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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이 서해에 선물해 준 '게장'과 '게국지'

태안 영목항과 드르니항의 마지막 겨울바다 여정… 꿈같은 기록들

2020.02.24(월) 00:31:29충남지기(lya36@hanmail.net)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우리 충남 서해는 지리적으로 해가 지는 방향이다. 동쪽은 해가 뜨는 일출이고, 서쪽은 해자 지는 일몰이라는 것, 초등학생도 다 아는 일이니까. 하지만…, 다 그런 건 아니다. 대표적으로 당진 왜목항은 해 뜨는 서쪽으로 유명하다. 어디 그뿐이랴. 태안의 최남단 영목항에서도 해 뜨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충남은 이렇게 곳곳에 명소가 있다.
 
오랜만에 바다여행을 떠났다.

이 겨울이 가기 전 서해에서 마지막 바다여행을 하고, 충남 태안에서만 먹을 수 있는 맛있는 게국지 한 그릇과 명품 꽃게장을 맛보러 간 여행길이다.
  
신이 서해에 선물해 준 '게장'과 '게국지' 사진
 
저기, 이른 새벽에 겨울고기를 낚아 영목항으로 분주하게 들어오는 어선이 보인다. 아직은 일출 전이어서 약간 어둑하다.
  
신이 서해에 선물해 준 '게장'과 '게국지' 사진
 
막 떠오르는 태양빛을 쬐려고 갈매기들이 오밀조밀 모여앉아 여명을 맞는다. 문득 팝 가수 밥 딜런의 노래 'Blowin’ in the wind'가 떠오른다. '갈매기는 얼마나 많은 바다 위를 날아야 사막에서 잠들 수 있을까'라고 했던 그 노래.
  
신이 서해에 선물해 준 '게장'과 '게국지' 사진
 
신이 서해에 선물해 준 '게장'과 '게국지' 사진
 
저기, 홀로 누워 있는 어선 한 척도 바닷바람이 달게 느껴질까. 출어를 위해 바다 한가운데 둥둥 떠 있는 어선들 모두 갈매기의 기다림을 알고 있을까.
 
신이 서해에 선물해 준 '게장'과 '게국지' 사진
 
해가 완전히 떠오른 시각, 몸과 마음이 녹는 영목항의 모든 삼라만상은 이제 겨울을 보낼 채비를 어떻게 하고 있을까. 

그래. 겨울에 맞는 바닷바람은 매섭고 차갑지만, 한동안 넓은 가슴으로 맞다 보면 이 칼바람이 슬그머니 ‘달튼하게’ 다가옴을 느낀다. 여행이라는게 원래 ‘느낌’이니까.

춥고 힘들다고 생각하면 5분도 서 있을 수 없는 게 바닷바람이다. 그러나 작정하고 즐기기 위해 바다로 나서면 그 자체가 힐링이다. 바닷바람을 친구로 맞을 수 있다. 바다에 떠 있는 갈매기, 어선, 갯벌, 그 모든 것들을 안고 사는 영목항의 어민들 모두 바닷바람의 친구들이다.
  
신이 서해에 선물해 준 '게장'과 '게국지' 사진

짧은 겨울해가 제법 높게 올랐다.
카메라 앵글이 맞춰지니 마치 석양처럼 주변이 어두워졌다. 실제 시각은 오전 9시 30분께다.

어구 손질을 마치고 출어를 준비하는 한 어민. 그가 맞이한 새벽과 오늘 하루도 하늘이 준 생명과 축복의 시간이다. 그리고 지금부터는 모두 어민들의 시간, 어촌을 찾은 여행객의 시간, 그들을 맞는 바다의 시간이다.

그 모두를 관장하는 신의 시간이다.
  
신이 서해에 선물해 준 '게장'과 '게국지' 사진

신의 시간, 신이 인간에게 준 시간을 즐기기 위해 점심나절에 찾은 식당.

신이 인류에게 준 음식이라는 선물, 그 선물을 가장 맛있게 조리해 여행객에게 나눠 준 우리 서해 태안의 식당. 고맙게도 음식이 너무나 맛있어 보인다. 

게국지 찌개와 간장게장, 양념게장이 한눈에 들어오는 이 게국지정식 상차림. 오늘 태안 영목항에 온 여행객은 행복이 넘친다.
  
신이 서해에 선물해 준 '게장'과 '게국지' 사진

신이 서해에 선물해 준 '게장'과 '게국지' 사진

먼저 양념게장이 손을 뻗게 만든다.

충청도 땅에서 재배한 태양초 고춧가루로 매콤하게 만든 양념으로 버무린 새빨간 양념게장은 두 말을 하지 못하게 만든다. 밥도둑이 바로 이것. 따뜻한 밥에 탱탱한 게살을 발라 놓고 매콤한 양념을 덜어 쓱쓱 비벼먹으면 겨울철에 까칠하게 변해버린 입맛을 되살린다.
 
