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직산현은 삼남에서 올라와 천안삼거리에서 한양이나 개경으로 가려면 반드시 지나야 하는 길목이었다.
지금은 경기도와 충남, 평택과 천안이 인접한 1번국도가 지나며(천안시 서북구 성환읍 대홍3길7-48/대홍리), 천안에서 가장 북쪽에 위치해 있는 곳에 국가지정문화재인 ‘국보 제7호 천안봉선홍경사갈기비’를 찾아 보았습니다.

천안에서 1번국도를 따라가는 길은 대형차들이 씽씽 달리기 때문에 성환읍을 지나고부터는 그냥 지나칠 수 있는 곳으로 갈색이정표를 보고 여행지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국보 제7호라고 해서 열심히 달려왔지만 도로 옆에는 주차장과 안내문 그리고 비각만 보일 뿐인 한적한 곳이라 조금 썰렁하기도 하였지요. 도착하고서야 국보가 이런곳에 있는거야 하는 느낌이 와닿았습니다.





▲ 천안봉선홍경사갈기비(국보제7호)

그렇다면 '봉선홍경사갈기비'가 무엇이길래 국보 제7호일까요?




봉선홍경사가 있었던 이곳은 사찰이 있었다고 느낄만한 흔적은 찾아볼 수 없었지만 ‘천안봉선홍경사갈기비’에 대한 안내문을 읽어보고서야 ‘홍경사의 사적을 기록한 석비’라는 것을 알 수 있어 조금이나마 이해 할 수 있었답니다.



현종의 아버지는 본래 태조 왕건의 여덟째 아들로 뒤에 안종으로 추대된 사람인데, 평소에 불법을 숭앙하고 법화경을 받들며 절을 이루려다가 뜻을 이루지 못하고 세상을 떠났다고 합니다.
이에 현종이 왕위에 올라 생부의 유지를 받들어 이곳에 절을 지을 뜻으로 현종 7년에 기공하여 6년여에 걸친 공사로 당전 등 200여 칸의 큰 절을 완공하였다.
절 이름을 봉선 홍경사라고 하였는데 ‘봉선’이란 ‘선친의 유지를 받든다’라는 뜻에서 홍경사 앞에 봉선을 붙여서 ‘봉선 홍경사’라 했다고 합니다.



아울러 절 서쪽에 객관 80칸을 세워 경련통화원(廣緣通化院)이라 하였는데, 이는 큰 객관을 지어 행인들이 두루 편리를 도모하였던것이라고 합니다.

천안 봉선 홍경사 갈기비[天安奉先弘慶寺碣記碑]는 거북모습의 받침돌은 양식상의 변화로 머리가 용의 머리로 바뀌었고, 물고기의 지느르미 같은 날개를 머리 양쪽에 새겨 생동감을 더하고 있다. 전체 높이가 289cm에 이르며 홍경사를 지은 지 5년후인 1026년에 건립한 것으로 전해오고 있습니다.

비몸돌 앞면 윗쪽에는 ‘봉선홍경사갈기’ 라는 비의 제목이 가로로 새겨져 있다. 비문은 해서로 각자하였는데 최충이 지었으며 백현례가 썼으며, 고려시대의 조각과 금석문 연구에 아주 귀중한 자료가 되고 있다고 합니다.




홍경사(1026)는 천흥사(1010) 보다 조금 늦은 시기에 성거산에서 내려 보이는 소사평 들녘의 흔적조차 남아 있지 않은 곳으로 ‘갈기(碣記: 비석의 기록)’에 의하면 절이 있는 곳에 인적이 끊기고 잡초가 우거져 가끔 도적들이 출몰하여 행인이 곤란을 당하였던 곳으로, 이러한 우환을 없애기 위하여 승려를 불러 불법을 전하고자 절을 짓게 되었다고 합니다.



봉선홍경사갈기비의 또 다른 특징을 보면 용머리가 정면을 보지 않고 고개를 오른쪽으로 바라보고 있는데 그 연유는 정확히 알 수 없다고 합니다.
이곳을 가끔 지나면서 갈색이정표만 보고 그냥 지나치던 곳이었는데, 국보라는 의미가 적혀 있어서 들어가 보게 되었습니다. 국가지정문화재로서 국보는 보물에 해당하는 문화재 중 인류문화의 견지에서 그 가치가 크고 유례가 드문 것을 국가지정문화재 중에서 국보로 지정한다고 합니다.

우리의 소중한 국가지정문화재 국보가 천안에도 있다는것을 국보인 '봉선홍경사갈기비'를 아이들과 함께 교육적인 측면에서도 좋은 홍보가 될것 같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