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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 ‘팥장’이 <맛의 방주>에 올랐어요

올해 충남도 유일 등재... “이젠 ‘팥으로 메주 쑨다’해도 믿어야”

2017.12.17(일) 13:15:36임중선(dsllew87@hanmail.net)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우리 충남 홍성의 홍주발효식품에서 만드는 ‘팥장(팥醬)’이 얼마전 발표된 ‘맛의 방주’ 등재 식품에 충남에서 유일하게 최종 선정되었다는 반가운 소식이다.
 
1996년부터 이탈리아에서 시작한 맛의 방주를 알 것이다. 이탈리아에 본부를 두고 150여 개국 회원 10만여 명이 활동하고 있는 비영리 국제기구인 슬로푸드 국제본부의 프로젝트다.
정크푸드가 난무하는 현 세대의 음식문화에 경종을 울리고자 유엔이 교류하는 세계적 운동으로, 전통 먹거리 종자를 보호하고 종 다양성을 지켜나가면서 그 지역의 전통음식과 문화를 보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소멸 위기에 처한 음식문화유산을 찾아 목록을 만들고, 이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을 유도해 지역 농업을 활성화하는 사업을 벌인다.
'맛의 방주' 선정 기준은 특징적인 맛을 가지고 있을 것, 특정 지역의 환경 사회 경제 역사와 연결돼 있을 것, 소전통적 방식으로 생산될 것 등이다.
 

홍성 ‘팥장’이 <맛의 방주>에 올랐어요 사진
 
 

홍성군 금마면 신곡리에 자리잡고 있는 홍주발효식품

▲ 홍성군 금마면 신곡리에 자리잡고 있는 홍주발효식품


팥장 메주가 숙성되고 있는 창고시설

▲ 팥장 메주가 숙성되고 있는 창고시설


이경자 대표가 맛의 방주 한구가무실에서 인증서를 받고있다

▲ 이경자 대표가 슬로푸드 한국협회에서 인증서를 받고있다. 이경자 대표 제공사진.


이경자 대표가 인증서를 보여주고 있다. 이경자 대표 제공사진

▲ 이경자 대표가 인증서를 보여주고 있다. 이경자 대표 제공사진


지금까지 83개국의 1400여개 식품이 맛의 방주에 등록되었다는데 우리나라는 충남 예산의 집장, 논산의 오계, 태안 자염 등이 올랐고 울릉도 칡소, 진주 앉은뱅이 밀, 제주 푸른콩장이 등재되었었다.
그리고 이번에 우리 충남에서 다시 유일하게 홍주발효식품의 ‘팥장’이 오른 기쁜 소식이 들려온 것이다.
 
팥장은 말 그대로 콩이 아닌 팥으로 장을 담그는 것인데 팥 또한 일반 적두(현재 우리가 먹는 대부분의 큰 팥)가 아닌 예팥이라는 토종 팥이 주재료다. 예팥의 크기는 적두의 절반 수준이다.
 
팥장의 원조는 조선 중엽 실학자 박세당이 엮은 색경(1676)에서 최초로 장을 담갔다고 전해지고 있으며 그후 1815년 간행된 ‘규합총서’에 장 담그는 법이 수록돼 있는 우리나라 전통 장이다.
이밖에 조선요리제법, 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에도 제조법과 활용 내역이 실려있다.
역사적으로는 조선시대 가뭄이 크게 들어 콩 농사가 흉작이 되고 백성들이 된장으로 음식을 해 먹지 못하자 임금이 안타까워하며 콩이 아니어도 메주를 만들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라고 소주방 궁인들에게 지시해 팥으로 메주를 만들게 됐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이경자 대표가 홍주발효식품에서 만드는 각종 장류용 콩들.

▲ 이경자 대표가 홍주발효식품에서 만드는 각종 장 제조용 콩류들.


일반 메주를 만드는 노란콩.

▲ 현재 일반 가정에서 가장 많이 만드는 노란콩과 메주.


