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안은 비교적 자주 가는 편인데도 신두리해안사구는 실로 오랜만이었다.
내가 안 가본 사이에 이렇게 변해있을 줄은 이곳에 첫발을 내딛는 순간 깜짝 놀라고 말았다.
내 기억의 마지막 신두리해안사구의 모습은 모래만 잔뜩 쌓아올렸다고 해도 믿길 정도로 그야말로 모래언덕 그 자체였는데 이제는 사구의 식물들이 수풀처럼 우거져 모래 위에 저렇게 많은 식물들이 자랄 수 있다는 것 자체 또한 놀라운 일이었다.



예전에는 이 모래언덕을 마음대로 걸어다닐 수 있었는데 현재는 데크를 잘 닦아 놓아 사구식물을 보호하도록 조성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지하지 못한 이들이 간혹 자국을 남기곤 하였는데 그럴 때마다 가차없이 안내방송이 흘러나와 나오도록 종용하였다. 



마지막 이곳을 방문하였을 때 관계자가 이곳의 거대한 프로젝트를 읊었던 때가 생각난다. 반신반의했었는데 그의 말이 거의 실제로 옮겨진 것 같다. 모래산인것만 같던 이곳에는 곰솔생태숲이며 초종용군락지, 순비기언덕, 해당화동산, 억새골, 고라니동산까지 살아있는 생태를 눈으로 직접 볼 수 있도록 하였다.  



태안 신두리해안사구는 빙하기 이후 약 1만 5천년 동안 형성된 우리나라에서 가장 크고 넓은 모래언덕으로 길이 약 3.4km, 폭 0.5~1.3km이다. 2001년에 천연기념물 제431호로 지정되었다. 



해안사구는 바닷물 안에 잠겨있던 모래가 조수간만의 차로 썰물일때 햇볕에 말랐다가 바람에 의해 해안 주변으로 쌓이면서 모래언덕을 형성하는 것인데 예전의 모습처럼 단순히 모래를 쌓아놓았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있다면 모래를 조금만 긁어보면 답이 나온다. 손으로 모래를 몇 번 쓱쓱 긁기만 해도 이렇게 바닷물에 잠긴 젖은 모래가 보인다는 것을. 또한 이런 물이 없다면 식물과 동물들이 살 수 없다는 것을. 



사구식물들이 수풀처럼 우거져 언뜻 보아서는 모래 위에 자란 식물임이 맞는지 의심이 날 정도다. 이곳에는 식물 뿐만 아니라 동물(조류 포함)및 곤충들도 살고 있는데 대표적 식물로는 해당화, 순비기나무, 통보리사초이며 동물로는 종다리, 흰물떼새, 왕소똥구리, 애기뿔소똥구리, 개미귀신, 갯그령, 포범장지뱀, 고라니와 삵도 이곳에 서식한다고 한다. 



코스를 따로 정하고 걸은 것은 아니었으나 이날 데크로 난 길은 모두 걸었으니 최장 4km 이상은 걸은 것 같다. 코스에 따라 1.2km, 30분 소요의 A코스, 2km, 60분 소요의 B코스, 4km, 120분 소요의 C코스가 있으니 자신의 페이스에 맞춰 선택하면 된다. 



해안까지 나와보았다.
이 젖은 모래가 바람에 의해 모래언덕이 되었다니 참, 자연의 신비란! 



해안의 모래에도 작은 생명들은 자신의 삶을 살아가고 있다. 이 조그만 조개들이 움직이지 않는 것 같아 보여도 아주 조금씩 조금씩 바삐 자신의 갈 길을 가고 있었다. 



6월경 때를 잘 맞춘다면 해당화동산에서 아찔한 해당화 향에 취할 수도 있다. 간혹 9월경에도 해당화를 보았다는 사람들이 있어 기대를 가져보았는데 모래언덕에서는 대부분의 해당화가 지고 빨간 열매만 맺힌 상태였다. 그 아쉬움을 신두리사구센터 앞에 피어난 몇 안되는 해당화 중 가장 싱싱한 한 송이를 만날 수 있었다. 



해안사구에 대한 보다 자세한 설명은 신두리사구센터에서 확인해보면 좋을듯 싶다.
(현재 신두리사구센터 내부는 9월말까지 수리 중이라고 했다.)
태안으로 여름휴가를 계획하는 이들은 2016년 8월 6일부터 8월 7일까지 이틀간 신두리사구센터 앞에서 모래조각 페스티벌이 열리니 이 때에 신두리해안사구와 함께 둘러보면 좋을듯 싶다. 



신두리해안사구, 신두리사구센터
충청남도 태안군 원북면 신두리 산26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