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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물'을 '보물'로… 별난 '발동기 사랑'

제18호 당진 당찬사람들 선정된 '발동기 박물관' 이희양 관장

2018.11.14(수) 18:36:44임중선(dsllew87@hanmail.net)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발동기 박물관에 들어서는 초입에 놓여있는 초대형 발동기. 이건 발동기라기보다는 엔진에 가까운 선박용이다.

▲ 발동기 박물관에 들어서는 초입에 놓여있는 초대형 발동기. 이건 발동기라기보다는 엔진에 가까운 선박용이다.


발동기 박물관은 대형 마당에 만들어져 있다.

▲ 발동기 박물관은 대형 마당에 만들어져 있다.


물을 퍼내는 수동 펌프로 모양을 냈는데 무척 이색적이다.

▲ 물을 퍼내는 수동 펌프로 모양을 냈는데 무척 이색적이다.


국내 유일의 발동기 박물관을 운영하고 있는 당진의 이희양 관장이 당진시로부터 제18호 당찬사람들에 선정됐다. 금년 9월 중순의 일이다.
 
대한민국 발전의 산 증거인 발동기는 어른에겐 추억으로, 아이들에겐 역사로 남은 물건이지만 이 씨에게는 세상 그 무엇보다 값진 보물이다.
 
발동기가 있는 곳이라면 어디라도 마다하지 않고 달려가 모은 발동기들.
오늘 이희양씨의 발동기에 대한 별난 사랑 이야기를 풀어가 보고자 한다.
 
발동기수집가 이희양씨는 어릴적에 "탕탕탕탕" 요란하게 소리내며 돌아가던 내연기관의 우렁찬 소리에 매료되었다고 한다.
발동기는 과거에 효자노릇을 하던 기계였지만 전기모터 등이 발전하고 내연기관 엔진의 급속한 발달과 고성능 제품이 나오면서 수요가 줄어들게 됐다.
그후 점차 쇠락의 길을 걸어 현재는 그냥 고철덩어리로 변해버렸는데 어릴적부터 "탕탕탕" 요란하게 터지던 그 기계의 향수를 못 잊어 고철을 수집하기로 마음 먹었다.
 

발동기 박물관 실내 전경. 1대당 싸게는 400~500만원 안팎의 기계다. 그리고 비싼건 5000만원짜리도 있다.

▲ 발동기 박물관 실내 전경. 1대당 싸게는 400~500만원 안팎의 기계다. 그리고 비싼건 5000만원짜리도 있다.


이희양 관장님이 발동기 상태를 점검하고 있다.

▲ 이희양 관장님이 발동기 상태를 점검하고 있다.


작은 크기의 발동기들. 종류별로 무척 다양하다.

▲ 작은 크기의 발동기들. 종류별로 무척 다양하다.


'고물'을 '보물'로…  별난 '발동기 사랑' 사진


발동기와 상표들. 방직과 산업이 발달했던 대구 영남 쪽

▲ 발동기와 상표들. 방직과 산업이 발달했던 대구 양산 쪽에서 많이 만들었던 모양이다. 아래 오른쪽은 '풍년'이다. 


그렇게 수억대를 들여 사 모은 발동기가 지금 180여점이나 된다.
여기서 말하는 180여점. 숫자로는 그닥 크지 않아 보이고 그 느낌도 약하다.
하지만 발동기 1점의 규모가 거대한 3~4톤에 육박하는 무쇳덩이인 점을 감안하면 개인이 모은 180여점은 실로 굉장히 크고 많은 양이다.
 
고철 덩어리에 푹 빠져 온종일 이리 옮기고 저리 옮기고, 해체했다 조립했다 만지작거리느라 하루가 어떻게 지나가는 줄 모른다.
 
한번 이 고철을 만졌다 하면 밥 먹는 시 간도 잠자는 시간도 잊어버리는 남편 탓에 아내는 독수공방 신세!
신혼 초만 해도 아내밖에 몰랐다던 남편을 빼앗아간 고철 덩어리 덕분에 그의 아내 박종선씨도 처음에는 불만과 스트레스가 여간 큰게 아니었다.
아내 박씨는 “자고 일어나 보면 없어요. 강원도, 부산, 대구로 발동기나 부품을 사러 가거든요. 교통사고와 피로 등 걱정이 태산 같았지만 꿈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에 감동해 그의 발동기 수집을 응원하기로 했습니다"고 전했다.
 

이친구가 5000만원짜리 발동기다. 그리고 이건 지금 실제 작동이 되는 기계다.

▲ 이친구가 5000만원짜리 발동기다. 그리고 이건 지금 실제 작동이 되는 기계다.


이희양 관장님이 기계를 돌리기 위해 점검해 보고 있다.

