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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진(공주)백제 이끈 5대왕을 추모하다

백제문화제, 문주왕부터 성왕까지 5대왕에게 술잔 올리며 뜻 기려

2020.09.30(수) 02:19:26양창숙(qkdvudrnjs@hanmail.net)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제례는 국가와 사회마다, 종교적 신념과 양식에 따라 망자 신(神)을 부른다는 숙엄한 가치를 표방한다. 공동체의 유대감과 질서를 형성하는데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공주에서 열린 이번 66회 백제문화제에서 5대왕 추모제가 성대하게 펼쳐졌다.
 
원래 부여의 영고, 고구려의 동맹, 예의 무천, 삼한의 계절제 등 고대 제천의식에서 우리 민족은 하늘에 제사 지내고 며칠 동안 함께 어울려 춤추고 노래 불렀다는 기록이 있다. 제사는 동아시아에서 고대부터 국가의 가장 크고 중요한 의례였으며 일체감을 확인하는 자리였던 것이다. 그래서 제례는 문화적 자긍심의 원천으로 어제를 기억하고 오늘과 내일을 연결하는 이음의 의례로 보기도 한다.
  
고구려에 패하고 전장에 있던 백제 개로왕이 전사를 하자 급히 수도 한성을 버리고 웅진(지금의 공주)로 내려온 왕이 개로왕의 아들 문주왕이다. 이때부터 웅진백제시대가 열렸고 그때부터 부여로 천도한 성왕 때까지 5명의 왕이 웅진백제를 통치했는데, 이번 백제문화제에서는 그 5대왕을 추모하는 추모제가 제례중심으로 열렸다.
 
올해 추모제는 동방의 예악(禮樂)에 따른 제례로 품격을 높이고, 백제문화의 정체성을 담아 지역주민과 관광객이 무령왕을 비롯한 웅진백제왕을 기억하고 참여하는 제례의식으로 진행됐다. 특히 제례를 행하기 위해 작년에 학술연구를 진행했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분야별 전문가로 구성된 웅진백제왕 추모제 봉행위원회를 설치해서 제례의 예법과 격식부터 제례악, 제복, 제수 진설 등 제례 전반을 준비했다고 한다.
 
아울러 유네스코에 등재된 인류무형유산으로 종합의례인 국가무형문화재 제56호 종묘제례를 기반으로 홀기를 재구성했으며, 제수를 진설하는 제기의 경우에도 출토유물을 바탕으로 만들었다고 하니 고증에도 많은 신경을 쓴 것이다.
 
또한, 제례악에서도 국보 제287호 백제금동대향로에 나타난 백제악기를 결합한 제례악 연주로 장엄한 선율과 함께 다섯 왕의 공덕을 칭송하는 악장과 그 의미를 정제된 몸짓으로 구현하는 일무를 도입해 경건함을 한층 강화했다.

추모제를 통해 오늘날 백제문화제의 기원을 찾고, 조상 신에게 정성을 전하고 복을 얻고자 하는 제의인 웅진백제왕 추모제는 참석자 모두의 소원을 빌어보는 뜻깊은 시간이 되기도 하는 것이다.
 
웅진(공주)백제 이끈 5대왕을 추모하다 사진

추모제의 첫 행사는 공주 정지산 천제단에서는 백제 혼불 채화를 하는 것부터 시작한다. 이때 고천제(하늘에 행사를 아뢰는 의식)를 지낸다.

사진을 보면 왼쪽 위에서부터 시계바늘 방향으로 혼불채화, 채화된 혼불을 전달하는 장면, 추모제가 열리는 송산리고분군 숭덕전, 추모제를 봉행하기 위해 숭덕전에 입장하는 김정섭 공주시장의 모습 등으로 이어진다.
 
웅진(공주)백제 이끈 5대왕을 추모하다 사진

제례의식을 행할 때 가장 먼저 술잔을 올리는 사람을 초헌관, 두 번째가 아헌관, 마지막 3번째가 종헌관이다. 사진 맨 왼쪽은 그 제관들이 앉아 있는 모습이고, 오른쪽은 무용단이 예악에 맞춰 춤추는 장면, 아래는 초헌관들이 제단에 올라서는 모습이다.
 