신이 서해에 선물해 준 '게장'과 '게국지' 사진
 
게딱지 내장에 윤기 나는 밥 한 술 비벼 먹으면 세상에 부러울 게 없다. 바로 양념게장 게딱지다.
  
신이 서해에 선물해 준 '게장'과 '게국지' 사진
 
신이 서해에 선물해 준 '게장'과 '게국지' 사진
 
꽃게장의 진수는 뭐니뭐니 해도 간장게장 아닌가.

달큰하고 진한 간장에 은은하게 삭힌 게살의 쫀득하고 탱탱하면서도 부드러운 감칠맛. 노랗게 익은 꽉찬 알, 아!! 쪽쪽 소리를 내며 연신 빨아먹고 집게다리 속살까지 발라먹은 뒤 밥 두 공기 정도 비우는 것은 시간문제다. 
 
신이 서해에 선물해 준 '게장'과 '게국지' 사진
 
사장님한테 물어보니 간장게장은 싱싱한 게를 손질해 뜨겁게 끓인 간장을 식혀 붓는 과정을 반복한 후 숙성과정을 거쳐 먹는다고 한다. 한겨울에 어떻게 이런 알이 꽉 찬 게장을 먹을 수 있는지 물었더니 연중에 잡은 게로 장을 담가놓은 후 급속 냉동을 시켜 놓았다가 겨우내 먹는단다. 그 정성만큼 맛을 내는 게 게장이다.
 
그리고 게장은 대개 ‘짜다’는 편견을 갖게 마련이다. 그러나 태안의 간장게장은 절대 짜지 않다. 낮은 염도로 저염식 게장을 만든다.
 
신이 서해에 선물해 준 '게장'과 '게국지' 사진

그럼 게국지는 어떻고?

진정 게장만 얘기하고 게국지를 빼놓으면 태안은 정말 서운하다. 게장이야 태안 말고도 보령, 서산, 홍성 등 맛있는 곳들이 많지만 게국지는 태안이 본고장이다. 다른 데서는 꽃게 찌개, 혹은 꽃게탕이라고 부르는 게 전부지만 게국지야말로 명실상부 태안이 본고장이다.
  
신이 서해에 선물해 준 '게장'과 '게국지' 사진
 
신이 서해에 선물해 준 '게장'과 '게국지' 사진
 
신이 서해에 선물해 준 '게장'과 '게국지' 사진
 
신이 서해에 선물해 준 '게장'과 '게국지' 사진
 
싱싱한 활꽃게를 김장철에 김치와 함께 버무려 숙성시킨 것을 푹 끓여낸 게 게국지다. 과거 어려웠던 시절 바닷가에 널린 게와 새우를 잡아 배추우거지, 무, 호박, 전복 등과 함께 젓국에 버무려 먹었던 음식을 발전시킨 별미 중의 별미다.

물론 지금은 이런 전통의 게국지 말고도 유사하게 맛을 낸 현대식 게국지가 많지만 그 맛은 어디 가지 않는다. 게국지 꽃게탕은 특유의 시원함이 일품이다. 탕이지만 맵지 않고, 짜지도 않으면서 게살의 풍미가 입안 한가득이다.
   
신이 서해에 선물해 준 '게장'과 '게국지' 사진
 
신이 서해에 선물해 준 '게장'과 '게국지' 사진
 
게장과 게국지에 함께 나온 여러 반찬 중 단연코 이 새우장이 인기다. 물론 고급 음식이다. 새우라서 비릴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면 그건 태안의 새우장을 모독하는(!) 일이다. 새우장이 이렇게 맛있을 수 있다는 건 태안에 가 보면 금세 안다. 달큰한 새우살과 짭조름한 장맛이 환상의 조화를 이룬다.
  
신이 서해에 선물해 준 '게장'과 '게국지' 사진
 
신이 서해에 선물해 준 '게장'과 '게국지' 사진
 
신이 서해에 선물해 준 '게장'과 '게국지' 사진
 
이른 아침 영목항을 시작으로 태안 곳곳을 여행하며 맛집 기행을 하다가 저녁나절 마지막에 들른 곳이 드르니항이다. 어둑어둑해진 드르니항에서 겨울 저녁을 맞는다. 드르니항 해상 인도교에도 전등이 켜지고 어촌마을 곳곳 해변의 가로등에도 불빛이 들어온다.

이제 얼마 남지 않은 겨울을 아쉬워하듯 태안의 바다에 겨울밤이 깊어간다.
 
신이 서해에 선물해 준 '게장'과 '게국지' 사진
 
어선들이 하루의 고단한 일상을 접고, 잠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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