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팥으로 메주를 쑨다고요?

전통의 맥을 잇는 홍주발효식품

2017.11.17(금) 11:41:55도희(ass1379@hanmail.net)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팥으로 메주를 쑨다고요? 사진
▶ 팥으로 만든 메주

'옛말에 팥으로 메주를 쑨다'는 말이 있다. 이 속담엔 두 가지 뜻이 있는데, 나는 절대 네 말을 안 믿는다. 다른 하나는 당신이 무슨 말을 해도 나는 나는 네 말을 믿는다. 옛날에 토지가 나라에 귀속되어 해마다 임금님께서 직접 메주를 만들어 백성들에게 나누어 주었다. 어느 해에 나라에 흉년이 들어서 콩을 구할 수가 없게 되자 임금님께서 궁궐의 궁녀들에게 콩 대신 팥으로 매주를 쑤어 장을 만들어 백성들에게 나누어 주도록 하였다.

옛 문허상에 궁궐에서 궁녀들이 최초 팥으로 매주를 쑤어 장을 만들었다는 기록이 색경, 규합총서, 조선요리제법 등 조선시대 요리서에 있다. 홍성군 금마면에서 토종콩과 팥으로 문헌에 수록된 '팥장, 팥 고추장'을 복원,특허를 낸 홍주발효식품 이경자 대표님을 만났다.

팥으로 메주를 쑨다고요? 사진

충남 품목별 농업인 연구회 소속 '홍성 식품 개발연구회' 대표 이경자(57) 김홍제(58)는 토종 예팥장으로 한국 로컬푸드 코리아 '맛의 방주' 등재에 2년간 도전하여 올 연말에 발표 예정이다. 맛의 방주란, 국제본부 이탈리아에서 150여 개국 회원 10만 명이 위기에 처한 종자와 음식을 발굴하여 보전하는 음식문화유산 프로젝트로 전통 음식의 맛을 지키기 위한 토속 향토 음식을 발굴하여 '맛의 방주'에 등록 지정하고 있다.

팥으로 메주를 쑨다고요? 사진

왼쪽 팥은 개량종이고 오른쪽 팥이 재래종이다. 항암 팥, 토종 팥이라고도 불리는 재래종 예팥은 개량종보다 가늘고 길쭉하며 크기가 작다. 토종팥은 콩 껍질이 가늘고 줄기를 타고 올라가며 팥이 열린다. 예 팥맛은 개량종보다 맛이 달고 구수하다. 홍주발효식품은 토종팥에 여러 가지 토종 콩을 섞어 팥장을 만들고 있다. 콩은 습기 있는 땅에서 잘되고 팥은 건조한 땅에서 잘 되기 때문에 한 해에 콩이 잘되면 팥이 잘 안되고 콩이 잘되면 팥이 잘 안되는 경향이 있다. 선조들은 콩농사가 안된 해에는 팥으로 콩대신 장을 만들었다.

팥으로 메주를 쑨다고요? 사진
우리나라의 토종 콩 종류는 4,000여 개로 미국의 종자등록에 올라가 있다. 우나라 토종콩들이 미국의 종자등록에 올라간 이유는. 옛날에 한국 유학생이 미국에서 공부할 때 미국에서 한국 학생들이 한국콩의 종류를  가져오게 했다고 한다. 그리고 미국에서 현재 한국의 토종 콩 종류를 개량하여 다시 한국에 팔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나라 토종 쥐이빨검정 옥수수를 미국이 가져다가 흑찰옥수수로 개량하여 우리나라가 다시 종자를 사오는 실정이다. 심지어 영화관에서 즐겨먹는 팝콘의 재료도 한국의 노란 쥐이발 옥수수를 개량하여 만들었다고 한다.

팥으로 메주를 쑨다고요? 사진
▶흑팥

모양이 동글동글한 재래종 메주콩과 티식티식한 베틀콩, 풋알밤 맛이 나는 빤질한 갈미콩, 하얀 각시동부, 달콤한 맛이 나는 어금니동부콩, 쥐이빨 노란 옥수수, 검정쥐이빨 옥수수, 버터향이 나는 동글동글한 콩국수용 노란콩, 동글한 원형 모양의 홀아비밤콩, 초록색장콩인 푸른독새기콩, 오리알테콩, 결혼식 때 예단용 떡 인절미 초록색 고물로 사용하는 속청밤콩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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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식품개발연구회 홍주발효식품 이경자 대표는 호라비밤콩을 팥장에 가미하여 이미 선보였고 현재는 선비잡이콩을 팥장에 가미하여 선보일 예정이다. 콩에 따라 팥장맛이 조금씩 다름을 실험 분석하고 있다. 

팥으로 메주를 쑨다고요? 사진▶ 어금니 동부콩 

팥으로 메주를 쑨다고요? 사진▶ 선비잡이 콩

팥으로 메주를 쑨다고요? 사진

팥장의 재료에는 팥과 밀가루, 콩, 백설귀를 혼합하여 발효시키며 지푸라기 안에서 황곡균이 올라와 메주에 달라 붙게 된다. 옛말에 집안이 편안해야 장맛이 난다는 말이 있듯이 집안의 온화한 기운이 장에 전달되어 좋은 균들이 장속에서 살게 되어 장이 잘 된다. 팥장에는 배꼽균, 황곡균, 홍국, 흑곡균 등 좋은 균들이 모여서 장이 맛있게 익어간다.

