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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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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평 다락방에서 책과 함께 떠나는 나만의 여행

충남인 - 이수민 호미책방 대표

2018.04.16(월) 00:23:42도정신문(deun127@korea.kr)

3평 다락방에서 책과 함께 떠나는 나만의 여행 사진 

이수민 대표

▲ 이수민 대표


전통시장에서 책방 운영

농업·환경·교육 서적 위주

독립출판물 30여권 보유
 

[논산]호미책방 이수민(29) 대표를 만난 곳은 딸기축제가 한창인 논산천변. 이 대표는 딸기향 가득한 5평짜리 천막부스들 사이에서 10여 권의 책들을 전시 중이었다. ‘아홉살 마음사전’, ‘나는 오늘도 소진되고 있습니다’, ‘파밍보이즈’, ‘시골에서 살림짓는 즐거움’ 등 가판대에 자리 잡은 책들은 이 대표가 며칠 동안 심사숙고해 고른 것들이다.

 

책과 함께 즐길 수 있는 드립커피도 부스 한켠에 자리했다. 어느새 삼삼오오 모여든 축제 관광객들이 책 사이에서 딸기향, 커피향과 자연스레 어우러졌다.

 

“오늘 같이 날씨가 좋은 봄날엔 조용한 서점도 좋지만 야외에서 따스한 햇빛에 바람 쐬며 책을 읽어도 너무 좋잖아요. 책방 홍보도 하고 사람들에게 좋은 책들에 대해 소개하고 싶어 겸사겸사 나왔어요. 사실 책방이 전통시장에 있다 보니 많이 알려지지 않아 제가 손님들을 찾아나서는 편이에요.

 

실제 행사장에서 호미책방을 접한 주민들이 논산 화지시장 내 책방으로 단골이 돼 찾아오기도 했다고 이 대표는 소개했다.

 

호미책방은 작년 11월에 문을 연 논산 최초의 독립서점이다. 초·중·고등학교를 논산에서 다닌 이 대표가 대학 졸업 후 다시 논산으로 돌아와 야심차게 오픈한 꿈의 공간이기도 하다. 3평짜리 협소한 공간에는 50여 권의 일반서적, 30여 권의 독립출판물이 빼곡히 들어차있다. 너댓명의 사람이 들어가면 발 디딜 틈마저 없는 작은 공간이지만 다행이 2층이 있어 조용히 커피한잔 정도는 즐길 수 있다.

 

인적이 드문 시장 안에서, 그것도 돈을 버는 것과는 거리가 멀어 보이는 책방을 운영하게 된 대는 논산시와 소상공인지원센터의 청년지원사업이 큰 계기가 됐다고.

 

“시장에 빈 점포들이 많잖아요. 이곳을 청년들이 어떤 사업을 하고자 임대를 하면 그 임대료를 시가 1년 동안 지원해준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막상 어떤 일을 시작하려고 해도 초기 자본금이나 공간이 없어서 망설이는 청년들이 많거든요. 독립책방은 제 오래된 꿈이었는데 임대료 지원 사업에 선정되면서 과감히 시작하게 됐습니다.

 

독립책방은 독립출판물을 취급하는 곳을 말한다. 대규모 출판사에서 발행된 것이 아닌 소규모 출판물이나 1인출판물 중 주인장이 본인의 취향대로 선택해 판매하는 곳이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독립책방이다.

 

3평 짜리 호미책방의 서가를 채운 80여권의 책들은 SNS 등을 통해 접한 1인 출판, 소규모출판사의 책들 중 이 대표가 고르고 고른 것들이다. 농사 짓기와 관련된 생활서, 대안교육, 자연에 대한 주제들이 대다수다. 책방을 찾는 단골들과 잘 맞겠다 싶은 책이 있으면 추천하고자 들여오는 책도 있다.

 

“독립서점의 매력은 본인의 취향에 따라 서점을 선택할 수 있다는 점인 것 같아요. 어떤 주인장이 고른 책들이 본인과 잘 맞는다는 생각이 들면 확 친근감이 생기게 되는데, 그렇게 되면 그 책방이 본인만의 아지트가 되는 특별한 경험을 하게 되는 것 같아요.

 

추천한 책들에 대한 손님들과 감상평을 주고 받으며 다음 책을 고르는 것도 일반 서점에선 느낄 수 없는 독립서점만의 따뜻한 매력이다. 그렇게 책방 주인인 이 대표와 마을 주민인 손님 사이에 둘만의 이야기거리가 생겨난다.

 

야심차게 시작했지만 경제적인 고민은 늘 이 대표를 따라다닌다. 큰돈을 벌고자 시작한 일은 아니었지만 책방을 유지하기 위한 최저비용을 버는 것도 쉽지가 않다. 하지만 좋아하기 때문에 시작한 일이었다. 책방을 찾는 단골들도 하나둘 늘고 있다. 돈이 되지 않더라도 오랫동안 책방을 하고 싶은 이유다.

 

“책은 저에게 늘 도피처가 됐어요. 스트레스 받는 일이 있을 때 그 생각에 매어있다 보면 해결도 안 되고 스트레스는 더 쌓이고, 그런 악순환의 반복인데 책을 읽으면서 답을 얻거나 위안을 얻는 일이 많았거든요. 제 책방을 찾는 분들 역시 제가 추천한 책들 속에서 삶의 위안을 얻으셨으면 좋겠어요. 당장은, 앞으로도 돈은 안 되겠지만 책방을 하게 되면서 돈으로 살 수 없는 행복을 느끼고 있으니 잘한 결정이었다고 생각해요.

 

80여권의 책 중 한 권을 꼽아달라는 요청에 이 대표는 ‘식물의 힘’(스티븐 리츠 저)을 추천했다. ‘식물의 힘’은 한 아이디어를 싹 틔워 사회운동으로 키워내고 학생들과 함께 배우면서 그들의 삶을 바꾸어낸 브롱크스 출신 녹색 교사의 감동적인 이야기를 들려준다.

 

호미책방은 논산 전통시장인 화지시장 내 청년10구역에 위치해 있다. 호미책방에 한 권 남은 ‘식물의 힘’의 독자가 돼 보는 건 어떨까.

 

※호미책방은 책 주문(일반서적 및 입고서적의 재입고) 및 책 택배 서비스도 제공한다. 택배는 3만원 이상 주문 시 무료로 받아볼 수 있다.

●인스타그램 @homiebooks

/김혜동 khd1226@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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