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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도 추천한 '요리는 감이여' 작가 사인회

충남교육청 소속 평생교육 기관서 글 배운 할매들 인생이 담긴 요리

2019.09.22(일) 19:50:49충남희망디자이너(youtae0@naver.com)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요리는 감이여'는 한글학교에 다니는 충청도 할머니들이 손글씨로 쓴 요리법을 엮은 책입니다. 충청남도 교육청 평생교육원에서 진행한 ‘세대 공감 인생 레시피’ 프로그램을 통해 탄생한 책으로, 할머니들은 한글을 배워 요리법을 쓰고, 여기에 중고등학생과 자원봉사자가 재능 기부로 그림과 채록에 참여해 완성되었습니다. 충청남도 교육청 평생교육원은 ‘요리는 감이여’ 작가 사인회를 지난 21일 오후 2시에 교보문고 천안점에서 진행하였습니다.
 
대통령도 추천한 '요리는 감이여' 작가 사인회 사진
 
문재인 대통령은 "51명의 충청도 할매들’이 음식 한 가지씩 한평생의 손맛을 소개한 요리책”인 '요리는 감이여'를 페이스북에 소개하며, “책을 낸 51명의 할머니들은 학교를 다니지 않아 글을 모르고 사시다가, 충청남도 교육청 평생교육원에서 초등학교 과정을 이수하며 글을 익히게 된 분들”이라며 이같이 적었습니다.
 
문 대통령은 “78세의 주미자 할머니와 81세의 이묘순 할머니는 뒤늦게 초등학교를 졸업하게 된 사연을 연필로 쓴 편지로 보내오셨는데, 글씨도 반듯하게 잘 쓰시고 맞춤법과 띄어쓰기도 정확하고, 중학교·고등학교까지 계속하겠다는 향학열을 보여주셔서 가슴이 뭉클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특별한 요리가 아니라 김치와 장아찌, 국, 찌개와 반찬, 식혜 같은 간식 등 어릴 때 어머니 손맛으로 맛있게 먹었던 일상 음식을 구수한 충청도 사투리를 섞어 직접 쓴 레시피를 붙여 소개한 책이어서 재미도 있고, 실용적인 도움도 될 듯하다”고 설명했습니다.
 
대통령도 추천한 '요리는 감이여' 작가 사인회 사진
 
책은 김치와 장아찌, 국·찌개와 반찬, 요리, 간식의 4부로 구성돼 있습니다. 할머니들은 한글을 배운 뒤 각자 자신 있는 요리법을 썼습니다. 정확하진 않아도 요리법은 정감이 넘침니다. 
 
대통령도 추천한 '요리는 감이여' 작가 사인회 사진
 
일본서 태어나 세 살에 한국으로 온 주미자 할머니는 육이오 때 부모님이 한꺼번에 돌아가시고 혼자 살아남았습니다. 형제자매도 없이 오갈 데 없는 고아로 떠돌다 오랫동안 절에서 생활을 하셨다고 합니다. 몇 해 전 절에서 속세로 나오시면서 세상 물정을 몰라 한동안 고생도 많이 하셨다고 합니다. 좋은 마음으로 살아야 좋은 글씨도 나오고 좋은 말도 나오고 더 예쁜 마음으로 살 수 있다고 합니다. 노년에 공부하러 오는 게 낙이라며, 이제는 중학교도 가고 싶고, 장구를 배워 어르신들 위한 자원봉사도 신나게 다니고 싶다고 하십니다.
 
할머니는 책에 40년 동안 만들어 온 전통 비법 식혜 요리법을 쓰셨는데요, 책에는 "젊어서는 절에서 있었으니깨 오는 사람들헌티 항아리에서 퍼온 시원한 식혜를 많이도 나눠 줬지. 절에서 만든 게 좀 특이하지. 설탕이 안 들어가도 식혜가 달달혀. 손이 많이 가고 신경이 많이 들어. 근디 신경 많이 쓰면 맛이 더 들어." 라고 적혀 있습니다.
 
