2007년까지 총 8호기를 준공하였으며, 1,050Mwh 1호 발전기를 2016년 준공하고 이어 2017년에 2호기를 준공하여 총 10호기의 발전설비를 갖추었습니다.
 
태안화력발전소 정문 모습
▲태안화력발전소 정문 모습
 
이로 인하여 2001년부터 지금까지 10명 이상이 사망하고 수십 명이 부상을 당했습니다. 피해자 가족과 동료들은 아직도 힘들어하고 있지만, 서부발전은 복잡한 원청과 하청의 구조적인 문제점을 이용해서 책임을 회피하는 무책임한 대응으로 일관하고 있지요. 청년 김용균의 죽음과 같은 피해자들의 분노와 슬픔이 발전소 터빈 속에서 석탄처럼 타오르며 세상을 밝히고 있다는 것이 아이러니하기만 합니다.
 
굴뚝에서 뿜어져 나오는 유해가스 모습
▲굴뚝에서 뿜어져 나오는 유해가스 모습
 
2014년 4월 12일에 모 방송국의 보도가 생각나네요. 서울의 한 열병합발전소 SH 관계자가 굴뚝에서 나오는 백연 현상은 천연액화가스를 쓰고 있기 때문에 사람의 입김과 같이 인체에 무해하다고 했지요. 당시 이 방송국은 세 차례에 걸쳐 흰 연기를 포집해 전문연구소에 분석을 의뢰했는데, 충격적인 결과가 나왔습니다.
 
밤에도 발전소 굴뚝에는 수증기가 뿜어져 나온다.
▲한밤에도 쉬지 않고 수증기가 뿜어져 나오는 발전소 굴뚝
 
수증기라던 흰 연기에서 3종류의 발암물질이 검출된 겁니다. 흰 연기 속에서 벤젠이 17.8㎍/㎥, 톨루엔 2.9㎍/㎥, 테트라클로로에틸렌도 385㎍/㎥나 나왔는데, 장시간 노출될 경우 벤젠은 백혈병을, 톨루엔은 정신착란을 유발할 수 있는 양이었습니다. 태안화력발전소에 있는 7개의 거대한 굴뚝에서 뿜어져 나오는 하얀 수증기 속에 유해물질이 없다는 것을 믿을 수 없는 이유입니다.
 
민어도 선착장에 설치된 관광객들을 위한 안내 표시판
▲민어도 선착장에 설치된 관광객들을 위한 안내 표시판
 
민어도를 뒤로하고 발전소 후문 쪽으로 돌아 학암포항으로 도착하였습니다. 학암포는 원북면에 위치한 항구이면서 석양이 아름다운 해수욕장으로 유명한 곳이지요. 매년 저녁노을 축제가 열릴 정도로 아름답습니다. 민어도가 태안화력발전소의 동쪽으로 붙어 있는 섬이라면, 학암포는 서쪽으로 붙어 있는 마을입니다. 학암포 쪽으로 변전소와 태양광을 설치하여 그나마 저탄장이 있는 민어도보다는 환경이 좋은 편입니다.
 
학암포 해변에서 가족들이 무언가를 줍고있다.
▲학암포 해변의 갯벌체험객들
 
하지만 열 개의 발전기 터빈을 돌리면서 생기는 엄청난 열기를 식히려고 해수를 이용하고, 뜨거워진 해수를 다시 바다로 흘려보내는 과정에서 다량의 디메틸폴리실록산이 함유된 소포제(거품제거)를 사용하여 물의를 일으켰습니다. 우리 생활에서 전기는 필요하지만 기업의 이익을 위해서 주변의 안전과 환경보존을 무시하고, 인간의 생명까지 무시하는 행태를 더이상 좌시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학암포 항구 산 넘어에 있는 발전소 굴뚝.
▲학암포 항구의 모습
 
학암포의 옛 지명은 분점포라고 불렀습니다. 1968년 7월 27일에 '분점포'를 '학암포'로 개명하였지요. 화력발전소와 학암포항이 있는 이곳 방갈리는 원북면의 북쪽에 위치한 마을로 주변 경관이 뛰어나 예로부터 관송팔경(貫松八景)이 전해오고 있을 정도입니다.

학암포 산 넘어에 발전소 굴뚝의 모습
▲학암포 산 넘어에 발전소 굴뚝의 모습
 
학암포(鶴岩浦)란 지명은 한 노인의 꿈에서 유래하였다고 합니다. 옛날 이곳에 살던 노인이 꿈을 꾸었는데, 꿈속에 신선이 나타나 말하기를, “이달 보름에 학 한 마리가 날아와 어느 곳 돌 위에 앉았다가 죽을 것이다. 이 죽은 학이 곧 바위로 변할 것이니 지켜보아라”라고 하였답니다. 꿈에서 깬 노인이 신선의 말을 따라 그 달 보름날 바위 근처로 가 보니 과연 바위 밑에 학 한 마리가 떨어져 죽어 있었지요. 노인은 이것을 괴이하게 여겨 학이 앉았던 바위를‘ 학암’이라 이름지었다고 합니다.
 
학암포 주민이 고기를 말리는 모습
▲학암포 주민이 생선을 말리는 모습
 
민어도 주민들과 학암포 주민들은 바다가 주는 만큼만 얻으려 노력하고, 땅이 베푸는 만큼만 수확하면서 살아가는 사람들입니다. 자연이 허락하는 것 이상의 욕심을 부리지 않고 살고 있지요. 그런데 거대한 화력발전소는 자연 파괴는 물론 주민들의 안전을 무시하며 전기를 생산해 돈을 벌고 있습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지금의 이 땅은, 미래의 우리 후손들이 살아가야 할 소중한 터전입니다. 기업과 주민들이 서로 배려하고 협력한다면 아름다운 자연환경만큼 우리들의 삶도 아름답고 행복해지지 않을까요? 공생공사(共生共死)라는 사자성어가 주는 의미를 되새겨 볼 때입니다.
 
어민들이 고기를 잡을 때 사용하는 통발모습
▲어민들이 사용하는 통발

충남 화이팅!! 태안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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