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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내린 대둔산 자락의 '설국 태고사'

원효가 명당이라며 3일간 춤췄다는 전국 12승지 중 한 곳

2020.02.21(금) 21:57:56임중선(dsllew87@hanmail.net)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아기다리 고기다리?’
지난 주말에 진정 '아, 기다리고 기다리던' 눈이 왔다. 제법 눈 같은 눈.

날이 그닥 춥지 않아 빨리 녹기는 했지만 그래도 온 세상을 뒤덮은 하얀 눈을 보니 겨울다운 겨울 같았다. 눈이 내리면 여행하고 싶은 곳이 많이 생겨난다. 눈내린 겨울바다도 좋고, 눈 쌓인 산행도 좋은데 산행은 그냥 산 말고 산사 여행도 추천해 볼 만하다.

눈 내린 날, 산사에 가보지 못한 분들을 위해 금산군 대둔산 자락에 자리잡고 있는 태고사를 영접하고 글을 쓴다.
 
태고사는 금산군 진산면 대둔산(大芚山)에 있는 남북국시대 통일신라의 승려 원효가 창건한 사찰이다. 대한불교조계종 제6교구 본사인 마곡사의 말사이다. 신라시대 원효가 창건하였고, 고려 말 보우가 중창했다고 전해진다. 조선시대 우암 송시열이 글을 익히던 곳으로도 유명하다.

하지만 이 절은 6.25 때 불에 타는 비운을 맞았는데 그것을 주지 김도천 스님이 30년 동안 이 절에 머무르면서 대웅전·무량수전요사채 등을 중건했다. 현재는 충정남도 문화재자료 제27호로 지정되어 있다.
 
눈내린 대둔산 자락의 '설국 태고사' 사진
 
태고사를 오르는 길은 인내와 수고를 필요로 한다. 눈이 내리면 차가 갈 수 없다. 역시 걷는 게 최고, 건강에도 좋다. 그렇게 50분 정도 고행의 등반을 마다하지 않았다.
  
눈내린 대둔산 자락의 '설국 태고사' 사진
 
등산길, 눈과 적당히 녹아 흐르던 물이 얼어 고드름을 선물했다. 그래, 겨울은 이 맛이지!
  
눈내린 대둔산 자락의 '설국 태고사' 사진
 
지성이면 감천, 헉헉대며 오르다 보니 저만치 태고사가 중생을 반긴다. 한눈에 봐도 가파르다.
절을 볼 때마다 느끼는 건 그 옛날 사람들, 절을 참 깊숙이도 지어놨다.
  
눈내린 대둔산 자락의 '설국 태고사' 사진

밑에서 올려다 본 범종루.

2층의 누각으로 되어 있을 때는 범종루라 하고, 불전사물 가운데 범종만을 봉안하는 경우에는 범종각이라고 한다. 범종루는 소리로써 불음(佛音)을 전파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범종은 청정한 불사(佛寺)에서 쓰이는 맑은 소리의 종이라는 뜻이다.

규모가 큰 사찰에서는 이 사물을 모두 갖추고 있으며, 규모가 작은 사찰이라도 범종만은 반드시 있다.
  
눈내린 대둔산 자락의 '설국 태고사' 사진

태고사 지장전.

지장전은 절에 따라 이름이 조금씩 다르다. 명부전이라 부르는 곳도 적잖고 일부는 시왕전이라고도 일컫는다. 염라대왕등 10왕을 모신 전각인데 주존은 지장보살을 모신다. 이 세상이 아닌 어두운 세계인 명부세계의 왕인 염라대왕을 모신 곳이라 하여 명부전이라 한다.
 
눈내린 대둔산 자락의 '설국 태고사' 사진
 
드디어 태고사 경내에 도착했다. 부지런하신 스님들이 빗자루로 눈을 싸악 쓸어 놓으셨다.
  
눈내린 대둔산 자락의 '설국 태고사' 사진
 
저기 보이는 전각은 극락보전이다.

아미타불의 서방 극락정토를 축소시켜 묘사한 곳이 극락보전이다. 아미타전이나 무량수전이라고도 한다. 극락이 서쪽에 있으므로 극락전은 주로 동쪽을 향하고 있어 예배하는 이들은 서쪽을 향하게 된다. 
 
극락보전 내부 모습은 어렵사리 허락을 받고 촬영했다.
 
눈내린 대둔산 자락의 '설국 태고사' 사진
 
아미타불을 본존으로 하고, 좌우에 문수보살, 보현보살을 모시고 있다.
  
눈내린 대둔산 자락의 '설국 태고사' 사진
 
태고사 큰스님 모습.
 
