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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박한 천년고찰 문수사 힐링여행

2020.09.19(토) 11:03:37이종섭(dslskj55@hanmail.net)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서산 상왕산에 있는 문수사. 천년고찰이기는 하지만 규모가 아주 작다. 문수사 자체가 워낙 작은 사찰이라 사람이 오긴 오나 싶을 정도로 작다. 마곡사, 수덕사, 갑사, 동학사 등 여느 천년 고찰을 상상하신다면 이곳 문수사는 작은 암자 같은 분위기다. ‘큰 사찰’이 아니라서 실망할 것까지는 없다.
 
절이 갖고 있는 고즈넉한 분위기와 풍경은 그 자체만으로도 아우라가 넘친다.
  
소박한 천년고찰 문수사 힐링여행 사진
▲문수사를 가기 위해 가장 먼저 만나는 일주문
 
절에 들어가는 어귀에 우뚝 서 있는 문으로, 기둥을 양쪽에 하나씩만 세워서 지어진 것이 보통 건물과 다르다. 이 문을 경계로 하여 문밖을 속계(俗界)라 한다. 문 안은 진계(眞界)인 것이며, 이 문을 들어설 때 오직 일심(一心)에 귀의한다는 결심을 갖는 것이다.
  
참고로 지금은 가을이지만 문수사는 해마다 4월 말과 5월 초에 흐드러지게 피는 핑크빛 왕벚꽃길이 유명해 전국의 사진작가들이 몰려드는 곳이다.
   
소박한 천년고찰 문수사 힐링여행 사진
▲문수사 경내
 
산사를 가는 여정은 누구나 상쾌하고 마음이 정갈해진다.
 
주변 숲에서 들려오는 산새의 노랫소리, 맑은 공기, 고요한 분위기 모두 그런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들어가 만난 문수사 경내는 역시 작고 소박했다.
  
소박한 천년고찰 문수사 힐링여행 사진
▲나무숲에 쏙 들어가 있는 산신각
 
산신각은 사찰에서 산신을 봉안하는 불교건축물로 사실 불교와 큰 관련이 없는, 한국적 불교의 특징이라고 한다. 즉 불교가 들어와 토착화하는 과정에서 우리나라 사람들이 그동안 믿었던 토착신을 불교적 신앙에 접목하는 과정에서 생겨난 것이라 할까.
   
소박한 천년고찰 문수사 힐링여행 사진
▲이끼 낀 작은 탑과 문수사를 알리는 표지판
 
백과사전에 나와 있는 내용을 옮겨 보자면 문수사에 대한 설명은 대략 다음과 같다. 이 절은 확실한 창건연대 기록이 전하지 않아 정확한 시기를 알 수 없지만 1973년 극락실전 내에 안치된 금동여래좌상에서 발견된 발원문에서 고려 제29대 충목왕 2년(1346)이란 기록이 있어 고려 때 창건된 사찰로 추정된다고 한다. 발원문 발견 시에 생모시, 단수포, 쌀, 보리 등 600여 점이 함께 발견되기도 하였다. 문수사는 조용한 산사분위기를 느낄 수 있으며 봄철에는 주위의 산과 목장에 벚꽃과 야생화가 어우러져 한 폭의 동양화를 연상케 한다.
 
소박한 천년고찰 문수사 힐링여행 사진
 
소박한 천년고찰 문수사 힐링여행 사진
 
문수사에서 나온 각종 유물들에 대한 설명이 표지판에 친절하게 잘 되어 있다. 보물 제1572호 문수사 금동여래좌상은 1346년에 조성된 고려 후반기 단아양식 불상의 대표작으로 높이 평가되고 있지만 1993년 도난당했다. 그리고 현재는 그 복장유물(腹藏遺物)만 전한다.

복장유물은 1973년 12월 충청남도문화재위원회에 의하여 발견·조사되었다. 복장유물이라고 해서 스님이 입었던 승복을 생각하면 안 된다. 복장유물이란 불상을 만들 때, 가슴 안쪽에 넣는 유물을 뜻한다. 금·은·칠보와 같은 보화나 서책(書冊) 등이 있다. 절도범들은 복장 유물을 집중적으로 노렸다.
 