이것이 팥으로 쑨 팥장메주다. 우리 몸에 이로운 곰팡이가 하얗게 피어있다.

▲ 이것이 홍주발효식품의 이경자 대표가 팥으로 쑨 팥장메주다. 우리 몸에 이로운 곰팡이가 하얗게 피어있다.


일반 팥(적두). 보통 팥죽니나 단팥빵용 앙금 등에 쓰이는 팥이다.

▲ 일반 팥(적두). 보통 팥죽이나 단팥빵용 앙금 등에 쓰이는 팥이다.


가운데 것이 팥장을 만드는 우리의 토종 팥인 '예팥'이다

▲ 가운데 것이 팥장을 만드는 우리의 토종 팥인 '예팥'이다. 일반 팥보다 가늘고 길쭉하다.


팥장(팥醬)은 팥과 밀가루로 메주를 쑤어 말렸다가 소금물을 부어 담그는 한국의 전통장이다. 소두장(小豆醬)이라고도 불렀는데 장 담그는 법이 수록되어 있는 규합총서의 내용을 요약해 보면 이렇다.
팥을 여러 번 까불러 모래를 없이 하고 맷돌에 갈고 다시 까불러주어 껍질을 제거한다. 곱게 갈아서 물에 한나절 담갔다가 건져내어 말리고 다시 비벼서 남은 껍질을 모두 제거한다.
다음날 일찍이 물을 붓고 깨끗하게 일어서 건져 말린 다음 밀가루와 합하여 주물러서 덩이를 만들고 덮어서 띄운다. 1달 만에 꺼내어 굵게 짠 광주리에 넣고 바람이 잘 통하는 곳에 매어달아 둔다.
이듬해 2월 보름 경에 꺼내어 수건으로 흰 것을 씻어내고 잘게 부서뜨리고 곱게 간다. 20근 정도에 소금 10근 4냥 정도를 합하여 화일(火日, 뜨거운 날)에 담가 두었다가 2달 후에 먹는다. 본초에는 '누룩가루 10근 정도에 소금을 5근 넣고 담근다'고 되어 있다.
 
이경자 대표는 고향이 충남 공주인데 어릴 할머니 댁에서 만드는 팥장을 자주 먹었다고 한다. 세월이 흘러 어릴 적 먹던 그 장맛이 생각났고, 수많은 노력 끝에 어릴 적에 먹던 장이 팥장이라는 것을 알게 됐고, 6년 전 팥장을 만들게 됐단다.
현재는 팥장을 활용해 팥막장, 팥고추장, 팥된장 등의 상품으로 만들어지고 있다.
   

예팥과 각종 부재료를 넣어 팥을 찌어 메주용으로 준비한다.

▲ 예팥과 각종 부재료를 넣어 팥을 찌어 메주용으로 준비한다.


찌어놓은 예팥. 팥 알갱이가 성글성글하다.

▲ 찌어놓은 예팥. 팥 알갱이가 성글성글하다.


분쇄 압력기로 압착을 해서 뽑아낸다.

▲ 분쇄 압력기로 압착을 해서 뽑아낸다.


압착 예팥이 나온다. 이것을 주물러 팥장용 메주를 만든다.

▲ 압착 예팥이 나온다. 이것을 주물러 팥장용 메주를 만든다.


압착 메주로 만든 도넛형의 팥장메주

▲ 압착 메주로 만든 도넛형의 팥장메주. 이렇게 가운데 구멍을 뚫어 도넛 모양으로 하는 이유는 메주 사이에 공기의 흐름을 좋게 하여야 메주에 이로운 곰팡이가 잘 피어나기 때문이다.


온습도를 맞춘 숙성실에서 팥장 메주가 뜨고있다.

▲ 온습도를 맞춘 숙성실에서 팥장 메주가 뜨고있다.


팥장 메주가 잘 떴다.

▲ 팥장 메주가 잘 떴다.


