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26일 보령마을만들기센터에서 지원해 교육받고 있는 보령시 농촌체험학습지도사 교육생들 중에서 현재 체험마을을 열심히 운영 중에 있는 쌈지촌 위원장님을 모시고 그동안 마을을 이끌어 오면서 겪었던 애로사항 및 노하우, 경험담, 앞으로 추진 방향 등을 듣는 특강을 요청했다.
 

 
"여기 계신 분들 중에 마을 위원장님들도 계신데 마을 위원장을 왜 하십니까?"
이런저런 대답 뒤에,
"그렇죠? 자기가 하고 싶어서 하는 거죠? 월급도 안 받고 주민들의 호응도 별로고 힘든 일 투성이인데, 굳이 그 힘든 위원장을 하는 이유 중 가장 큰 것은 자기가 하고 싶고 자기 잘나 보이고 싶은 맛에 하는 거죠. 그 이유 아니면 못합니다"
라는 말로 강의를 시작했다.
 

 
모두가 그 어느 시간보다 집중해서 열청하고 있다.
 

 
"그래도 여기 계신 위원장님들 마을은 환경도 좋고 정말 부러운 마을들입니다. 저희 쌈지촌은 첫 번째 환경조건이 매우 열악합니다. 쌈지촌이 있는 천북면이 전국 최대의 축산 밀집지역인데다 특히 쌈지촌이 위치한 신죽1리 마을은 천북 중에서도 유독 축산 농가가 많은 지역입니다. 그런데 그런 악조건에 있는 마을이 처음 시작 당시 녹색농촌휴양마을이란 이름으로 사업을 받는 거였는데, 시에서 거기는 무조건 안 된다라며 접수조차도 안 받으려고 해서 간신히 신청서를 내긴 했으나 돌아오는 길에 사기가 팍 꺽였습니다."
 

 
"그러던 중 시에서 연락이 왔는데, '한 번 해보시겠습니까?'라고 하더군요. '왜 안 된다며요?' 했더니 다른 데가 하나씩 뭐가 부족해서 안 된다네요? 사실 시에서도 기대도 안 하고 받아준 겁니다. 그런데 기를 쓰고 열심히 하니까 이제는 좀 이끌고 온 보람을 조금씩 느끼기 시작합니다."
 

 
"사실요, 우리 마을의 위치도 악조건인데 보령시 축폐처리장까지 우리 마을에 유치가 되었습니다. 처리장이 들어올 때는 앞이 캄캄하더군요. 거기까지도 '그래, 견디고 헤쳐나가 보자' 했습니다. 그런데 첩첩산중으로 홍보그린텍이라는 폐기물 퇴비공장이 또 들어오는 겁니다. 그때는 우리 아내와 둘이 잔디밭에 앉아서 '우리 그만 이거 접읍시다' 하고 며칠을 보냈는데 그래도 못 접겠더라구요. 그리고 뭔가 '다른 데서 할 수 없는 우리만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열심히 개발하고 노력하자'라는 의지를 굳혔습니다. 그렇게 해서 지금까지 왔는데, 사실 체험으로 돈은 못 법니다. 저 같은 경우는 그냥 이 일이 좋고, 아이들이 좋고 해서 열심히 하다 보니 보람도 있고, 재미도 있고 그렇습니다. 이제는 그 어떤 재산가도 부럽지 않고 재미있고 행복합니다. 이제는 쌈지촌마을이 어느 정도 인지도도 생겼고 검색어에도 상위수준에 들어가고 일년에 우리 마을 방문객 수도 상당히 많아졌고 교육부 인증제도 다양하게 갖추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지나온 세월이 벌써 10년이 훌쩍 넘었습니다. 이제 시작하려는 마을 위원장님들도 앞으로 우여곡절이 많겠지만 차분히 기다리며 열심히 하다 보면 다른 어떤 것과 바꿀 수 없는 보람과 뿌듯함이 생길 겁니다. 그러니 중간에 위기가 오더라도 포기하지 마십시오!" 
 

 
두 시간 주어진 시간이 부족할 정도로 열강을 해주시고, 우리 교육생들과 함께 점심식사를 마친 후 또 못다한 질문과 답변을 들으며 열심히 토론하며 점심시간까지도 할애를 해주셨다.
 
사실 교재 커리큘럼에 맞추어 받는 수업도 중요하지만 실제 운영 중인 위원장님으로부터 현장감 있는 강의야말로 꼭 필요한 것이었다고 교육생들 모두 한결 같은 말씀들이었다. 현장의 소리를 듣고 난 후의 우리 교육생들의 앞으로의 모습이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