침략과 전쟁의 역사가 많은 나라라서 유물을 숨기기 위해 널리 쓰인 방법이라 한다. 아시아 대부분의 국가가 불교국가라서 가능한 방법이었다고 한다. 이같은 방법을 쓰는 이유는 불상을 약탈은 해가도 파괴하는 경우는 드물어, 빼앗기더라도 지키는 방법을 선택한 종교적 신념에서 발현한 것으로 보면 될 것 같다.
 
소박한 천년고찰 문수사 힐링여행 사진

문수사 극락보전이 묵직하고도 경건하게 자리를 지키고 있다. 극락보전은 충청남도 유형문화재 제13호로 지정되어 있다. 앞칸 3칸, 옆면 2칸 규모이며, 지붕 옆면이 사람 인(人)자 모양의 맛배지붕집이다.
 
내부에는 중앙에 불단을 배치하고 그 위에는 화려한 닫집을 달았다. 바닥에는 우물마루를 깔아서 의식을 행할 때나 도를 닦는데 도움이 되게 하였다. 극락보전은 조각 수법이 매우 수려하고 웅장하며, 여래상을 비롯하여 삼세불상과 나한상·각종탱화 등 많은 유물을 보관하고 있다.
 
소박한 천년고찰 문수사 힐링여행 사진
 
극락보전 내에 봉안된 금동여래좌불상이다. 앉은 높이 70cm, 무릎 폭 50cm이다. 이 좌불상은 고려 제29대 충목왕 2년(1346)에 조성관 단아한 금동불좌상으로 장곡사금동약사불좌상(보물337호)을 비록산 고려 후기 불상 양식을 대표하는 작품이다.
 
계란형의 갸름한 얼굴, 가늘고 적정한 눈, 오똑한 콧날, 미소를 머금은 단정한 입 등 섬세한 표현이 단아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균형잡힌 체구에 하품중생인의 손모습 등 신체는 현안하면서도 자연스러운 조화를 이루고 있다. 또한 신체의 특징뿐 아니라 적절하게 가해진 옷주름 왼쪽 팔꿈치의 Ω자형 주름과 가슴의 승각기와 띠매듭 등 모든 점에서 장곡사불상과 동일한 모습이다.
 
소박한 천년고찰 문수사 힐링여행 사진
 
소박한 천년고찰 문수사 힐링여행 사진
 
스님들이 기거하는 요사채와, 여느 산사에나 다 있는 풍경이 눈에 들어온다. 규모는 작지만 아기자기한 산사의 풍경이 소박한 요사채와 그 뜨락에 놓여 있는 한 켤레의 고무신이 어우러져 더없이 정겹게 느껴진다.

사찰의 처마 끝에 풍경 역시 묵직하면서도 고요한 침묵으로 다가서 가끔씩 허공을 향해 소리를 울려준다. 아련하게 들리는 댕겅거리는 소리, 바람소리인 듯 우주삼라만상을 울리는 심금의 소리인 것만 같다.
 
살다 보면 가정사, 회사일, 이웃간의 갈등, 친구와의 문제 등이 복잡하게 얽혀 고민스러울 때가 많다. 그래서 가끔은 마음이 허허롭고 단아하지 못하다. 그렇게 일상으로부터 나를 적당한 거리로 돌아보고 싶을 때는, 깊은 산에 올라서 호흡을 가다듬어 보곤 한다.
 
숲길을 걷다 보면 어느새 하늘로 맞닿은 그곳에 있는 산사를 만나게 되는데,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는 산사의 그윽한 풍경소리는 마음 깊은 곳을 울린다.

서로의 키를 재지만 경쟁하지는 않는 나무들이 둘러싼 산사의 풍경소리에 귀를 기울이면, 내면의 소리는 가파른 세상에서 나를 붙잡아 주고 위로해 주며 마음을 가다듬게 해준다. 그래서 깊은 산 바람부는 산사의 풍경소리가 참 좋다.
 
소박한 천년고찰 문수사 힐링여행 사진
 
소박한 천년고찰 문수사 힐링여행 사진
▲봉숭아꽃과 배롱나무꽃과 어우러진 문수사 풍경
 
소박한 천년고찰 문수사 힐링여행 사진
 
조용한 산사에서 힐링의 기쁨만 가득 안고 돌아나오던 길. 오래된 맷돌과 저만치 보이는 경내의 소박한 뒷모습이 질깃한 여운으로 남는다. 나는 이곳에서 매우 특별한 ‘평화’를 선물받았다.

산사여행, 특히 이렇게 문수사 같은 작은 절은 외경스러움 속에서 미소 같은 행복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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