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통합검색 바로가기
메인메뉴 바로가기
화면컨트롤메뉴
인쇄하기

지역신문뉴스

지역신문뉴스

충남넷 미디어 > 생생뉴스 > 지역신문뉴스

예산군 예산읍내 오일장 예산상회 앞 약초상 조경수씨

2017.02.27(월) 16:16:58무한정보신문(jsa7@yesm.kr)


 

 

  예산군 예산읍내 오일장 예산상회 앞 약초상 조경수씨 사진  
▲ ⓒ 무한정보신문

“우리 신랑 오늘두 칡 캐러 산에 갔는디, 가져오랄 수도 없구…. 역전장으로 오세유. 내 갖고 나갈게”


다 팔린 물건을 찾는 손님들에게 다음 장을 기약한다. 간판은 없지만, 약속된 날 약속된 장소에서 필요한 물건을 살 수 있는 오일장 상인들은 분명 떠돌이상이 아니다.

충남 예산군 예산읍내 오일장 예산상회 맞은편에 넓게 자리를 펴고 250여가지 각종 약초, 약재 등을 판매하는 조경수(60, 예산군 대흥면 대률리)씨. 자신은 판매자로, 남편 강수식씨는 채취자로 표기한 명함도 갖고 있다. 오일장 약초상 경력 20여년, 자신감과 자부심은 고객들과의 신뢰를 통해 다져졌다.

인터뷰가 안될 정도로 손님들이 계속 이어지고, 다른 물건과 달리 이것저것 질문도 많은데, 하나도 놓치지 않고 대답한다. 이 사람과 이야기하는가 하면, 또 다른 사람을 상대하고 있다. 봉투 봉투, 상자 상자마다 담겨있는 물건을 정확히 찾아 그 숱한 이름과 가격, 원산지까지 막힘없이 내놓는다.

“걔는 중국 거, 얘는 베트남. 향은 베트남게 낫고 가격은 같애. 계피는 국산 없는 거 아시쥬?” “그건 강원도 홍천서 온 거구, 이건 지리산 거구” “이건 자연이유, 재배 아뉴” “구기자유? 있긴 한디 수입이라 잘 안우러나유. 국산은 지금 비싸서 못갖구 와유. 꼭 필요하믄 두 장(두번의 오일장) 지나서 갖고 오께유”

물건이 다 떨어져서 못팔기는 해도 물건 안좋다고 그냥 가는 사람은 없다.

“하이고, 나 한참 기다렸어. 돼지감자 1키로만 줘봐유” “이건 한근에 얼마나 올라가유?”“엔간히 올라가쥬. 남으믄 그냥 드리구, 모질르믄 채워주구 그류” “여기가 예산서 최고 잘돼” “근데 손커서 돈은 못벌겄네”

손님들이 되레 걱정이다.

“기유, 팔기는 많이 파는데 벌지는 못혀. 그래두 좋아유”

그 많은 경쟁자들을 뚫고 오늘 앞자리를 차지한 건 맥문동, 멍가나무 뿌리, 당귀, 생강, 화분, 자연산 칡, 느릅나무 뿌리, 연근, 도라지, 더덕, 우슬뿌리, 우엉 등이다. 너전이 허술해보여도 아무 전략이 없는 게 아니다. 계절에 따라, ‘핫’하게 뜨는 정보에 따라 앞줄과 뒷줄, 그 다음줄 까지 운명이 결정된다.

“오늘 아침에 창출이 나오더니 엄청 나가네” 방송에서 어디에 좋다고 한 날은 어김없이 그게 잘팔린다고 한다.

조씨는 역전장(예산역전 이부자리 앞)과 홍성장까지 나간다. 남는 이틀도 살림하고 밭 매고 물건 정리하고 쉴 틈이 없지만 텔레비전은 부지런히 챙겨본다고 한다. 건강정보를 놓치지 않아야 손님들의 요구를 따라갈 수 있기 때문이다. 쌀눈, 화분 같은 물건들도 매체에 나오자 마자 팔기 시작했다니, 시골 오일장 상인들도 피할 수 없는 정보전쟁이다.

“공부라기 보다두 자꾸 관심 갖고 노력하면서 배우는 거지. 근데 우리가 처방은 못하니께 ‘어디에 좋다구 하대유’ 정도로만. 또 손님들이 다 알고 찾으시니께”
 

  예산군 예산읍내 오일장 예산상회 앞 약초상 조경수씨 사진  
▲ ⓒ 무한정보신문

대부분 10년 20년 단골들이고, 홍성, 아산, 합덕, 당진, 천안에서까지 일부러 찾는 이들도 많다

“다 손님들이 도와주셔서 잘되는 거지. 내가 중앙초등학교 14회고, 우리 신랑이 중앙고등학교 1회유. 우리 신랑이랑 한 살 터구린디 내 초등학교 동창들이 우리 신랑 중학교 동창들이지. 다 지역선후배들이고, 지역에서 60년 살았는디 속이고 살면 되남? 지역선후배들이랑 함께 신나게 열심히 노력하며 사는거지. 나는 시장 나오믄 그냥 좋아”

조씨는 취재가 진행된 15일 아침에도 나와서 주변에 커피부터 돌렸다. 한잔에 500원짜리 이니, 20잔만 해도 1만원이다. 단돈 1000원에도 싸네 비싸네 씨름하는 장터에서는 ‘통큰 인심’이다. “서로가 정이여. 그게 시장 인심이구. 주변사람한테 메말르고 인색하믄 손님들한테두 그렇게 돼”

에너지 넘치는 조씨는 오일장 활성화에도 생각이 많다.

“장이 죽긴 많이 죽었어. 이 노릇을 어떻게 해야 허나. 어떻게 해서 시장 살려야 하나 고민 있지. 나두 이 자리로 들어오기까지 몇 번 거친지 물러. 내 땅이 아니니께 군에서 하라는 대로 옮겨 다녀야지. 그저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오는 손님들한테 상냥하게 하면서 비싸게 안받고 마진 못봐도 많이 주구 그러는 거지. 장사 안된다고 틱틱거리면 안돼여. 나는 알기를 그렇기 알어”


제4유형
본 저작물은 "공공누리" 제4유형:출처표시+상업적 이용금지+변경금지조건에 따라 이용 할 수 있습니다.
댓글 작성 폼

댓글작성

충남넷 카카오톡 네이버

* 충청남도 홈페이지 또는 SNS사이트에 로그인 후 작성이 가능합니다.

불건전 댓글에 대해서 사전통보없이 관리자에 의해 삭제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