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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산에서 만난 천년고찰 이야기

역사가 만들어가는 명품도시 서산의 숨겨진 보물들

2020.09.11(금) 23:55:10나드리(ouujuu@naver.com)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조선시대에 '몽유도원도'를 그린 지곡(池谷) 본관의 안견이 태어난 곳이 바로 서산시입니다. 안견은 뛰어난 산수화 실력으로 화원으로는 유일하게 '정4품'에 오르신 분입니다. 그리고 서산시 부석면에는 특별한 이야기가 있는데요, 바로 태조 이성계의 왕사였던 무학대사가 달을 보고 깨달음을 얻었다는 간월암과 무학대사가 중건한 부석사가 그것입니다. 무학대사는 풍수지리학의 대가여서 부석면의 가치가 높아지는 이유입니다.
 
부석면에 위치한 간월암의 모습
▲부석면에 위치한 간월암의 모습
 
산 모양이 바다 위를 날아가는 듯한 모양새, 어디로 향하는지 알 길 없지만 지금은 서산시 부석면 취평리에 '도비산'이라는 이름으로 자리잡고 터줏대감이 되었지요. 도비산은 '날아가는 섬 모양'을 하고 있어서 붙여진 이름입니다. 
 
도비산을 오르는 등산로
▲도비산을 오르는 등산로 
  
도비산 정상은 340m 정도이며, 등산로에는 해돋이 전망대와 해넘이 전망대가 함께 있어 등산객들이 많이 찾는 곳이기도 합니다. 도비산 초입에 '수도사'가 보입니다. 수도사는 여승들이 수행정진하는 사찰이며, 이 절의 사찰음식은 지역에서도 소문이 날 정도로 유명합니다. 매년 석가탄신일에 지역 주민들을 초청하여 그 맛스러운 사찰음식을 대접하지요.
   
도비산 초입의 수도사 전경
▲도비산 초입의 수도사 전경
 
도비산을 오르는 사람들이 정상까지는 가지 않아도 꼭 들르는 곳이 있답니다. 정상 바로 아래에 있는 부석사이지요. 부석사에 있어야 할 '금동관세음보살좌상'이 2012년 경 일본에서 국내로 반입되어 세간에 화제가 되었답니다. 부석사는 도지정문화재 제195호인 사찰로, 신라 문무왕 17년(677)에 의상대사가 창건하고, 그 뒤 무학대사가 중건하였다고 합니다. 고려시대까지 부석사에 '금동관세음보살좌상'이 있다가 일본에 의해 약탈을 당하여 아직도 제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니 조상님들 뵐 면목이 없다 하겠습니다.
 
부석사 금종각에서 본 사찰경내와 풍경
▲부석사 금종각에서 본 사찰 경내와 풍경
 
지금은 곳곳이 증축되었지만 신라시대 우리 조상님들의 숨결과 손길을 느낄 수 있는 소중한 건축물이 아직도 건재(健在)하고 있다는 것이 자랑스럽네요. 극락전 옆 심검당 텃마루에 앉아서 정면을 바라보니 천수만의 푸른 바닷물이 햇볕에 반짝이는 모양이 마치 불빛에 반사되는 다이아몬드와 같습니다. 의상대사와 무학대사 같은 도량(度量) 깊은 분들은 저 풍경을 바라보면서 무슨 생각을 했을까요? 저처럼 아무 생각없이 멍하게 있지만은 않았겠지 싶어 퍼뜩 정신을 차립니다.
 
극락전 앞에서 바라본 천수만 풍경
▲극락전 앞에서 바라본 천수만 풍경
 
눈길을 돌려 심검당 앞마당을 내려다 보니 나란히 앉아 있는 두 분 부처의 뒷모습이 정겹네요. 늘 앞모습만 보았는데, 이렇게 보니 새롭습니다. 우리 인간들도 고정관념을 바꿔서 새로운 시각으로 사물을 보고, 새로운 방법으로 이론을 정립한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확증편향에 사로잡혀 사는 이 시대 사람들의 모습이 아쉽습니다.
 
우유약수 앞 부처상의 뒷 모습
▲우유약수 앞 부처상의 뒷모습
 
심검당 아래에는 우유(牛乳)약수가 있는데 부석사 극락전을 중심으로 소가 누워 있는 모양을 하고 있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고 합니다. 약숫물을 한 바가지 들이켰더니, 원효대사가 당나라 유학길에 컴컴한 동굴 안에서 잠을 자다가 갈증을 느껴 마셨던 해골 바가지 물이 이 맛과 같았을까 궁금해집니다. 깊은 맛의 약숫물을 마시니 갈증이 가시고 생기가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원효대사의 동굴속 모습이 부석사 경내 벽화에 그려져있다.
▲원효대사의 동굴 속 모습이 부석사 경내 벽화에 그려져 있다
 
부석사 경내를 걷고 있으면 마음이 차분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1400년 오랜 세월을 간직한 흙먼지와 돌 하나, 건축물 하나하나가 모두 우리 민족의 소중한 자산이기에 가볍게 대할 수 없으며, 당시 석공이나 목수의 노력과 땀의 가치를 헤아려 보면 벅찬 감동이 느껴지기 때문이지요. 
 