초헌관부터 아헌관 종헌관을 맡은 공주시 관내 기관장들의 명단. 이분들이 제관이 되어 역대 왕들에게 술잔을 올린다.
▲초헌관·아헌관·종헌관을 맡은 공주시 관내 기관장들의 명단, 제관인 이들이 역대 왕들에게 술잔을 올린다
 
웅진(공주)백제 이끈 5대왕을 추모하다 사진
 
본격적으로 초헌관부터 역대 왕들에게 술잔을 올리는 경건한 예가 시작됐다.
 
사진 맨위 왼쪽은 김정섭 공주시장이 5대왕 중 가장 앞선 문주왕에게 술잔을 올리는 모습이고, 그 오른쪽은 은술잔을 확대한 사진이다. 가운데는 김정섭 시장 뒤에서 모든 초헌관 5명 전체를 본 화면이고, 아래 왼쪽은 유생이 축문을 읽는 모습, 오른쪽은 초헌관이 술잔을 올리고 퇴장한 후 무희들이 춤을 추는 모습이다.
 
추모제에 모신 백제 5대왕의 발자취에는 고대의 극적인 시대상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백제 22대 문주왕은 부왕인 개로왕이 고구려군에게 살해당한 후 수도를 공주로 천도한 ‘웅진백제 창업군주’이다. 삼근왕은 13세 어린 나이로 보위를 이어 왕권이 취약했다. 삼국사기는 삼근왕의 사망사실만 기록하고 있는데, 그때 나이 16세다. 고구려의 위협으로부터 백제를 지켜낸 동성왕은 왕권 강화와 외교 분야에서 정치적 안정기를 이뤘다는 평가를 받는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송산리고분군의 주인은 무령왕이다. 웅진백제시대의 부흥을 이끈 최고의 군왕이며 8척이고 용모가 아름다웠으며, 성품은 인자했다고 전한다. 수도를 사비로 옮긴 성왕은 중국의 양나라 및 일본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했다.
 
웅진(공주)백제 이끈 5대왕을 추모하다 사진

축문의 한자 원문과 우리말로 풀어놓은 것이다.
 
웅진(공주)백제 이끈 5대왕을 추모하다 사진
 
사진 맨 위부터 아래로 대형 나비날개를 단 무용수의 춤, 두 번째 아헌관이 제단에 올라선 모습, 아헌관이 술잔을 들기 전 손을 씻는 장면이다.
  
웅진(공주)백제 이끈 5대왕을 추모하다 사진
 
아헌관이 술잔을 올린(첫 번째) 뒤 무용수들이 춤을 추고 있다. 이날 추모제에서는 무용수의 춤이 5~7차례 정도는 계속됐던 것 같다.
  
웅진(공주)백제 이끈 5대왕을 추모하다 사진
 
마지막 종헌관이 술잔을 올리기 앞서 손을 씻는 모습(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종헌관이 술잔을 올리고, 백제 관리가 대형 칼을 들고 입장하는 장면, 제례에 쓰인 전통용기들이다. 
  
웅진(공주)백제 이끈 5대왕을 추모하다 사진
 
모든 의식이 끝난 후 유생들과 김정섭 시장이 축문을 불태우고 있다. 이 과정을 망료례라고 부른다.
 
웅진(공주)백제 이끈 5대왕을 추모하다 사진

김정섭 시장이 참석자들에게 감사인사를 하고 있다.

김 시장은 “전국 3대 축제로 성장한 오늘날 백제문화제의 기원은 바로 제례 및 불전 행사이다. 올해는 제례 중심으로 치러지면서 그 동안 다소 소외됐던 제불전 행사가 새롭게 조명을 받고 있다”며 “특히 웅진백제 5대왕을 기리는 동시에 온 국민의 염원을 담아 코로나19 종식을 함께 기원드릴 예정”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웅진(공주)백제 이끈 5대왕을 추모하다 사진
 
이어서 기념촬영을 하고 5대왕 추모제는 끝났다.

처음부터 끝까지 가슴 뭉클한 추모제였다. 우리가 이런 예를 갖추며 고집스럽게 전통을 찾고 지키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리의 뿌리와 근원과 가치가 거기서부터 출발하기 때문이다.

이런 소중한 전통, 오랫동안 간직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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