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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팥으로 메주를 쒀서' 세계에 이름 알린 사람

'팥장'으로 이탈리아 맛의 방주에 한국 유일 출품한 '홍주발효식품'

2017.06.24(토) 23:32:14남준희(skawnsgml29@hanmail.net)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팥으로 메주를 쑨다”면 믿을 사람 없을 것이다.
‘콩으로 메주를 쒀도 안 믿는다’는 속담을 거꾸로 바꿔 이렇게 말하기도 하는데 이는 정말 어떤 말이나 행동을 해도 믿을만한 경우를 일컬어 쓰는 말이다.
 
헌데, 일반 콩이 아닌 진짜 팥으로 메주를 쑤어서 팥장(팥醬)을 만드는 사람이 있다. 충청남도 홍성에 있는 ‘홍주발효식품, 이경자 대표.
이분은 그냥 팥메주의 팥장만 쑤는 정도가 아니라 그 분야에서 아주 독보적이고 탁월한 노하우를 가지고 있으며 그 팥장으로 우리나라 발효식품의 전통의 맥을 잇고 있다는 사실.
 
하지만 오늘 기사 포스팅의 핵심 주제는 그보다 더 중요한 ‘이것’ 때문이다.
 
이것이란 홍주발효식품의 팥장이 얼마전 국제 전통음식 보존 프로젝트인 '맛의 방주(Ark of Taste)'에 한국에서는 유일하게 출품 됐다는 점.
 

팥장을 만드는 홍성의 홍주발효식품

▲ 팥장을 만드는 홍성의 홍주발효식품. 논 건너편 분홍색 집.


'팥으로 메주를 쒀서' 세계에 이름 알린 사람 사진


이경자 대표가 팥장 원재료인 메주와 콩을 보여주고 있다.

▲ 이경자 대표가 팥장 원재료인 메주와 콩을 보여주고 있다.


'팥으로 메주를 쒀서' 세계에 이름 알린 사람 사진


맛의 방주란 이탈리아에 본부를 두고 150여 개국 10만여 회원이 활동하는 국제 비영리기구 슬로푸드국제협회(Slow Food)가 1990년대부터 주도하고 있는 사업이다.
이 사업은 현대화되고 기계화된 문명속에서 인스턴트 식품이 판을 치고 있는 와중에 점차 잊혀져가고 멸종 위기에 처한 전 세계 각 지역의 토종 음식과 종자를 찾아 목록을 만들고 관심과 소비를 이끌어내기 위한 사업이다.
맛의 방주에 오른 우리나라 음식은 모두 55종이고 그 중 충청남도에서는 예산 집장과 홍어맛 김치, 논산시 연산의 오계, 태안의 자염 등이 있다. 올해 4월까지 전 세계 4323종이 맛의 방주 목록에 올랐다고 한다.
 
맛의 방주에 등재되기 위해서는 국내에서 엄격한 심사를 거쳐 그 기준과 요건에 충족되어야 하고 여기서 선정된 것이 국제기구의 심사를 받게 되는데 금년에는 유일하게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충청남도 홍성의 이 ‘팥장’만이 출품됐다는 것이다.
벌써 자랑스러워지는 ‘이 느낌’.
 

팥장의 메인재료인 토종팥인 '예팥'

▲ 팥장의 메인재료인 토종팥인 '예팥'


토종 팥 '예팥'

▲ 토종 팥 '예팥'


팥장에 쓰이는 토종 콩 '토종설갱미'

▲ 팥장에 쓰이는 토종 콩 '토종설갱미'


재팥(위), 선비잡이콩(아래 왼쪽), 얼룩밤콩(아래 오른쪽.) 선비잡이콩이라는 이름이 참 독특하다. 조선시대에 과거보러 가던 선비가 하룻밤 묵어가던 여관에서 이 콩 맛을 본 뒤 거기에 심취해 과거 보는 것을 잊어서 만들어진 이름이라는...

▲ 재팥(위), 선비잡이콩(아래 왼쪽), 얼룩밤콩(아래 오른쪽.) 선비잡이콩이라는 이름이 참 독특하다. 조선시대에 과거보러 가던 선비가 하룻밤 묵어가던 여관에서 이 콩 맛을 본 뒤 너무나 맛있는 거기에 심취해 과거 보는 것을 잊어서 만들어진 이름이라는... 모두 팥장에 쓰이는 재료들이다.


'팥으로 메주를 쒀서' 세계에 이름 알린 사람 사진


푸른방콩과 토종메옥수수

▲ 푸른방콩(위)과 토종메옥수수


팥장용 메주를 쑤는데 활용되는 밀가루용 토종밀

▲ 팥장용 메주를 쑤는데 활용되는 밀가루용 토종밀


금년도에 유일하게 맛의 방주에 오를수 있도록 도전장을 내고 현재 심사가 진행중인 홍주식품의 팥장. 팥도 콩류에 들어가는 까닭에 콩은 콩인데 작은 콩이라는 뜻에서 소두장(小豆醬)이라고도 불렸다.
사실 ‘팥장’이 아주 생소한 것만은 아니다. 조선시대인 1815년 간행된 ‘규합총서’에 장 담그는 법이 수록돼 있을 정도로 이미 알려진 것이다. 팥과 밀가루로 메주를 쑤어 말려 소금물을 부어 담그는 것으로서 달콤함이 그 특징이란다.
 
