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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봄날이 오기만을 기다립니다”

죽을 때까지 일해도 못 갚을 지긋지긋한 빚, 벼랑 끝 삶 자체가 고통의 연속

2015.12.22(화) 09:00:50충남시사신문(yasa3250@empas.com)

박만식씨 가족은 온기 없는 차가운 방에서 일가족이 추위와 싸우고 있다. 박씨 가족이 올 겨울을 무사히 넘길 수 있을지 매우 위태로워 보인다.

▲ 박만식씨 가족은 온기 없는 차가운 방에서 일가족이 추위와 싸우고 있다. 박씨 가족이 올 겨울을 무사히 넘길 수 있을지 매우 위태로워 보인다.


“상상만 해도 겨울은 너무 무섭고 고통스럽습니다. 추운 겨울이 빨리 지나고, 따뜻한 봄날이 오기만을 기다립니다.”

아산시 용화동의 한 주택가 깊숙한 골목길에 박만식(72·가명)씨와 그의 아내 김봉순(62·가명)씨 그리고 딸 영희(43·가명)씨 세 가족이 살고 있다. 어찌 보면 매우 평범하고 평화롭기까지 한 가정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들은 하루하루 벼랑 끝에서 살아가고 있다.

이들은 기초생활수급 대상자도 아니고, 차상위 계층도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제도권 내에서는 아무런 도움을 받을 수 없다. 그러나 누군가 도움을 주지 않으면 당장 굶어야 할 처지다.

이들 가족이 특히 두려운 것은 춥고 긴 겨울철이다. 먹고사는 문제는 어떻게 해결한다 하더라도 당장 온기 없는 차가운 방에서 일가족이 추위와 싸워야 한다. 박씨 가족이 올 겨울을 무사히 넘길 수 있을지 매우 위태로워 보인다.

지붕에서 물이 새고, 집안 곳곳에 곰팡이 얼룩

박만식씨 집으로 들어서는 순간 썰렁한 냉기와 함께 알 수 없는 퀴퀴한 냄새가 방 안에 가득하다.

발 디딜 틈조차 없는 실내는 용도가 어디에 쓰이는지 알 수 없는 살림살이가 어지럽게 놓여있다. 주방에는 언제 설거지를 했는지 알 수 없는 음식찌꺼기 묻은 빈 그릇이 수북이 쌓여있다.

쌓이고 쌓인 세간들은 정리할 엄두조차 나지 않아 보인다. 방 안에는 두툼하게 쌓인 이불 속에서 체온으로 냉기를 몰아내고 있었다. 박씨 가족들이 겨울철이 가장 무섭다고 한 이유를 한 눈에 확인할 수 있다.

집 천장은 습기와 곰팡이로 얼룩져 있고, 그 위에 난방을 위해 비닐을 덧씌웠다.

▲ 집 천장은 습기와 곰팡이로 얼룩져 있고, 그 위에 난방을 위해 비닐을 덧씌웠다.


공사장 사고 후유증으로 근로능력 상실

현재 이들 세 가족에게는 경제적 능력을 가진 사람이 없다.

박만식씨는 젊은 시절 공사장에서 당한 부상과 후유증으로 근로능력을 상실했다. 박씨는 한 때 건설현장에서 성실하게 일해 생활비를 벌고, 조금씩 저축도 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공사장에서 막노동을 하던 도중 큰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박씨의 다리에 유리 파편이 박혀 인공혈관을 삽입하는 등 큰 수술을 받았다. 이후 사고 후유증과 여러 가지 합병으로 잦은 두통과 발작증상이 나타나 어떤 일도 할 수 없는 불편한 몸이 되고 말았다.

그러면서 점점 빚이 늘어 감당할 수 없는 상황까지 몰렸다. 집을 담보로 금융기관 대출을 쓰다 한도가 초과했다. 그러다 주변 지인들에게 조금씩 돈을 빌려서 쓰기 시작했는데 갚지 못해 더 이상 손 벌릴 곳이 없다. 결국 급한 마음에 사채까지 끌어다 쓰고 말았다.

현재 박씨가 노령연금으로 받는 20만원과 아내가 식당 주방 등을 전전하며 벌어오는 몇 푼의 돈은 대출과 사채 이자로 고스란히 나간다. 그러고 나면 당장 쌀 한 포대 살 돈조차 남지 않는다. 산다는 게 그저 한 달 한 달 죽지 않고 버티는 정도다.

게다가 최근 박 씨는 백내장까지 찾아와 시각기능을 서서히 잃고 있다. 당장 수술을 받아야 하지만 돈이 없어 검진조차 받지 못하고 있다.

딸 영희씨는 한 때 직장생활을 했지만 지금은 신부전증으로 근로활동을 전혀 못하고 있다. 또 심한 우울증까지 찾아와 신경정신과 치료를 받으며, 약에 의존해 살고 있다. 약을 먹지 않으면 자신의 감정조절을 못해 자신이 무슨 일을 저지르는지도 자각하지 못한다. 영희씨가 이렇게 된 것이 올해로 8년째다.

올해로 43살 된 영희씨는 집안청소나 살림조차 거들지 못한다. 게다가 누군가의 보살핌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다.

모든 짐은 아내의 몫

결국 아내며 엄마인 김봉순씨가 집안의 경제활동이며 집안의 모든 책임을 떠안았다.

식당 주방일을 하면서 받아오는 얼마 안 되는 돈으로 이들 가족은 하루하루 근근이 버티고 있다. 그러나 김씨의 수입마저도 들쭉날쭉 일정치가 않다. 어떤 달은 전혀 수입이 없는 상황도 발생한다.

올해 예순 두 살의 김봉순씨 몸도 망가질 대로 망가졌다. 온몸이 쑤시고, 저리고, 몹시 아프다. 그러나 당장 자신이 일을 하지 않으면 세 가족 모두 굶을 처지라 매일 고된 몸을 이끌고 일터로 향한다.

김씨는 쉬는 날도 없고, 근무시간도 일정치 않다. 새벽에 출근해 밤 늦게 돌아오는 날이 더 많다. 김씨가 이런 삶을 얼마나 더 버틸 수 있을지 아무도 모른다. 꽉 막힌 삶 자체가 고통인 이들 가족에게 잠시 숨이라도 돌릴 수 있도록 도움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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