'요리는 감이여' 주미자 작가
▲'요리는 감이여' 주미자 작가
 
'국민학교' 1학년 때 육이오 난리가 났다는 최봉화 할머니는 밑으로 동생이 여섯이었는데, 동생들을 모두 공부를 했고 자신만 학교를 못 다녔다고 하십니다. 나이 들어 한글 공부하는 게 얼마나 재밌는지 모른다는 할머니는 손이 많이 가고 오래 걸려도 정성껏 만드는 약밥 만드는 법을 책을 통해 알려 주었습니다.
 
"약밥이 쉽지 않지. 오래 걸려. 대충 하는 건 안 혀. 찹쌀을 깨끗하게 씻어 갖구 불려서 쪄. 건져서 시루에다가 포옥 쪄. 간장은 큰 병을 사서 유리병에다가 딸꿔 오래 나누면 깐작깐작해져. 그럼 간장이 까맣구 맛있어. 너무 달으면 안되구. 밤, 대추씨 빼 가지고 넣어. 다 쪄서 양념 버무리구선 비니루 싸서 꾹꾹 손으로 다져야 돼."라며 손은 알고 있지만 글로는 평생 전할 수 없던 비법을 정성스레 눌러 쓴 글자 한 자 한 자에 담았습니다.
 
'요리는 감이여' 최봉화 작가
▲'요리는 감이여' 최봉화 작가
 
남편 보필하고 자식 키우는 게 여자 할 도리라는 소리를 귀가 따갑게 들으며 학교 문턱을 넘지 못한 이묘순 할머니는 남편과 20여 년 전에 사별하고 자식들을 모두 출가시키고 난 뒤 나이 먹어 이제야 시간 내서 공부를 하러 온다고 합니다. 한글 공부도 하고 숫자 공부도 하고, 시간 될 때마다 복지관 봉사 활동도 하신다고 합니다.
 
감으로 드글드글 무쳐 먹는 이묘순표 통배추 겉절이는 책을 통해, "통배추겉절이는 어렸을 적부텀 먹었던 엄마표 김치여. 허연 쌀밥 위에 척 걸쳐 먹으믄 울매나 맛있는지. 아직도 생생혀. 지금은 먹구 싶어도 못 먹지. 그 손맛 생각허면서 자식들헌티 반찬으로 해 주는겨."라며 손으로 삐뚤빼뚤 적어나간 요리법은 인터넷에 나온 정교한 레시피보다 짧지만 쉽습니다.
 
'요리는 감이여' 이묘순 작가
▲'요리는 감이여' 이묘순 작가
 
‘요리는 감이여’는 문해교실에서 한글을 배운 할머니들이 요리법을 썼고 천안, 공주, 부여지역 중·고등학생과 학부모 자원봉사자가 재능 기부로 그림과 채록에 참여하였습니다. 자원봉사자로 참여해 그림을 그린 안예린 작가는 "할머니들의 비슷비슷한 파마머리를 표현하는 게 힘들어요."라며 손으로 할머니들의 파마머리를 손짓해 보였습니다.
 
'요리는 감이여' 안예린 작가
▲'요리는 감이여' 안예린 작가

이날 작가 사인회에는 51명의 충청도 할매들 중 할머니, 봉사자, 청소년 작가 3대가 참여해 북토크와 사인회를 가졌습니다. 또한 전화 사전 접수시 도서증정 이벤트와 SNS 인증 이벤트로 ‘요리는 감이여’ 수록 요리에 도전해 볼 수 있도록 충청남도경제진흥원에서 제공하는 농사랑 특산물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대통령도 추천한 '요리는 감이여' 작가 사인회 사진

이 책에 소개된 레시피는 입말을 그대로 옮겨서 할머니들이 삐뚤삐뚤한 글씨로 직접 쓴 것입니다. 레시피를 보다가 자신도 모르게 입가에 웃음이 번집니다. 이 책의 정확한 제목은 '충청도 할매들의 한평생 손맛 이야기, 요리는 감이여'입니다. “요리는 레시피를 따르는 것이 아니라 감으로 하는 것이다”라는 할머니의 말속에서 제목이 나왔습니다. 뒤늦게 배운 한글로 풀어낸 할머니들의 요리 수첩에는 요리뿐 아니라 삶을 마주하는 지혜도 함께 담겨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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