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경관·역사문화유산을 훼손하고 마을공동체를 파괴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는 서부내륙고속도로(제2서해안고속도로) 대흥통과노선과 관련해 홍문표 국회의원이 17일 지역사회의 인식과 동떨어진 발언을 내놔 공분을 사고 있다.
홍 의원은 이날 덕산 리솜스파캐슬에서 열린 ‘2016 예산군이장협의회 워크숍’에 참석해 축사를 하던 중 “국가가 추진하고 있는 제2서해안고속도로가 대흥·광시지역의 문화재 문제 등으로 중단됐다”며 “국가예산은 3년 이상 지체할 수 없다. 올해는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제2서해안고속도로는 분명히(반드시) 예산을 거쳐 부여로 가야 한다”며 “용단을 내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듣기에 따라 대흥을 우회하거나 봉수산에 터널을 뚫는 노선안을 요구하고 있는 예산군행정을 비롯한 주민들이 ‘국책사업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말한 것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대목이다.
‘결단’과 ‘용단’이라는 단어를 강조해 지역사회를 압박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워크숍 현장에서 홍 의원의 발언을 들은 대흥지역 이장들은 발끈했다. 행사 중간에 삼삼오오 모여 홍 의원의 발언을 성토했다.
이복수 대흥면이장협의회장은 “우리는 고속도로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자연환경을 훼손하지 말고 대흥을 우회하거나 터널로 가라는 것”이라며 “홍 의원은 마치 대흥·광시 때문에 고속도로 자체를 못하는 것처럼 말하고 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그는 이어 “지난 6월에 열린 이장체육대회 때도 똑같은 말을 했다. 국회의원이라는 사람이 자꾸 이런 얘기를 하면 다른 읍면 이장들이 뭐라고 생각하겠느냐”며 “정말 듣기 싫다. 국회의원이 갈등을 조장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또 다른 이장도 “공식적인 자리에서 고속도로 예산이 불용처리된다고 얘기하는 것은 주민들을 압박하는 것이다. 대흥·광시 때문에 그 돈을 못 쓴다는 얘기 아니냐”며 “포스코건설이 당초에 계획했던 대흥을 관통하는 원안을 관철시키려는 의도가 아니냐”고 목청을 높였다.
이 이장은 특히 “홍 의원은 대흥·광시를 방문해 주민들의 목소리를 단 한 번도 듣지 않았다. 면담을 신청했는데도 받아주질 않는다”며 “주민들이 입장은 생각하지도 않고 마치 포스코건설을 대변하는 듯한 말을 하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