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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공통전염병(zoonosis)

칼럼 - 최영호 서산의료원장

2018.03.06(화) 17:28:34도정신문(deun127@korea.kr)

인수공통전염병(zoonosis) 사진


얼마 전에 황금나침반이라는 프로그램을 시청한 적이 있다. 그 프로그램의 대상자는 40여 마리의 도마뱀을 애완동물로 키우는 미혼의 선교사였다. 어머니의 완강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수십 마리의 도마뱀을 집안에서 키우는 그 선교사의 생활에 대한 평가를 하는 자리였다. 결과는 놀랍게도 찬성과 반대가 반반이었다.
 
2015년 대한민국에 엄청난 위기가 찾아 왔다. 메르스 사태! 전 국민을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넣은 그 사건을 잊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나는 메르스 때문에 대한민국이 망하는 줄 알았다. 2015년 5월 20일 바레인에서 귀국한 첫 번째 감염자가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았고, 그해 7월까지 186명이 확진되어 38명이 사망했고, 1만6693명이 2주간 시설에서 또는 집에서 격리를 해야 했다. 전 세계적으로는 2012년 9월부터 2017년 6월까지 2015명의 메르스 환자가 발생하여 703명이 사망했다. 메르스는 변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으로 발생하는 중증급성호흡기 질환이다. 2012년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최초로 감염환자가 발견되었고, 치사율은 30-40%로 알려졌다. 메르스에 감염되어도 증상이 전혀 나타나지 않거나, 가벼운 감기 증상을 보이기도 하지만, 폐렴으로 시작하여 증세가 심해지면 급성호흡부전, 패혈성 쇼크 및 다발성 장기부전 등의 여러 합병증을 일으키며, 급성신부전증을 동반하는 경우도 많다. 
 
2002년 11월 중국 광동지역을 중심으로 발병되어 수개월 만에 세계적으로 확산된 사스(중증급성호흡기 증후군)의 경우 8만3000여명의 환자가 발생하여 약 10%가 사망했다. 사스 감염자는 2008년 이후 보고된 바 없으나, 메르스는 현재도 중동지역을 중심으로 발생하고 있다.
 
메르스 같이 사람과 동물이 함께 걸리는 병, 동물이 사람에게 옮기는 병을 인수공통전염병(zoonosis)이라고 한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는 최근 20년간 새로 발생한 전염병의 70% 이상이 인수공통전염병이라고 한다. 중동호흡기 증후군(MERS : 메르스), 중증급성호흡기 증후군(SARS:사스), 조류독감(AI), 에볼라 출혈열, 공수병, 광우병 등 치사율이 아주 높은 질환들이 여기 속한다. 인수공통전염병의 원인으로는 도시화와 산림파괴로 인한 사람과 동물의 접촉 기회 증가, 야생동물 매매, 가축의 집단사육, 여행 자유화, 애완동물의 다양화 등을 들 수 있다. 이 전염병은 박테리아, 리케차, 바이러스 및 기생충 등이 매개가 되는데, 사람에게는 동물의 전염병원체에 대한 면역이 없기 때문에 치명적인 질환으로 발현되고 대유행을 일으킬 위험이 아주 높다. 특히 바이러스에 의한 인수공통 전염병은 바이러스의 잦은 변이로 백신과 치료제 개발이 쉽지 않다. 사람의 전염병이 동물에게 전염되어 치명적인 증상을 보이는 경우도 있다. 국내에서 특히 우려되는 인수공통전염병은 장출혈성 대장균 감염증, 조류독감, 일본뇌염, 사스, 광우병, 브루셀라증, 탄저병, 큐열, 공수병 및 가축결핵 등이다.
 
애완동물의 다양화는 인수공통전염병의중요한 원인 중 하나이다. 특히 야생동물의 경우는 더 조심해야 한다. 언제, 어떤 동물 때문에 메르스 같은 대재앙이 닥칠지 모른다. 도마뱀청년을 지지하는 한분은 이렇게 말했다. ‘도마뱀같은 동물을 사랑하는 마음이면 이웃사랑은 얼마나 클 것인가?’ 그럴듯한 말이지만 도마뱀사랑이 이웃사랑으로 절대 승화될 수 없다.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내가 원하는 대로 하는데 뭐가 문제될 것 있나?’ 하고 반론을 펼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것은 자유의 의미를 몰라서 그런 거라고 생각한다. 사람을 죽이고, 불을 지르고 ‘내 자유다!’ 할 수 있겠는가? ‘자유는 최선의 선택으로 최선의 것을 행하는 것’ 이라고 어느 성현이 말했다. 선택을 잘 해서 후회없는 행동을 하는 것이 참다운 자유라는 뜻인 것 같다. 잘못된 선택, 잘못된 행함으로 나중에 후회하게 된다면 그건 참된 자유라고 할 수 없다. 내 자유라고 죄를 짓고, 벌을 받거나 이웃을 불행하게 만들고야 후회한다면 참다운 자유를 행사한 게 아니라는 말이다. 야생동물을 키우다가 메르스 같은 대재앙이 일어난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사월초파일이 되면 많은 불자들이 물고기를 방생한다. 우리가 물고기를 바다나 강 같은 넓은 곳에 넣을 때는 풀어 준다( 자유롭게 한다 )고 말하고, 연못같이 좁은 곳에 넣을 때는 가둔다고 말한다. 야생동물을 집에서 기르는 것은 가두는 것이고, 자연에서 살게 하면 풀어 주는, 자유롭게 하는 것이다. 개인의 취미나 기호 때문에 동물의 자유를 속박해서 되겠는가? 인수공통전염병의 위험, 잘못된 자유 선택, 동물의 자유 속박 등의 이유로 나는 도마뱀 선교사의 생활이 크게 잘못 되었다고 생각한다. 하느님사랑, 동물사랑이 아니라 하느님사랑, 이웃사랑이다.
 
진료는 의사에게, 동물은 자연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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