눈내린 대둔산 자락의 '설국 태고사' 사진

정안스님 만일기도 회향식 장면을 사진으로 남겨놨다.

불교에서 자신이 쌓은 선한 공덕을 다른 이에게 돌려 이익을 주려 하거나 그 공덕을 깨달음으로 향하게 하는 의식을 말한다. 또 자신이 지은 선한 공덕을 다른 중생에게 베풀어 그 중생과 함께 정토에 태어나기를 원하는 의식으로, 일종의 폐회식이다. 정안스님은 1968년부터 만일기도를 시작해 꼭 30년 만인 4월4일 회향했다고 한다.
 
여기서 잠깐 태고사 설명 한 가지 추가.
절터는 전국 12승지의 하나로서, 원효가 이곳을 발견하고 너무나 기뻐서 3일 동안 춤을 추었다고도 하는 곳이 태고사 자리다. 만해 한용운 선생이 “대둔산 태고사를 보지 않고 천하의 승지(勝地)를 논하지 말라”고 할 만큼 빼어난 곳이다. 또한, 이 절의 영험설화로는 전단향나무로 조성된 삼존불상을 개금(改金)할 때 갑자기 뇌성벽력과 함께 폭우가 쏟아져서 금칠을 말끔히 씻어 내렸다는 전설과 잃어버린 태고사 불궤에 얽힌 전설 등이 전해지고 있다.
 
눈내린 대둔산 자락의 '설국 태고사' 사진
 
태고사 극락보전에 모셔져 있는 괘불탱화.
 
눈내린 대둔산 자락의 '설국 태고사' 사진
 
전각의 출입문 아래 그려져 있는 문양이 온갖 잡귀를 물리쳐 줄 것 같다.
 
눈내린 대둔산 자락의 '설국 태고사' 사진

태고사 풍경.
풍경은 보는 순간 누구라도 마음의 평화와 안식을 얻게 된다.
 
풍경은 수행자의 방일이나 나태함을 깨우치는 역할을 한다. 풍경의 형태에도 그와 같은 의미가 담겨 있는데, 풍경의 방울에는 고기 모양의 얇은 금속판을 매달아두는 것이 상례로 되어 있다. 즉, 고기는 잘 때도 눈을 감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로 수행자는 잠을 줄이고 언제나 깨어 있어야 한다는 의미를 지닌다. 그래서 우리나라의 모든 사찰의 법당이나 불탑에는 반드시 풍경을 매달아두고 있다.
 
신라 감은사지 출토의 청동풍경이나 백제 미륵사지 출토의 금동풍경은 특히 유명하다. 이같이 풍경에 도금을 하는 경우는 극히 드문 일이나 그 절의 격(格)을 이해하는 귀중한 자료가 된다.
 
이제부터는 마음 편하게 태고사 경내 관람 시~작.
 
눈내린 대둔산 자락의 '설국 태고사' 사진
 
눈내린 대둔산 자락의 '설국 태고사' 사진
 
눈내린 대둔산 자락의 '설국 태고사' 사진
 
눈내린 대둔산 자락의 '설국 태고사' 사진
 
태고사의 가람 배치는 ‘ㄷ’자 형태다. 대웅전과 극락보전이 나란히 서 있고 더 오른쪽으로는 직각으로 관음전이 있다. 좌측으로는 공양간과 요사가 세워져 있다. 대웅전 뒤에는 삼성각이 있고 관음전에서 오른쪽 더 가면 범종각이 보인다.
 
눈내린 대둔산 자락의 '설국 태고사' 사진
 
저기 범종각이 고고하게 서서 아랫녘 중생들의 땅을 지켜보고 있다. 범종각이 있는 자리는 어느 방향에서든 멋진 풍광을 선물해 뷰포인트로도 예술이다. 이런 멋진 풍광은 태고사에나 와야 만날 수 있다.
 
눈내린 대둔산 자락의 '설국 태고사' 사진
 
대둔산은 남쪽에 있는 산이지만 산세가 나름 험준하다. 바위산의 기기묘묘한 형태를 띠고 있어 곳곳의 암봉들이 병풍처럼 첩첩 쌓여 있다. 그래서 마치 누군가가 산 전체를 한손으로 빚어 분재처럼 꾸며놓은 듯한 절묘함이 느껴진다.

대둔산은 예부터 호남의 소금강이라고 불리웠다. 그래서 전국 12승지 절터 중 하나라는 태고사 자리가 더 빛나는 것 같다. 대둔산과 태고사는 궁합도 잘 맞는다.
 
등산 좋아하시는 분들, 절 여행 즐기시는 분들이 꼭 한 번 와 보면 좋을 듯한 곳, 태고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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