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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경속의 대흥동헌에서

2018.01.14(일) 13:58:51도희(ass1379@hanmail.net)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설경속의 대흥동헌에서 사진

최근에 내린 폭설로 민족의 역사와 아픔을 고스란히 간직한 채 대흥 동헌은 설경 속에서 순백의 운치를 자아내고 있다. 이곳은 1407년 조선 태종 때 건립한  고을수령이 주재하던 관청으로 일제강점기에 대흥면사무소 행정자치기관으로 사용하다가 1979년에 복원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

설경속의 대흥동헌에서 사진

얼마 전에 노르베르트 베버 신부의 기록물(1815~1925년 조선의 영상) 중의 하나인 '고요한 아침의 나라에서'를 본적이 있다. 100년 전 독일 신부가 촬영한 이 영상물은 참으로 신선한 충격을 안겨다 주었다. 그는 일제 강점기에 일본의 정략적인 민족문화 말살 정책으로 사라져가는 조선의 풍습과 문화를 안타까이 여기며  그의 의지에 의해 기록물이 보관되었다.

설경속의 대흥동헌에서 사진

한 서양 신부의 눈에 비친 한국의 향기로운 자연과 소박하고 따뜻한 사람들 그리고 100전 한국의 모습을 놀라울 정도로 자세하게 기록하였다. 그는 100년 넘게 박해를 견뎌온 한국천주교회와 품앗이로 대표하는 공동체 문화, 그리고 조상을 숭배하는 모습에 존경을 표했다. "조선의 사람들은 자연을 정복하기보다는 그 찬란함 속으로 들어가는 꿈을 꾼다". 라고 고요한 아침의 나라에서 말한다. 그는 수많은 한국의 모습을 그림, 사진으로 남기며 한국이 일본의 물질문화에 속절없이 끌려가는 모습에 가슴 아파했다. 그리고 한국을 떠나며 마치 한민족을 무덤에 묻고 장례식을 끝낸 후에 집으로 돌아가는 것처럼 가슴 아프다고 전한다.

설경속의 대흥동헌에서 사진

대흥 동헌의 뜰은 사계절의 자연의 아름다운 풍경으로 사진작가들의 출사 지역으로 유명하다. 하얀 눈을 쓰고 있는 항아리와 누각들이 베버 신부가 표현한 고요한 아침의 나라 한국을 연상하게 한다.  

설경속의 대흥동헌에서 사진

1300년 전 백제인들이 나당 침략군에 망국의 한을 묻고 격랑의 세월을 견디고 있는 봉수산이 저 멀리 바라보인다. 의자왕이 사비성에서 나당연합군에 무릅 끓고 앉아 술을 따라 올리는 의식을 행할 때 이를 지켜보던 백제의 장수들이 울분을 금치 못했다. 밤에 성을 몰래 도망쳐 나온 장수들이 해발 484m 봉수산에 올라 부흥의 깃발을 꽂은 것이다. 3년 넘게 꿋꿋이 버티고도 결국 내분이 일어나 망한 것도 핵심 인물들의 탐욕과 시기심이었다.

설경속의 대흥동헌에서 사진

일제의 침략은 살육과 경제침탈 외에도 조선의 문화유산 약탈을 자행했다. 조선 영조 대왕의 11번째 딸 화령옹주의 태실마저도 훼손하여 청자속에 태를 쏟아 버리고 귀중품을 모두 반출해 갔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는 미래가 없다고 한다. 현재 우리는 물질의 탐욕과 이기심으로 민족의 역사와 문화를 잊고 사는 건 아닌지 되돌아 볼일이다.

설경속의 대흥동헌에서 사진

대흥동헌 내에 있는 흥선 대흥군의 통상수교 거부 정책 일환으로 세운 척화비가 흥선대원군의 비문이 서릿발 처럼 정신을 화들짝 일깨운다. 서구열강에 무분별한 침략과 조선의 문호개방으로 미치게 될 우리 문화의 폐해를 염려하여 전국의 교통요지에 세웠던 척화비의 의미를 되새겨본다. 지금 우리는 어디로 가고 있는지, 그리고 내가 현재 걷고 있는 이 발자국이 후세인들에게 어떤 영향을 비칠 것인지 되돌아 볼일이다.

설경속의 대흥동헌에서 사진

극단적인 이기주의와 물질향략주의 만연으로 잃어버린 우리 민족 고유의 정서와 문화가 그리운 시절이다. 저 한겨울에 역사의 아픔을 고스란히 간직한 채 서있는 수백 년 된 고목 앞에서 부끄러운 줄 알고 실행해야 할 일은 우리문화, 민족의 정체성을 되살리는 길이다.

설경속의 대흥동헌에서 사진

마지막으로 일제강점기 마지막 조선 총독인 아베 노부유키 한반도를 떠나며 한 섬뜩한 말이다. " 우리는 비록 전쟁에 패했지만, 조선이 승리한 것은 아니다. 장담하건대 조선인이 제정신을 차리고 옛영광을 되찾으려면 100년이 더 걸릴 것이다. 우리 일본은 조선인에게 총과 대포 보다도 더 무서운 식민교육을 심어 농았다. 조선인들은 서로 이간질하며 노예적 삶을 살 것이다. 그리고 나 아베 노부유키는 다시 돌아온다".

설경속의 대흥동헌에서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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