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군 오가면 운전면허시험장을 지나 조금 더 가다 보면 우측에 산림조합원에서 운영하는 '임산물 종합유통센터' 간판이 보인다. 해마다 3월 초 중순 즈음에 이곳에서 묘목 시장을 개설한다. 11년 전에 예산군으로 귀촌하여 해마다 이맘때 즈음이면 들리는 이곳은 연중행사로 취재도 하고 묘목 몇 그루 사는 즐거움을 더한다. 묘목 시장에 들어서는데 올해는 어떤 나무들과 꽃들이 왔을까 하는 생각에 벌써부터 마음이 설렌다.



시골살이 10년 경험은 묘목은 4월보다 3월에 심어야 뿌리 활착률이 높은데 3월은 4월보다 흙 속에 아직 수분이 많아서인 것 같다. 4월엔 심어도 되는데 물을 자주 줘야 묘목 뿌리가 흙 속에 적응을 잘하는 것 같다. 10년 동안 수십 종의 나무와 꽃, 산야초들이 시골집 주위에서 자라는 걸 바라보면 흐뭇하다. 



올해는 흰색, 빨강, 분홍색 백합 종류와 겹 작약, 홑잎작약 등 내가 좋아하는 꽃들이 선보여서 즐거웠다. 알뿌리 화초로 몇 개만 사다 심으면 번식은 잘하지만, 주위에 풀들을 잘 제거해 주어야 오래 살아갈 수가 있다. 그리고 겨울엔 되도록 짚으로 덮어서 보온을 해주어야 얼어 죽지 않는다. 몇 년 전에 알뿌리 화초를 사다가 심었지만, 관리 소홀로 죽은 꽃들이 많다.

특히 하얀색 백합 향기가 매혹적이라 외출했다가 집에 들어서면 풀 속에서 하얀 얼굴을 내미는 백합의 우아한 자태와 매혹적인 향기에 행복했었다. 올해도 백합 향기에 취하는 로맨틱한 시간을 누릴 생각을 하니 즐거움이 앞선다.

▶블루베리 묘목

블루베리는 몇 년 전에 작은 묘목을 사서 큰 화분에 옮겨심고 피터모스로 몇 년간 잘 키웠더니 해마다 풍성한 열매로 우리 가족은 맛있게 먹을 수가 있었다. 그런데 작년 가뭄에 화분에 물을 제대로 안주는 바람에 블루베리들이 다 말라 죽어 버려서 안타깝다. 사람이든 나무던 정성스러운 보살핌 속에서 자란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머루, 포도, 줄장미 묘목

귀촌 후에 깨달은 것은 토지를 굴착기로 흙을 갈아엎는 땅 고르기를 한 후에는 풀이 돋아나기 전에 약초나 나무들을 먼저 심는 일이 중요하다는 것을 나중에 깨달았다. 일단 풀이 먼저 올라오기 전에 꽃씨앗을 뿌려야 예쁜 정원을 가꿀 수가 있다.

▶호두, 자두, 복숭아, 배, 매실 묘목

나무는 해마다 3월 초순경에 전정을 해줘야 과일도 잘 열리고 나무 수형이 좋게 자란다. 귀농 귀촌하기전이나 후에 농업기술센터나 농업기술원에 가서 나무 전정하는 법을 배워두면 좋겠다.



해가 갈수록 새로운 다양한 품종들이 늘어가는 묘목들이 신기하다. 감, 모도, 자두, 복숭아, 밤 묘목들도 새로운 품종들로 종류가 많아졌다.



기후 온난화 현상으로 남쪽 지방에서는 열대과일인 바나나, 망고가 재배된다고 한다. 사과 주산지도 경북에서 지금은 강원도로 올라가듯이 말이다.



석류는 해마다 사다가 심어도 기온 적응이 안 되는지 실패다. 석류나 무화과는 따뜻한 곳을 좋아해서 양지바른 곳에 바람막이가 있는 곳에 심어야 잘 자란다.



자두도 새로운 품종이 개발되어 수확 시기도 다르고 맛과 크기가 다른 다양한 것들이 나왔다. 나는 새콤달콤한 과일을 좋아하여 자두 종류들을 모조리 사다가 심어서 이제 가꾸는 일만 남았다. 미래에는 예쁜 꽃들을 바라보고 맛있는 과일들을 따 먹으면서 행복한 노년을 보낼 것을 생각하니 가슴 뿌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