팥으로 메주를 쑨다고요? 사진

이 대표는 한국 토종 씨앗을 활용한 전통 장만들기 외에도 끊임없는 배움의 열정 또한 대단하다. 한국약용작물 전문 인력 양성과정 교육을 이수하고 1200여 평에 도라지, 작약, 산수화, 마가목 등 약용식물과 3,000여 명을 임대하여 때죽나무와 산딸나무를 재배하고 있다. 올해 특허청장에서 전통장류와 청국장 가공업에 대한 상표등록 특허 로고와 명칭에 대한 상표등록증이 나왔고 팥장 등록 허가는 현재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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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품목별농업인연구회 소속 홍성식품개발 연구회에서는 전통음식, 식초, 차 만들기 등 정기적인 교육과 함께 판로개척을 할 수 있도록 홍보를 돕고 정보 나눔을 하고 있다. 이 대표는 정기적인 교육을 통해 취득한전문상담사 2급 자격증과 미술심리상담사 1급 농업인 대학 수료, 농촌체험교육농장이수, 슬로푸드 강사, 양식, 한식 조리사 자격증, 여성농업인 리더십 아카데미 등 6차 농산업을 할 수 있는 모든 자질을 갖춘 상태다.

팥으로 메주를 쑨다고요? 사진

주인 마님의 정갈한 정성이 담긴 항아리에서는 팥장이 가을바람의 소리와 따스한 햇살에 한창 익어가고 있다. 하얀 무명 보자기를 걷어내는데 샛노란 팥장이  항아리 속에서 쏘옥 얼굴을 드러낸다. 맛을 보는데 야! 조미료보다도 더 감칠맛나는 깊고 그윽한 팥향이 입안에 돈다. 텃밭에서 금방 뚝 따온 상추와 풋고추만 있으면 따끈한 밥 한 사발이 꿀떡 넘어갈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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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항아리는 90세 되신 할머니께 사온 항아리인데 조상 대대로 물려받은 300년 된 항아리라고 자랑한다. 우리 선조의 아낙네들은 이렇게 살아있는 항아리에 대를 이어 간장, 된장을 담아 전수하해 왔다. 집안에 우환이 들면 장맛부터 변한다고 했다. 집안이 화목하고 태평해야 장이 잘 익어간다. 그래서 늘 장독대를 깨끗하게 보관하고 몸과 마음을 단정히 하여 집안 대대로 장맛을 지켜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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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온 인생만큼 숙성된 주인장의 전통장에 대한 열정과 팥장의 맛은 시행착오를 거듭한 결과의 산물이다. 팥은 콩보다 잘 쉬고 까다로운 곡류지만, 나라에 기근이 들어 콩을 생산하지 못하여 백성들에게 장을 나누어 줄 수 없음을 안타까이 생각한 임금께서 궁궐의 궁녀들에게 팥장을 만들도록 지시했다. 팥장은 임금님이  백성들들을 생각하여 만든 애민사상이 깃든 우리나라 전통장이다.

팥으로 메주를 쑨다고요? 사진

가을이 무르익어 텃밭 한쪽 울타리에 걸쳐 말라가는 옛팥 넝쿨을 사랑스럽게 바라보는 이경자 대표의 모습에서 우리 것을 지켜가는 한국 여성의 굳센 의지가 엿보인다. 서양열강의 세력에 이리저리 나부끼는 갈대처럼 작은 약소국가의 서러움을 딛고 일어선 국가. 잃어버린 것을 되찾고자 노력하는 일부의 사람들로 우리나라의 농업미래는 밝다. 우리 토종씨앗을 지키는 일은 국민생명 창고의 열쇠를 쥐고 있는 농업인이 해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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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서 장독을 씻어내는 물이 흘러 고여 만든 작은 연못이 분수를 내뿜고 있다. 이곳에는 장 찌꺼기를 먹고 자라는 붕어와 미꾸라지들이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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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표는 가을 텃밭에서 거둔 무청을 짚으로 엮어서 말리고 있다고 자랑한다. 집안 구석구석 주인의 손길이 느껴지는 정원과 겨울 땔감나무, 항아리, 가마솥 등이 정겹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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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의 취향을 엿보는 듯한 작은 화원의 꽃들이 늦가을에도 꽃을 피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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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속에 무엇이 들어 있는지 아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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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효 메주를 보관하고 있어요.

팥으로 메주를 쑨다고요? 사진 ▶정년퇴직한 남편과 함께 제 2의 인생을 도전하는 홍주발표식품 부부

팥으로 메주를 쑨다고요? 사진
▶옛팥으로 만든 팥향 가득한 팥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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팥으로 메주를 쑨다고요? 사진

 

팥으로 메주를 쑨다고요? 사진 
팥으로 메주를 쑨다고요? 사진
▶ 장독대 옆 가을 정원에서는 꽃들이 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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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초를  재배하고 전통 발효식품에 대한 열정으로 팥장을 만드는 이곳에는 자연을 사랑하는 주인장의 영혼이 담긴 시가 늦가을 작약의 꽃이 져버린 뜨락에 있었다.
"미안해, 그리고 사랑해, 네가 없는 계절에 널 기억할께" 

T. 010-3072-12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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