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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봉 조헌 선생을그리다

내포칼럼-백승종 한국기술교육대 겸임교수

2020.09.28(월) 02:13:35도정신문(ktx@korea.kr)

중봉 조헌 선생을그리다 사진



시대를 앞서간 조선의 충의지사
중국왕조 법·제도 연구 토대로
가문·여성·신분차별 철폐 주장
당대 사회의 근본 문제 꼬집어
임란 전부터 국방 개혁 건의도
진취적인 삶에서 배우는 교훈


이제 초가을 바람이 불건마는 전염병이 창궐해 누구라도 행동이자유롭지 못하다. 서재에앉아, 작년 이맘때 ‘금산 칠백의총’에 다녀온 기억을 더듬는다. 충남금산군 금성면 의총길 50번지, 그곳에서임진왜란 때 장렬히 전사한 700명의호국 영령께 묵념을 올렸다.

한분 한분이 충의지사인데 중봉 조헌은 그중에서도 빛나는 분이시다. 선생은 비범했다. 왜란이 일어나기 전에 국방 개혁을 건의하기도 했다. 선조와 조정 대신들이 선생의 말을따랐더라면 그렇게 수모를 겪지 않아도 됐을 것이다. 조금 더 알고 보면, 선생은 당대의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려고 동분서주했다. 자세하게 설명하기에는 지면이 허락하지 않아, 세 가지만 간단히 적어보려고 한다.

첫째, 선생은 인재 등용의 폭을 넓히려고애썼다. 조선 사회에서는 제아무리 뛰어난 사람이라도 가문이 한미하면 쓰이지 못했다. 선생이 특히 주목한 것은 서자 차별이었다. 고려 중기부터 서얼에대한 차별이 제도화되기 시작해, 조선 시대가 되면 서자는 물론이고 재혼한 과부의 자손까지도 벼슬길이 막혔다.

선생은 이를 악법으로간주하고 해결책을 찾기 위해 중국 역사책을 조사했다. 그리하여 북송의 이름난 재상 범중엄 같은 인물도 재혼한 여성의 아들이라는 사실을 밝혔다. 중국의 역대 왕조에서도 서얼이 관직 생활을 하는 데 아무런 걸림돌이 없었다. 조선과 동시대인 명나라도 마찬가지였다. 역사적 사실을 토대로 선생은 하루바삐 서얼 차별을 없애자고주장했다.

둘째, 선생은 여성의 재혼을 무조건 금지하는 조선의 풍습이 지나치다고 확신했다. 딸이 성년이 됐는데도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시집을 보내지 않으려는 이도 처벌받아 마땅하고, 의지할 데가 없는 청상과부의재혼을 금지하는 것도 잘못이라는 것이었다.

선생이 알아본 바로는 중국 명나라에서도 과부는 자신이 원하기만 하면 재혼할 수있었다. 유독 조선 사회에서만 여성의 재혼이 금지된 셈이었다. 선생은 그 법과제도를 반드시 뜯어고치려고 했다. 과부의 재혼이 불가능하게 되자 조선에서는 차마 형언하기에도 난처한 성범죄 사건이 각지에서 일어나고 있었다. 어떤 사람은 남몰래 간통하다가 아이가 태어나면 밤중에 버렸다고 한다. 선생이보기에는, 당사자인 과부의 뜻을 존중하면이런 비극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었다.

끝으로 선생은 노비제도의 문제점에도 주목했다. 그 당시 사회에는 다양한 이유로 남의 노비가 된 경우가 많았다. 선생은 개인이든 국가든 노비소유를 제한해 시간이 조금 지나면 노비제도가 저절로 소멸하는 방법을 구상했다. 물리적인 혁명이 없이도 누구나 자유민이 되는 사회를 꿈꿨다니, 정말 의미심장한 개혁안이었다.

자나 깨나 선생은 낡은 조선 사회의 근본적인 개혁을 꿈꿨다. 명나라에 ‘질정관’으로 가게 됐을 때도 선생은 자투리 시간을 아껴가며 명나라의 법과 사회제도를 연구했다. 행여 우리 사회의 개혁에 도움이 될 만한 실마리를 발견할 수 있을까 싶어서였다. 하건마는선생이 고안한 개혁안은 하나도 실천되지 못하했다. 기득권층의 이익에 반대되는 것이라서 불가능한 일이었으니, 실로 안타깝다.

역사가 만병통치약은 아니지만 과거를 들여다보면 문제 해결의 실마리가 보일 때도 있는 법이다. 선생의 진취적인 삶에서 우리가 배울 점이 반드시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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