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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 능력 있는 리더가 필요하다

칼럼 - 백진숙 미래전략연구소 대표

2018.12.18(화) 00:34:09도정신문(deun127@korea.kr)

공감 능력 있는 리더가 필요하다 사진


‘갑질’이란 단어가 적당한 영어번역이 없어 일부 외신에선 발음 그대로 ‘Gabjil’로 표기한다고 한다. ‘갑질’하면 ‘두목 노릇하는’, ‘거만한’의 의미인 bossy라고 읽히거나, power trip(권력  과시), overuse power(권력 남용)로 번역하지만 이것만으로 뜻이 정확히 전달되기엔 어렵기 때문이란다.

대한항공 회항 사건이 2014년 다양한 해외 매체를 통해 보도되면서, 한국의 갑질 문화는 세계화(?)가 되었다. 영국 로이터는 대한항공 사건의 재판 소식을 전하며 한국의 갑질 문화를 소개했는데, 한국 사회의 전통적인 수직적 역할 분담이 직장에서 발현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또, 영국 인디펜던트는 2017년 김무성의 노룩패스 논란과 함께 한국 성인 남성, 특히 중년 남성의 갑질 행태에 대해서 지적했다. ‘서구에서인들 땅콩 회항 같은 갑질이나 타인을 함부로 여기고 안하무인격인 사람이 없을라고...’ 하는 소심한 반문과 억울한 마음이 있기도 하고, 한편으론 ‘Gabjil’이란 신조어가 한국 사회의 후진성을 대표하는 상징이 될까 우려도 된다.

변함없이 급속 압축 경제성장의 부작용, 재벌의 도덕적 결함이 원인이라고 분석하고 노블리스 오블리주를 강조하는 연일 봇물처럼 터지는 갑질 관련기사를 보면, 대부분의 인생을 ‘을’로 사는 우리네 소시민들은 분노가 일어난다.

최근 위디스크 양 회장의 보도에서 보았던 직원 폭행과 동물 학대 영상은 엽기 그 자체이다. 조선일보 손녀에 대한 기사를 보면, 그저 어안이 벙벙할 뿐이다. 이들이 내는 사과문을 곧이곧대로 믿을 국민은 아마 없을 듯하다.

그 이전에도 대를 이은 보복 폭행으로 세상의 비웃음을 산 한화, 운전기사 폭언과 폭행으로 명성을 높인 종근당, 몽고식품, 대림산업 등의 오너들, 남양의 대리점주들이 들고 일어난 ‘물량 밀어내기 납품 사건’ 등. 그리고 빠지면 섭섭할 대한항공 일가의 갑질로 얼룩진 세상에서 이제 이 분야에선 웬만한 일로는 놀라지도 않겠다 싶다. 그러나 더 허망한 것은 뉴스에서 이런 보도가 나오면 국민이 주는 비난과 경고에 조심할 만도 하건만, 어째 결과는 끊임없이 반복되며, 그러다보니 바라보는 우리도 무뎌지고 냄비처럼 잠시 끓다가 이내 식고 마는 듯하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사회가 이런 피해를 줄이기 위해 많은 시도를 한다는 것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작년부터 유통, 가맹, 하도급, 대리점 등 4대 분야 갑질을 우선 개선하겠다는 의지아래 모든 산업 본사와 대리점을 대상으로 갑질 실태를 주시하고 있다.

이는 본사와 대리점 간 불공정 거래행위 근절을 위한 법 집행, 정책마련, 제도개선 등에 활용할 기초자료 확보가 목적이다. 공공부문 갑질 피해 민원을 받고 있는 국민신문고가 운영되고 있으며, 서울시는 불공정피해상담센터를 통해 프랜차이즈 불공정 관행 근절에 나섰다. 불공정피해상담센터는 가맹점주 단체가 구성원의 불공정사례를 모아 대표로 신고하는 것이 가능하다. 신고가 접수되면 먼저 신고 가맹점주와 심층 상담, 가맹점주 단체와의 간담회 등을 통해 정확한 사실관계를 파악하여, 사안에 따라 가맹본부에 대해 자율시정을 권고·요구하거나 조정·중재를 진행하고, 법 위반 정도에 따라 공정위나 검찰 조사 의뢰도 검토하는 제도이다. 이들의 역할이 잘 발휘되기를 바랄 뿐이다.

어느 학자는 한국의 갑질 문제에 대해서 단순히 갑질을 하는 개인의 도덕성이 문제가 아니라 개개인이 한국 사회의 갑과 을의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즉, 갑질은 사회 구조적인 문제이며, 다만 존비로 대변되는 한국사회의 문화 정서적 경향이 가장 큰 원인이라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한국 사회에 갑이 갖는 강압적인 역할과 을의 저자세가 깔려있기 때문에 개개인은 그런 문화를 답습한다는 것이다. 그러고 보면, 을이 더 약한 병에게 보상을 받으려는 심리와 을이었던 개인이 갑이 됐을 때 같은 행동을 반복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 셈이다.

결국 이런 갑질은 사회적 지위나 직책 또한 서로 다름의 일부이며, 그러므로 다름은 수직적 개념이 아닌 수평적 관계에서 비롯된다는 인식의 개선이 필수적이다. 사회나 국가에서만이 아닌 가장 작은 단위인 가족관계에서부터 이러한 교육과 사회적 분위기가 2019년을 맞는 현재 한국사회에는 무엇보다 절실하다. 가정과 사회 모든 곳에서 타인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공감 능력이 충만한 리더를 자주 볼 수 있었으면...한해를 보내는 12월, 또 간절히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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