극락전 뒤에 있는 마애아미타여래석불
▲극락전 뒤에 있는 마애아미타여래석불
 
산의 경사가 있어서 사찰의 앞과 뒤는 좁지만 좌우는 넓은 형태입니다. 돌 계단 하나하나 사찰 경내를 걷는 우리와 1400년의 역사를 이토록 감동스럽게 이어주고 있다니 우리 민족의 예술적 역량은 그 깊이를 가늠하기가 어렵습니다.
 
산신각으로 오르는 돌 계단
▲산신각으로 오르는 돌계단
 
금종각을 뒤로하고 몇 발자국을 걸으니 산사체험하는 곳을 만났습니다. 이렇게 경치 좋은 곳에서 1박 2일이나 2박 3일 템플스테이를 하면 조금이나마 부처님에 가까워지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생기네요. 이곳 서산 부석사의 템플스테이 주제는 '새와 자연 그리고 인간은 하나'입니다. 인터넷에서도 신청할 수 있으니 홈페이지(www.busuksa.kr)에 접속하셔서 자세히 확인해 보시면 좋을 듯합니다. 
 
부석사에서 사찰체험을 할 수 있는 곳.
▲부석사에서 사찰체험을 할 수 있는 곳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하여 '산사음악회'가 열리지 않지만 부석사 극락전 앞마당에서는, 매년 가을에 산사음악회가 열려서 사람들의 지친 몸과 마음을 달래주는 춤과 음악의 향연이 펼쳐지는 힐링의 장소이기도 합니다. 스님들의 따뜻한 마음이 느껴지는 시간이기도 하지요.
 
산사음악회에서 승무춤을 추고 있다.
▲산사음악회에서 승무를 추고 있다
 
사찰 하면 종소리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심금을 울리는 은은한 소리가 온누리에 퍼지면 마음이 평온해지는 종소리. 이곳 부석사에는 금시조 한 마리를 새겨넣어 금종각이라고 불리우는 종이 있습니다. 다른 곳에서는 범종각이라고 불리우는데, 부석사는 역시 센스가 있는 사찰인 듯합니다.
 
금시조  문양을 새겨넣은 종
▲금시조 문양을 새겨넣은 종
 
심검당 텃마루를 지나 요사채 앞에는 추억의 공중전화가 옛날 표지와 함께 나의 눈길을 사로잡았습니다. 아쉽게도 전화는 되지 않았지만, 수화기를 들고 있으니 이 절을 창건한 의상대사의 목소리가 들릴 듯하였습니다.
   
부석사 요사채에 추억의 전화기가 놓여있다.
▲부석사 요사채에 추억의 전화기가 놓여 있다
 
극락전 바로 뒷길을 오르다 보면 청동 동자승들을 만날 수 있는데요, 언젠가 겨울에 이곳을 방문하였다가 사찰을 찾은 이들의 따뜻한 정을 느낄 수 있습니다. 각자의 동자승 앞에 과자가 놓인 모습이 그 당시 추운 날씨였음에도 마음을 따뜻한 만들어 주던 풍경이었습니다.
 
청동으로 만들어진 동자승이 천연덕스럽게 공간을 지키고 있다.
▲청동으로 만들어진 동자승이 천연덕스럽게 공간을 지키고 있다
 
산신각 옆에 소원종이 있어서 종을 치면서 소원을 빌어보기도 했지요. 세상을 시끄럽게 하는 소음이 아니라, 마음속 깊이 잠들어 있는 양심을 일깨우는 종소리 같아서 좋았습니다. 이렇듯 부석사에서의 하루는 1400년 이전의 과거 역사부터 현대의 우리를 지금까지 이어지게 하는 소중한 시간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산신각 옆의 소원종.
▲산신각 옆의 소원종.
 
'역사를 잊은 민족은 미래가 없다'는 단재 신채호 선생의 말씀을 가슴깊이 새기면서 석양을 바라봅니다. 신채호 선생은 대전에서 태어나서 독립운동에 뛰어들어 1936년 2월 21일 만주국 뤼순감옥에서 뇌졸중과 동상, 영양실조 및 고문 후유증 등의 합병증으로 순국하셨습니다.
 
부석사의 일몰은 특별한 의미가 있는 듯 하다.
▲부석사의 일몰은 특별한 의미가 있는 듯하다
 
반만 년의 역사를 갖고있는 우리 민족의 소중한 문화재들을 우리가 잘 보존하여 후손들에게도 이런 감동을 전하고 싶은 마음이 가득합니다. 푸르른 충절의 고장 충청남도, 서산 부석사의 일몰을 보며 내일의 일출은 더욱 찬란하게 빛날 것을 믿게 되는 하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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