일반 메주와는 확연히 다르다.

▲ 이것은 일반 메주. 팥장과 일반 메주와는 확연히 다르다.


이경자 대표는 이같은 레시피를 그대로 원용해 팥장을 만든다.
원재료인 팥은 일반 적두의 절반 크기인 예팥을 주원료로 해서 팥과 콩을 따로 삶는다.
쌀로 백설기를 만들어 삶은 팥과 콩을 함께 섞어 도넛 모양으로 만든다. 황토방에서 15일 정도 말린 후 가루를 내어 소금과 간장, 표고버섯가루 등과 반죽해 60일 정도 항아리에서 숙성시킨다.
 
이렇게 만든 팥장은 달큰한 맛이 일품이다. 무침과 찌개는 물론 밥을 비며먹기도 했으며, 고추나 상추를 찍어서 먹기도 하는 등 여러 음식에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
된장보다 달콤하고 고소한데 이때 드디어 “팥으로 메주를 쒀도 믿는다”는 말이 비로소 나오는 것이다.
 
우리의 전통음식인 장류는 대표적인 발효음식이다.
발효란 미생물이 탄수화물을 이용해 우리 몸에 좋은 물질을 만드는 과정을 말하는데 이 과정에서 나쁜 미생물은 모두 죽이고 우리에게 유익한 유산균만 듬뿍 만들어준다.
또한 음식과 미생물의 종류에 따라 다양한 맛과 특징을 가지게 된다.
 

팥장이 익어가는 장독대

▲ 팥장이 익어가는 장독대


이것이 팥장이다. 일반 된장보다 더 검붉고 된장 속에 붉은 팥 알갱이가 선명하게 보인다.

▲ 이것이 팥장이다. 일반 된장보다 더 검붉고 된장 속에 붉은 팥 알갱이가 선명하게 보인다.


같은 팥장이지만 레시피가 또 다른  팥장.

▲ 같은 팥장이지만 레시피가 또 다른 팥장.


팥 알갱이는 보이지만 위의 검붉은 팥장과는 레시피도 맛도 색도 다 다르다.

▲ 팥 알갱이는 보이지만 위의 검붉은 팥장과는 레시피도 맛도 색도 다 다르다.


콩을 이용해서 만드는 대표적인 장류는 두말할 나위없이 된장, 간장, 고추장, 청국장이다. 그동안 우리는 이 장류는 모두 일반 일반 콩으로 만드는 것으로만 알았는데 이번에 홍주발효식품의 이경자 대표가 만들어 맛의 방주에까지 등재시킨 팥장 덕분에 팥으로도 장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새삼 알게 되었다.
이런 경사를 계기로 우리의 소중한 장류문화는 물론 전통식품의 우수성과 장점에 대한 자부심을 가지고 계승 발전시켜 나갔으면 좋겠다.
 
홍주발효식품은 팥장 제조와 관련해 현재 관련 특허만 4건을 출원해 놓은 상태이고 금년 1년동안 서울혁신파크 ‘가나다밥상프로젝트’, DDP ‘얼굴있는 농부시장’, 홍성군 ‘내포신도시 목요직거래장터’에 팥장을 들고 나가 행사를 진행하며 충남의 팥장을 알리는데 큰 공헌을 했다.
앞으로 이 팥장의 원재료인 토종 예팥을 이용해 전통 장의 또다른 맛 복원에 심혈을 기울일 예정이라 한다. 또한 팥장을 주 테마로 해서 학생들과 일반 주부들을 대상으로 장 담그기 체험도 진행해볼 참이다.
특히 이같은 연구와 팥장 제조, 체험을 위해 인근지역 농민들과 예팥 생산을 위한 계약재배를 할 예정이라고 하니 팥장의 무한한 변신과 우수제품 탄생, 판매를 기원한다.
 
- 홍주발효식품 : 충남 홍성군 금마면 신곡리 314-2
- 대표 이경자 041-634-1479 / 010-3072-12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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