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여름방학은 시작되었지만, 예전처럼 여행하기도 어려운 시국이고 긴긴 장마로 야외 활동마저 어려운 요즘입니다. 안 그래도 코로나19로 방학기간마저 줄어들었는데, 뭔가 의미있는 시간을 만들어 주고 싶은 엄마 마음에 손소독제와 마스크를 잘 챙겨서 가까운 공주로 향했습니다.
 
아직 어린 아이에게 너무 어려운 역사 이야기는 지루하기만 할 것 같아서 간단한 조작이나 체험을 통해 백제와 웅진을 설명할 수 있는 곳을 찾다가 '웅진백제역사관'을 둘러보기로 했는데, 결론적으로 아주 훌륭한 선택이었습니다.
 

 
이곳은 유네스코 문화유산인 송산리고분군 입구에 위치해 있어 송산리 고분과 그 이름도 유명한 무령왕릉을 함께 둘러볼 수 있어 가족 단위 방문으로 아주 훌륭한 곳이죠. 찬란하고 아름다웠던 웅진시대의 백제를 다양한 방법으로 들여다볼 수 있도록 잘 조성되어 있었습니다.
 

 
입구에서부터 오른쪽 벽면의 곡선면에 백제가 웅진으로 천도하여 도읍을 형성해 가는 과정을 영상으로 보여주니, 아이들의 흥미를 자극하기에 충분했습니다.
 
 


제1전시실은 '웅진, 왕도가 되다'를 주제로 웅진천도를 애니메이션으로 재미있고 실감나게 보여주어 굳이 곁에서 설명을 얹지 않아도 아이는 금방 이곳의 존재 이유를 알아가고 있었습니다.
 

 

 
또한 웅진시대의 왕들의 초상화와 함께 그들의 업적도 터치스크린을 통해 아이가 직접 하나씩 찾아볼 수 있어 수동적인 관람이 아닌 능동적인 탐색이 되어 더 좋았습니다.
 
  

제2전시실은 웅진천도 후 '갱위강국' 백제의 대외교류 등의 주제로 64년간 백제의 수도였던 웅진과 현재의 공주시의 모습을 매칭해 볼 수 있는 곳이었습니다. 현재 공주시 모습이 담긴 디오라마 위로 과거 백제의 웅진을 3D로 재현하여 1500년 전 백제로 돌아갈 수 있는 AR 체험이 가능하여 아이가 오랜 시간 머물며 가장 재미있어 했어요. 공주에 있는 백제의 유적지들도 한눈에 볼 수 있고, 과거와 현재를 비교해 볼 수도 있어 아주 유익한 공간이었습니다.
 

 

 
디지털신문인 '웅진백제뉴스'도 하얀색의 빈 천을 넘기면 뉴스기사의 형태로 웅진의 이모저모를 볼 수 있습니다. 마술처럼 뉴스 내용이 나타나는 것도, 본인이 책의 페이지를 넘기듯 하얀책 책을 넘기는 것도 재미있는지 천천히 함께 읽고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백제의 대외교류도 이렇게 지도를 통해 교역품과 어마어마한 이동거리를 두 눈으로 직접 확인하니 재미있지 않을 수가 없지요. 어린 아이들이게는 다소 어려운 역사이야기를 이렇게 재미있게 접할 수 있는 곳이 가까운 곳에 있어서 부모로서는 정말 반갑고 고마웠답니다.
 

 
제3전시실은 '문화강국'을 주제로 백제의 찬란한 문화와 대외교류에 관한 전시를 하고 있었습니다. 
 
무령왕릉에서 출토된 유물들도 터치스크린을 통해 확대해서 보고 설명도 확인할 수 있어서 하나하나 짚어봅니다. 그저 역사 문제를 풀기 위해 국사 교과서에서 배우고 열심히 외웠던 엄마는 이렇게 아름다운 유물을 접할 수 있게 해주어 더 뿌듯한 시간이었습니다.
 

 

 
박물관에서 실제 유물로 처음 접했더라면 한 번의 눈맞춤으로 스쳐지나갔을 법한 '동탁은잔'에 새겨진 그림이 상징하는 바가 무엇인지 애니메이션으로 재미있게 소개하는 곳에서도 처음부터 끝까지 미동도 없이 재미있게 봅니다. 디지털 세대인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잘 조성된 공간이라는 생각이 내내 들었습니다.
 

 
백제 문화의 상징처럼 곳곳에서 볼 수 있었던 금관장식에 대한 소개를 끝으로 전시 관람이 끝이 나자, 아이가 정말 재미있었다며 다음에 또 올 것을 주문합니다. 뿌듯한 마음으로 아이 손을 잡고 나와 보니 전시실 외부에 백제 전통의상을 입고 증강현실을 체험해 볼 수 있도록 마련해 놓고 있어 이것도 마저 해보기로 합니다.
 

 

 
아이들이 좋아할 만하지요? 그리 큰 규모는 아니지만, 아이와 하나하나 누르고 넘기고 읽고 들으며 웅진시대의 백제를 보다 쉽게 이해하는 알찬 시간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코로나19와 지리한 장마로 여행이 어려운 요즘, 아이들과 함께 이곳에서 슬기로운 방학을 보내시는 건 어떨는지요? 추천합니다.

웅진백제역사관
-위치: 충남 공주시 왕릉로 37
-관람시간: 매일 09:00 ~ 17:30
-관람 및 주차: 무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