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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이 더 많이 일 할 수 있는 사회로!

칼럼 - 이기훈 충남대 경제학과 교수

2018.03.26(월) 15:28:32도정신문(deun127@korea.kr)

여성이 더 많이 일 할 수 있는 사회로! 사진

 
미투(#Me Too)의 파도가 거대한 해일처럼 사회를 덮치고 있다. 시작은 외국이지만 우리나라에서 더 거센 것은 그동안 우리 사회가 워낙 취약했다는 반증이다.
 
훼손되었던 인간(특히 여성)의 권리와 존엄을 높이는 중요한 전기가 될 것임은 틀림이 없다.
 
그 와중에 미투의 부작용이나 오용도 생기고 있다. 안타까운 일이다. 그러나 나는 지금의 미투 운동이 더 활활 타오르기를 기대한다.
 
활활 타올라 우리 사회에서 또 다른 어두운 구석으로 옮겨 붙기를 기대한다.
이 땅에 여성으로 태어나 받는 푸대접을 보자. 직업을 갖는다는 것은 개개인에게 있어서 먹고 산다는 가장 기본적인 생존의 길일뿐만 아니라 나아가 자아 성취를 이루는 인생의 가장 중요한 일이다.
 
그러나 불행히도 취업의 문은 여성에게는 잘 열리지 않는다. 취업절벽현상이 두드러지면서 있던 문마저 닫히고 있다. 성차별이 어려운 교사, 공무원 같은 데로 여성 쏠림 현상이 이를 대변하고 있다.
 
어렵사리 취업해도 월급은 월등히 적다. 우리나라 여성은 남성보다 약 37% 적게 받는다.
 
지난 3월 8일 여성의 날, 광화문에서 기념 시위가 오후 3시에 열린 이유가 있다. 기업들이 여성에게는 남성기준으로는 오후 3시까지 일할 월급을 주고는 저녁 6시까지 부려먹는 데 대한 항의인 것이다.
 
보직 차별은 승진 차별에 비하면 약과이다. 우리나라 500대 대기업의 여성임원 비율은 2.7%에 불과하고 한다. 유리천장이 아니라 강철천장이다.
 
직장에 붙어 있기도 쉽지 않다. 사내 결혼하면 떠나라고 눈총이고, 결혼, 임신, 출산, 육아, 가사 등으로 직장과 양립이 되지 않으면 또 직장을 포기해야 하는 건 대부분 여성이다. 그 결과 우리나라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은 58%로 남성들에 비해 무려 20% 포인트나 낮다.
 
여성들을 이렇게 많이 놀리는 것은 국가적으로도 엄청난 손실이다. 초중고 대학에다 사교육, 어학연수 등 온갖 투자로 무려 이십여년을 길러낸 인적 자원을 사장시키면서 경제가 제대로 굴러가기를 바라는 것은 언감생심이다.
 
이런 경제의 미래는 더 암울하다. 결혼을 안 하거나 늦추고, 결혼해도 임신, 출산, 육아를 꺼려하는 현상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합계출산율이 1.05 수준으로 떨어졌다.
 
초고령화에다 인구감소 문제가 순식간에 발등에 떨어진 불이 되었다. 여성을 차별하지 않았으면 그리 되었을까. 이미 헬조선이라는데 더 나빠지면 뭐라고 부를까.

헤븐(Heaven)은 없나? 유엔산하기관(UN SDSN)이 낸 2018년 세계행복보고서에 따르면 세계행복지수 1위는 핀란드였고, 노르웨이, 덴마크, 네덜란드, 스웨덴 같은 나라가 줄을 이었다. 다들 제 땅은 척박하고 먹을 게 없어 남의 나라를 약탈하던 추운 북구 바이킹의 나라들이다.
 
감자기근으로 인구의 절반이 굶어죽었던 아이슬란드나 농사도 짓기 어려운 산골짝밖에 없는 스위스도 5위권이다. (우리나라는 156개국 중 57위에 불과하다.)
 
왜 그럴까. 나는 중요한 원인으로 무엇보다 성평등을 꼽는다. 취업, 임금, 보직, 승진에 남녀기회평등은 이미 상식이다. 여성임원할당제를 두어 오히려 여성을 역차별한다. 임신, 출산, 육아, 가사를 위한 휴가나 휴직제도는 더할 나위없고, 확실히 보장된다. 노르웨이는 주당 근무시간도 30.3시간이다.
 
그러니, 이들 국가의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이 80%에 이른다는 사실. 물론 출산율도 높다. 일인당 국민소득도 대부분 8만 달러를 웃돌 정도로 세계최고권이다. 사회가 여성을 어떻게 대접하느냐가 헬과 헤븐을 갈라놓고 있는 것이다.  
 
우리도 그들처럼 잘 살게 되면 왜 그리 안 할까 할 수도 있겠다. 그러나 그건 바른 순서가 아니다. OECD 꼴찌 수준인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을 먼저 높여야 경제도 따라간다. 외벌이보다 맞벌이가 더 버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현 정부가 장관 여성 비율을 30%로 올린 노력에 박수친다. 미투 운동의 열기가 더해져서 성평등이 경제계로 확산되기를 고대한다.
 
한계에 봉착한 우리 경제 발전의 돌파구가 될 것이고, 세상의 딸들이 결혼 거부, 출산 거부를 철회하는 지름길이 될 것으로 믿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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