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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롱나무 곱게 핀 논산 종학당에 서서

종학당의 배롱나무

2020.07.30(목) 11:31:52여행작가 봄비(springlll8@naver.com)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배롱나무 곱게 핀 논산 종학당에 서서 사진
 
정수루에 올라선다. 그간 걸어온 길이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비처럼 시원한 바람이 분다. 바람소리에 읊조리는 시 한 수가 뒤섞인다. 정수루 뒤편에는 요즘으로 치면 '중등교육을 가르치는 기관'인 백록당이 자리하고 있다.
 
옛 선비들은 백록당에 앉아 공부를 하며 쌓인 스트레스를, 밖이 훤히 내려다보이는 이곳 정수루에 서서 다 풀었을 것만 같다. 시 한 수 읊고 싶은 마음도 그 덕분인지도 모르겠다.
 
종학당
-소재: 충청남도 논산시 노성면 병사리
-입장료/주차비: 무료
 
배롱나무 곱게 핀 논산 종학당에 서서 사진
 
배롱나무 곱게 핀 논산 종학당에 서서 사진
 
내리던 비가 바닥에 흥건하다. 촉촉이 젖은 나뭇잎들은 싱그러운 냄새를 뿜어낸다. 음표처럼 가만히 나뭇잎에 쉬던 물방울이 톡톡 떨어지니 배롱나무는 까르르 웃으며 간지럼을 탄다. 상상만으로 즐겁다.
 
100일 간 피었다 졌다를 반복한다 하여 '백일홍'이라고도 불리는 배롱나무는 줄기를 간지럽히면 간지러운 듯 가지가 흔들린다고 해서 '간지럼나무'라고도 한다. 참 귀여운 별명을 가졌다.
 
배롱나무 곱게 핀 논산 종학당에 서서 사진
 
종학당은 뒤에는 호암산(해발185m)이 자리하고, 그 앞에는 병사저수지가 자리한다. 산을 등지고 물을 바라보는 지세, 즉 '배산임수'가 바로 이곳이다. 충청남도 유형문화재 제152호에 지정된 조선시대 명문사학인 종학당은 파평윤씨를 빼놓고 말할 수 없다.
 
파평윤씨 종중의 자녀와 문중의 내외척, 처가의 자녀들까지 합숙·교육시키기 위해 설립한 문중서당으로 1910년 한일병탄 이후 신교육제도가 도입되기 전까지 사용되었다. 이후 화재로 인해 없어졌다 1970년 윤정규가 지금의 종학당을 재건했다.
 
배롱나무 곱게 핀 논산 종학당에 서서 사진
 
이 시기의 종학당에는 볼거리가 둘 있다. 하나는 종학당의 배롱나무와 정수암의 연꽃이다. 시기를 잘 맞춰 간다면 고즈넉한 서당과 어우러진, 새색시 수줍은 볼처럼 발그레한 연꽃과 배롱나무를 볼 수 있을 것이다.
 
배롱나무 곱게 핀 논산 종학당에 서서 사진
 
배롱나무 곱게 핀 논산 종학당에 서서 사진
 
배롱나무가 곱게 핀 종학당을 지나니 연꽃이 빼꼼 얼굴을 내민 정수암이 나왔다. 그리고 그 길을 따라 더 올라가니 탁 트인 전망을 선보이는 정수루가 자리한다. 정수루는 예부터 학문을 토론하고 시문을 짓던 장소로 이용되던 곳이다.
 
사촌, 형제와 자매가 함께 공부하는 공간이었으니 왠지 규율과 규칙이 느슨할 것 같지만, 종학당은 일반 서원이나 서당과 달리 종학의 규칙과 규율 속에서 교육이 이루어졌다. 왕족을 '종실'이라고도 하는데 종학은 종실의 교육을 담당하던 관청을 말한다. 
 
배롱나무 곱게 핀 논산 종학당에 서서 사진
 
배롱나무 곱게 핀 논산 종학당에 서서 사진
 
배롱나무 곱게 핀 논산 종학당에 서서 사진
   
단조로운 직사각형의 아파트에서 벗어나 종학당으로 오면 단아한 색상의 목조 건물을 만날 수 있다. "비가 와도 좋고 흐린 날도 좋다." 그렇게 말할 수 없는 길고 긴 장마가 이어졌다. 그런데 이곳에 오니 "그래, 비가 와도 좋고 흐린 날도 좋다."라고 다시금 읊조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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