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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사멸을 기원한 영산대재(靈山大齋)

백제의 무명병사, 호국영령, 국태민안도 함께 기원해요

2020.09.28(월) 00:21:28남준희(skawnsgml29@hanmail.net)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영산대재가 열린 공주시 백제문화제 메인무대인 금강 신관공원 둔치
▲ 영산대재가 열린 공주시 백제문화제 메인무대인 금강 신관공원 둔치

영산대재 봉행을 하는 스님들과 관계자들이 앉아있다.
▲ 영산대재 봉행을 하는 스님들과 관계자들이 앉아있다.

부처님을 그린 불교 탱화와 만장이 펄럭이고 있다.
▲부처님을 그린 불교 탱화와 만장이 펄럭이고 있다
 
제66회 백제문화제 영산대재가 오늘 낮 4시 반부터 공주시 신관동 금강둔치에서 봉행됐다. 영산대재(靈山大齋)가 뭔지 처음 듣는 분들이 많을 것이다. 도민리포터도 이번에 처음 듣고 공부를 조금 해보았다.
 
원래 이것은 불교의식인데 매년 백제문화제와 함께하면서 웅진 백제시대 왕의 업적을 기리고 국가와 민족을 위해 목숨을 바친 영령들의 왕생극락을 기원해 왔다고 한다. 특히 백제는 나당연합군에 의해 나라의 역사가 끝났기 때문에 당시 적군과 맞서 싸우다 목숨을 잃은 백제의 역대 군왕과 무명병사들의 넋을 기리는 의미가 강했다.
 
다만 영산대재는 백제의 공주에서만 치르는 행사가 아니라 대체로 어떤 특정한 혼령을 위로하고 그분들의 극락왕생을 기원하는데 치르는 불교적 행사다. 즉 전국 어디에서건 불가(佛家)에서 언제든지 봉행하는 행사 의식이다. 그리고 반드시 영령 기원이 아니더라도 우리가 희망하고 바라는 바를 불교의 힘을 빌어 소망하며 기원하는 의식이라고 한다.
 
그래서 올해 백제문화제의 영산대재 주제는 '코로나19 종식기원'이었다. 이것을 제사(祭祀)의 의미로 생각해 '영산대제'라고 잘못 이해하시는 분들이 있는데 그게 아니라 '대재(大齋)'가 맞다.
  
합창단의 불가(佛歌) 제창 모습. 목소리가 참 아름다웠다.
▲합창단의 불가(佛歌) 제창, 목소리가 참 아름다웠다
 
김정섭 공주시장님이 축사를 하고있다.
▲김정섭 공주시장이 축사를 하고 있다
 
무대 앞의 뒷쪽에서 본 행사장 모습
▲무대 정면에서 본 행사장 모습
 
스님이 무대에서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해사 진행을 위해 무대에 오른 스님

백제문화제에서는 해마다 몇 년째 거르지 않고 영산대재 의식을 거행해 왔고, 올해도 비대면 방식으로 진행했다.

오늘 열린 영산대재는 공주시사암연합회 주최로 공주 신관둔치체육공원 특설무대에서 봉행됐다. 오후 4시 30분 식전행사로 두레패와 취타대 한마당이 펼쳐졌다. 김국환 공주불자연합회 회장의 개회선언으로 시작된 법요식은 공주시 문인협회 불자시인 보정 유준화씨의 발원문에 이어 김정섭 공주시장의 축사가 있었다.
 
김정섭 시장은 '공주는 삼국시대부터 일제강점기까지 충청권을 포괄한 행정과 군사 중심지로 나라를 지키기 위해 많은 군인과 의병, 독립운동가들이 활동해 온 충의의 고장'이라며 '임진왜란 시기에는 영규대사를 비롯한 수많은 승병들이 청주성 전투와 금산전투에 참여해 순국한 호국불교의 발원지'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영산대재가 우리 지역과 나라를 위해 헌신한 모든 영가분들을 해원상생의 길로 천도하고, 이들의 애국애족정신을 우리 시민들과 함께 되새기는 자리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희망의 메세지를 내놓았다.
  
행사에 쓰기 위해 무대에 설치한 대형 북
▲행사에 쓰기 위해 무대에 설치한 대형북

부처님을 모시고 가는 행렬. 저 안에 부처님 조각상이 들어있다.
▲부처님 조각상이 든 가마를 모시고 가는 행렬
 
코로나19 사멸을 기원한 영산대재(靈山大齋) 사진
▲자세히 보니 마치 어가(御家) 행렬에 쓰이는 그런 기구였다
 
김정섭 공주시장님이 관람석에서 일어나 합장하며 기원하고 있다.
▲김정섭 공주시장이 관람석에서 일어나 합장하며 기원하고 있다
 
이어서 전통적인 영산대재 의식이 진행됐다.