▲ 이희양 관장님이 기계를 돌리기 위해 점검해 보고 있다.


'고물'을 '보물'로…  별난 '발동기 사랑' 사진


이 발동기도 막 작동할것만 같은...

▲ 이 발동기도 막 작동할것만 같은...


이렇게 15년동안 전국 방방곡곡을 돌아다니며 발품을 팔아 발동기를 구입하기 위해 쓴 돈만 자그만치 8억원어치나 된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이렇게 모은 발동기들은 대개 60년대와 70년대를 거치면서 80년대부터 거의 사용하지 않은 고물인데도 불구하고 지금 60%이상 모두 작동이 가능하다는 사실.
그 이유는 고철덩어리 상태에서 집으로 가져온 후 이희양씨가 이 기계 저 기계에서 빼낸 부품으로 수리를 한 덕분에 작동이 되는 것이다.
이를테면 '부품 돌려막기'다. 이미 생산이 중단된 기계이고 세월도 많이 흘렀으니 부품을 만드는 회사도 판매하는 부품대리점도 없는게 당연지사.
그래서 부품 하나 사기 위해, 혹은 필요한 부품이 끼워져 있는 고철 발동기가 있다면 부산 대구는 물론 제주도까지 비행기 타고 오간단다.
 
그렇게 이희양씨의 손과 마음과 정성을 거쳐 새생명을 얻은 발동기들은 지금 닦고 조이고 기름쳐서 잘 돌아간다.
모두 다 이씨의 열정과 정성어린 노력 덕분이다.
 
발동기는 과연 과거에 어디에 많이 썼을까.
방앗간이다. 쌀을 찧던 방앗간에 가면 의례히 우당탕탕 하는 발동기 소리가 들리곤 했다. 그것은 거대한 발동기 한대가 돌아가는 소리였다.
그 쇳동이가 기계적으로 작동을 하면서 방아 기계를 돌리기 시작하면 나락들이 허물을 벗으면서 뽀얗고 예쁜 쌀알로 변신한다.
 
그 다음에 많이 쓴 곳은 떡집이었다.
떡집 발동기는 압착기계를 연결해 떡 만들 쌀가루를 찌어내고, 참기름 들기름도 짜 주었다. 고춧가루와 참깨 만드는 일도 여기서 했다.
 
그리고 우리에게 쌀밥 걱정을 덜어준 농기계. 바로 양수기다. 하늘만 바라보던 천수답 논에 인근의 하천 물을 퍼 주었던게 양수기였다.
양수기에는 당연히 발동기가 따라붙어 동력을 넣어주면 마중물을 이용해 하루종일 24시간이라도 발동기는 힘차게 돌아가 주었다.
발동기와 양수기 덕분에 천수답 논에 물이 들어가면서 우리의 끼니걱정이 해결되기 시작했다.
그래봤자 그것도 80년대 초반이었다.
   

발동기의 동력을 만들어 내는 실린더 내부. 가스가 폭발한 뒤 생기는 힘을 쇠뭉치에 전달하고 그게 돌아가며 동력을 낸다.

▲ 발동기의 동력을 만들어 내는 실린더 내부와 피스톤. 가스가 폭발한 뒤 생기는 힘을 쇠뭉치에 전달하고 그게 돌아가며 동력을 낸다.


탈곡기를 돌릴때 쓴 발동기.

▲ 탈곡기를 돌릴때 쓴 발동기.


방앗간 발동기.

▲ 방앗간 발동기.


이건 최근에 들여온 독일제 발동기다.

▲ 이건 최근에 들여온 독일제 발동기다.


이희양 관장님이 독일제 발동기를 자식처럼 돌보고 있다.

▲ 이희양 관장님이 독일제 발동기를 자식처럼 돌보고 있다.


발동기의 발전은 경운기를 만들어내 농업혁명의 초석이 됐고, 벼와 보리를 털어내던 탈곡기의 역할도 충실히 해주었다.
그 후에 일체형인 콤바인과 트랙터가 나오긴 했지만 그때까지 발동기는 충실하게 농촌을 지켜주었다.
 
이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가고 있는 발동기 수집에 별난 애착을 갖고 있는 그의 발동기 수집벽은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적으로 알려지며 인터넷을 보고 희귀한 발동기를 구경하기 위해 그의 발동기박물관에는 외국인들도 심심찮게 찾고 있다.

이희양 관장은 “고장 난 발동기를 수리해 우렁차게 움직이는 것을 보면 너무 좋다”며 "새 생명을 얻어 통통통 힘차게 돌아는 발동기 소리를 들으면 절로 힘이 난다”고 말했다.
 
당진 발동기 박물관 = 충남 당진시 송산로 831-1
전화번호 및 관람문의 = 041-358-5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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