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치는 바람에도 맑은 햇살에도 가을이 느껴지는 9월 말 새벽녘, 가을을 맞는 고택의 풍경을 담으려 충남 논산시 노성면에 위치한 ‘명재고택’을 찾았다.
  

 
명재고택은 조선 숙종 때의 학자인 윤증 선생(1629~1714)의 가옥으로 그의 호를 따서 명재고택이라 불린다. 대문도 담장도 없이 마을을 향해 활짝 열려 있다. 뒤로는 노성산 산줄기를 병풍처럼 두르고, 앞으로는 장방형의 작은 연못을 두었다.
 

 
겉모습은 소박하지만 구석구석 기품이 흐르는 고택으로 유명하다. 고택을 들어서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줄을 맞춰 늘어선 수백 개의 장독들이 고택의 가을 정취를 더한다. 
 

 
수백 년 수령의 거대한 느티나무가 줄지어 서 있는 언덕은 고택을 가장 잘 볼 수 있는 곳일 뿐만 아니라 가장 아름다운 풍경을 보여주는 곳 중의 하나이다.   
 

 

 
지면에서 3ｍ가 넘는 높이에 세워진 사랑채 대청마루에 올라서자 앞마당과 들판이 훤히 내려다보인다. 
         
대청마루에서도 창 밖으로 나란히 줄지어 서 있는 항아리의 모습을 볼 수 있다. 
   

 
또한 이곳에는 특별한 솟대도 있다.
   

 
고택 앞 부유식물로 가득찬 작은 연못에는 아침햇살을 받아 드리워진 배롱나무 그림자가 특별한 운치를 준다.
 

 
장독대에 장이 익어가듯 고택의 가을은 가을빛으로 소리없이 곱게 익어가고 있었다. 내가 이곳을 찾았을 때가 9월 말이었는데, 가을이 본격적으로 깊어 아름드리 느티나무에 단풍이 물들 때면 또 다른 환상적인 풍경이 펼쳐지리라. 이 가을에 찾기 좋은 곳, 명재고택은 언제든 가장 아름다운 가을의 모습으로 당신을 맞이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