영산재 이수자 호산스님 외 13명의 스님이 '시련'을 했고, 이어서 이분들이 다시 '재대령'을 했다. 그 뒤를 이어 관욕(살풀이)이 진행됐다.
  
시련은 보살님이 육신이 없는 영가를 나의 몸에 의지시켜 재도량으로 모시고 들어가는 의식이라 한다. 우리 민족의 역사 속에 나라와 민족과 백성을 위해 멸사봉공하신 위대한 선각자 영령들과, 함께 헌신한 분들의 애혼·고혼들의 한을 달래는 법어를 낭독하는 것이다. 그들을 미망의 세계에서 해원시켜 극락왕생의 길로 인도하는 의식이다.
 
재대령은 영가들에게 간단한 차와 음식 등으로 재에 동참하게 하는 의식이다. 불제자들을 위로하고 특히 백제를 세운 소서노 여제와 백제 1대 온조왕부터 31대 의자왕, 나라를 위해 헌신하고 지키고자 했던 순국의 열사, 조선왕조 당시 왜란으로 희생당한 영규대사와 의승병, 형장에서 희생된 무고한 원혼들, 우금티에서 전멸하신 동학농민군, 6.25전쟁 때 학살당하신 분 등을 상생의 길로 천도하는 의식이다.
  
법요식에서 스님이 법고를 두드리고 있다.
▲법요식에서 스님이 법고를 두드리고 있다
 
영령들의 원혼을 달래는 살풀이춤을 추고있다.
▲영령들의 원혼을 달래는 살풀이춤
 
살풀이 춤을 추는 앞에서 한 시민이 촬영 삼매경...
▲살풀이춤 무대 앞에서 촬영삼매경에 빠진 시민

마지막으로 김정섭 시장님이 향을 피워 올리고 있다.
▲마지막으로 김정섭 시장님이 향을 피워 올리고 있다
 
관욕은 탐욕에 물든 영가들의 몸과 마음을 씻어주고 부처님의 공력으로 만든 저승 옷을 갈아 입혀 불전에 나갈 준비를 시켜주는 의식이다. 
 
영산대재가 열린 날 하늘은 유유창천 티없이 맑았고 바람도 선선하게 불어 전형적인 가을의 낭만을 선사한 날씨였다. 아쉽게도 코로나19 때문에 시민들의 참여와 관람이 거의 제한됐고, 영산대재 관계자와 내빈, 행사요원만 참석했다. 그러나 영산대재 내용 전체는 유튜브를 통해 생중계되었다. 특히 하늘에서는 드론이 처음부터 끝까지 촬영하면서 생생한 영상을 제공해 주었다.
  
어느 나라, 어느 사회건 영웅도 있고 의인도 있다. 국가와 민족과 사회를 위해 헌신한 사람, 당시 백제를 구하고 지키고자 목숨을 던진 이름없는 병사들의 넋을 이번 영산대재 행사와 함께 기려본다. 또한 영산대재를 통해 국가적 재난위기를 초래한 코로나19가 빨리 사멸되기를 함께 고대하며 우리사회 발전을 대한민국 국민들과 함께 기원해 본다.
 
마지막으로 2003년 불교문예에 등단해 한국시인협회 충남시인협회 회원이자 공주문인협회 회장을 역임한 유준화 시인의 영산대재 발원문 시문 일부를 함께 감상할 수 있도록 옮긴다.
  
  누가 백제를 잃어버린 왕국이라 했던가
  승자가 쓴 역사의 기록은 허구라는 말이 있어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라는, 말씀을 생각한다.
  천 년 전 웅진성에서는
  영동대장군 백제 사마대왕의 웅대한 포부와
  지축을 흔드는 말발굽 소리가 삼국으로 내달렸으리
   ……(중략)……
  대자대비하신 석가여래 부처님과
  아미타 부처님께 극락왕생을 비옵나니
  황산벌에서 산화한 백제의 오천결사대와
  백제부흥운동을 위해 숨진 영령들
  영규대사가 이끈 의승군과 동학군의 영령들을
  자비로 감싸주시어 극락으로 인도하여 주시옵소서
  -<영산대재 발원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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