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화 피어나는 추사고택
2019.02.11(월) 11:17:54도희(ass1379@hanmail.net)
이른 봄 추위 속에서도 가장 먼저 꽃망울을 터트리는 매화, 한겨울 추사고택 뜰 안에는 매화가 피어나기 시작합니다. 올 겨울은 날씨가 따뜻한 관계로 해마다 2월 즈음에 설매화가 피어나 하얀 눈 속에서 절묘한 풍경을 연출하던 것과는 다르게 햇살 속에서 만개하고 있습니다. 설매화란 눈 속에 핀 꽃을 말하는데요. 옛날에 빼어난 기생을 보고 일컬은 말이기도 합니다. 때 이른 이상기온 현상으로 그윽한 매화 향기가 추사고택 사랑채 격자 창문 사이로 솔솔 불어오면 글을 읽던 선비의 향유를 느끼게 합니다.
매난국죽, 옛 선비들의 기상과 향기를 상징하는 사군자 중의 하나가 매화입니다. 사군자는 선비의 오랜 벗이자 지조와 절개, 겸양을 나타내는 군자의 상징입니다. 고택을 빙 둘러싼 담장 안에 바람도 잔잔하여 매화는 햇빛 머금고 방긋 웃고 있는 모습이 수줍은 색시를 연상케 합니다. 해마다 눈 속에 피어난 설중매를 올해는 못 보는 아쉬움이 있지만, 나름 햇살 속의 매화도 봄을 느끼게 하는 하루네요.
때마침 고택을 방문한 아낙들이 신기한 듯 매화 옆에서 사진을 찍느라 분주합니다.
추사고택은 300년 전 추사 김정희 선생의 증조부 김한신께서 영조대왕의 둘째 딸과 결혼하여 부마가 되는 바람에 전국에서 최고의 명당자리인 이 이대의 부지를 하사받아 충청도 각 고을에서 기부금을 받아 최초 건립 했습니다. 1970년대에 재보수하면서 아쉽게도 34칸으로 줄여 복원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지만, 고택의 아늑한 기품을 느낄수 있는 곳입니다.
옛날에는 가마나 말을 타고 집안에 들락거렸기 때문에 솟을대문을 한 것으로 보입니다. 추사 선생님은 이곳에서 태어 났지만 6살때 아들이 없던 큰 아버지 김노영의 양자로 들어가 서울 월성위궁에서 생활하게 됩니다.
고택 담 너머로 앙증맞은 목련 봉오리가 봄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고택을 나와서 길을 따라가면 추사의 우물과 추사 선생님의 합장묘가 있고 추사 기념관에 가면 추사의 삶과 광활한 학문의 깊이를 가늠할 수 있는 그의 작품 세계를 엿볼 수가 있습니다. 추사 김정희 선생은 10년이라는 제주 유배 생활 속에서도 학문에 정진하여 독보적인 추사체를 완성하고 국보 180호 세한도를 세상에 선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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