우리가 그동안 보고 들은건 오로지 콩 된장뿐이었는데 그러면 이경자 대표는 듣기에도 생소한 이 팥장을 어떻게 만들까.
 
우선 팥장을 만드는 팥은 요즘 개량돼 나오는 일반 팥(적두라고 불리는 이것)이 아니라 완전 토종팥인 ‘예팥’이라는 종자로 한단다. 예팥은 크기는 적두의 절반 수준이다.
팥과 밀가루로 메주를 쑤어 말렸다가 소금물을 부어 담그는게 기본 방식이다. 앞서 밝힌 규합총서에도 장 담그는 법이 수록되어 있는데 우선 팥은 맷돌에 갈아 껍질을 없애고 반나절 가량 물에 불린다.
불린 팥은 건져서 말린 뒤 잘 비벼 남은 껍질을 버린다. 팥을 깨끗하게 일어 푹 삶아 밀가루와 섞어 주무른 뒤 메주 덩어리로 만들어 띄운다.

도넛 모양으로 만든 메주와 일정 시간이 지난 뒤에 약간 피어오른 곰팡이(오른쪽)가 보인다.

▲ 도넛 모양으로 만든 메주와 일정 시간이 지난 뒤에 약간 피어오른 곰팡이(오른쪽)가 보인다.


공 모양으로 만든 메주가 제대로 발효되어 하얀 곰팡이 꽃이 피어올랐다.

▲ 공 모양으로 만든 메주가 제대로 발효되어 하얀 곰팡이 꽃이 피어올랐다.


마치 빵에 흰 파우더를 뿌려 놓은 듯

▲ 마치 빵에 흰 파우더를 뿌려 놓은 듯


완전히 발효가 끝난 메주

▲ 완전히 발효가 끝난 메주. 팥으로 만든것이어서 색깔이 거무스름하다.


그리고 1달 가량 지난 뒤 꺼내 바람이 잘 통하는 곳에 매달아 숙성시킨다. 장을 담글 때 메주의 불순물을 깨끗이 닦아내고 곱게 가루를 낸다.
메주가루에 소금과 간장, 표고버섯가루 등과 반죽해 뒤 항아리에 담아 양지바른 곳에 두고 2~3달 숙성시킨다.
과거 우리 선조들은 이렇게 만들어진 팥장으로 찌개를 해먹기도 하고 밥을 비며먹기도 했으며, 고추나 상추를 찍어서 먹기도 했다고 한다.
 
팥장의 맛은 어떨지 궁금하다.
된장보다 달콤하고 고소하다. 생배추와 여러 가지 채소 호박 등을 넣어 된장찌개를 끓이듯 팥장찌개를 끓여도 맛나며 팥장비빔밥도 별미이다.
 

팥장이 숙성중인 장독

▲ 팥장이 숙성중인 장독


태양빛에 잘 익고있는 팥장

▲ 태양빛에 잘 익고있는 팥장


팥장이 잘 익고있다.

▲ 팥장이 잘 익고있다.


검은색 원안의 이것, 바로 팥 알갱이다.

▲ 된장 속 검은색 원안의 이것, 바로 팥 알갱이다.


홍주발효식품의 상품인 팥장과 환

▲ 홍주발효식품의 상품인 팥장과 환, 찹쌀고추장.


이렇게 만든 팥장으로 이대표는 홍성군 농업기술센터와 함께 새 농가소득의 틈새작목으로 육성키로 하고 안정적인 생산과 시범사업을 위한 생산시설 기반을 완성했다. 관련 특허 4건 출원이 현재 진행 중이다. 그것이 현재의 홍주발효식품이다.
 
지난 5월 26일에는 팥장의 우수성을 알리기 위해 서울혁신파크에서 팥장 체험 행사도 열었다.
 
이경자 대표의 고향은 충남 공주란다. 그가 어릴 적에는 팥장을 자주 먹었다며 세월이 흘러 어릴 적 먹던 그 장맛이 생각났고, 어릴적의 기억을 떠올려 수많은 노력 끝에 비로소 5년 전 팥장의 재현에 성공했단다.
현재는 팥장을 활용해 팥막장, 팥고추장, 팥된장 등의 상품으로 만들어지고 있다.
   

진정 '팥으로 메주를 쑨' 이경자 대표. 그 맛난 전통식품으로 충청남도 대표가 되시길...

▲ 진정 '팥으로 메주를 쑨' 이경자 대표. 그 맛난 전통식품으로 맛의 방주에 꼭 오르시고 대한민국 팥장의 대표가 되시길...


‘팥으로 메주를 쑨대도 곧이 듣는다’는 속담을 현실로 만든 사람 이경자 대표. 옛 기억만을 더듬어 연구하고 노력한 그의 끈질긴 열정 덕분에 우리는 진정 잊혀지고 말뻔 했던 팥장의 맛을 다시금 볼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팥장이 맛의 방주에 정식으로 등재 될 것을 확신하며, 뿐만 아니라 앞으로도 홍주발효식품의 팥장이 온 국민의 사랑을 받는 진정한 충청남도 대표 전통식품으로 자리잡기를 기원한다.

홍주발효식품 팥장 문의 :  041-634-14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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