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4일, 농림축산식품부가 농림축산식품부에서 주민 공동체 복원에 초점을 둔 축제를 선정해 지원한다고 밝힌 적이 있다.
 
고대 제의(祭儀)에서 비롯된 축제는 본래 주민 공동체의 ‘정서적 통합’이 가장 중요한 목적이나, 오늘날 산업화의 영향으로 상업화에 주력하는 경우가 많아 본래의 목적이 퇴색됐다. 축제의 지나친 상업화는, 획일적이고 뻔한 내용의 콘텐츠, 일시적인 행사성 등의 문제점을 나타내고 있다.

농식품부는 축제를 통해 농촌의 주민 공동체가 정서적 통합을 이루고 결속될 수 있도록, 주민이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구성된 축제를 중점 선정해 지원한다고 했다.

각 지자체서 추천된 총 76개의 축제 중 전문가 심사 등을 거쳐 총 42개 축제를 선정했는데 그중 우리 충청남도에서는 예산 삽교 섶다리 곱창축제, 서산 초록꿈틀 유산균꿈틀 축제, 홍성 시골동네 난장 축제, 보령 청라 은행마을 축제, 금산 추부 포도 축제가 꼽혔다.
 

▲ 정부지원사업으로 선정된 홍성 왕대골 체험마을의 시골동네 '난장 축제 '

▲ 왕대골 고묘금 사무장님이 마을 개황을 설명하면서 각종 인증판을 보여주고 있다.

이중 우리 충남넷이나 기타 인터넷 등의 각종 매체에는 섶다리 곱창축제나 보령 청라 은행마을 축제, 금산 추부 포도축제 등이 익숙하게 보도되어 대부분 알고 있는 것들이다.

헌데, 홍성 시골동네 난장 축제라... 처음 듣는다.
도민리포터 활동을 하면서 많은 지역축제와 행사장을 쫓아다녀봤는데 이 생소한 축제가 궁금하여 홍성으로 발걸음을 해 보았다.
 
그리고 현장에 도착하여 보니... 아, 홍성시골 난장축제가 열린다는 구항면 황곡마을(왕대골 농촌체험마을)에서는 축제가 올해 처음 맞이한 신생 축제행사였다. 난 7월 3일부터 5일까지 제1회 시골동네 난장축제가 열린 것이다. 축제 계획의 치밀도나 준비된 완성도가 워낙 뛰어나 정부로부터 지원 사업으로 선정됐으니 축하와 함께 그 준비성에 박수 부터 보낼 일이다.

왕대골 마을은 큰 대나무가 많이 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홍성 시내에서 서쪽으로 약 4km에 있는 접근성이 좋은 곳이다. 예부터 마을 집집마다 대나무가 많아 황곡이라는 지명이 붙었다. 현재 69가구, 154명이 거주하고 있다. 마을 주민들이 모여 자신들의 마을을 체험 마을로 만들고 가꾸며 마을 주민 스스로 일자리 창출과 함께 지역 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다.

특히 처음 주식회사 왕대골로 시작한 이 마을 기업은 지난 2012년 마을 기업으로 지정받은 후 빠른 속도로 성장했는데 이는 체험 마을을 운영하고 있는 소정식 대표를 비롯해 주민들이 직접 주주로 참여하기 때문이다. 한 명 한 명이 모두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자신의 수익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기에 내 집안일처럼 열심히 하기 때문에 다른 체험 마을의 본보기가 되고 있다.

또한, 마을 특징을 살려 댓잎 찐빵 만들기 체험과 판매로 점차 찾는 사람이 많아지자 물놀이장, 서바이벌 사격, 얼음축제, 주말농장 등을 운영하며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하는 프로그램으로 도시민들의 관심을 이끌어 내고 있다.

왕대골 마을은 오늘이 있기까지 약간의 아픔도 있었다.
홍성군의 도시 계획에 따라 29번 국도가 마을의 중앙을 관통하면서 마을을 분단시켜 마을 주민들의 심리적인 분단 현상이 일어나기 시작했던 것이다.
그러던 중 2012년 중부주관 ‘풀뿌리 마을기업 사업’을 통해 여름 물놀이 축제장을 설치해 운영하였고, 충청남도에서 주관한 ‘살기 좋은 희망 마을 만들기’ 사업을 신청해 연꽃 재배지 및 탐방로, 꽃길, 소공원 운동기구 설치, 주차장 조성 등을 하며 주민들이 함께할 수 있는 시간을 마련했다. 이 사업에 선정이 된 후 도로가 건설돼 생긴 갈등을 해소할 수 있었다.
 

▲ 난장축제 개막

▲ 풍물패도 한자락 '덩더꿍'

▲ 난타공연 한마당 '쿵 다다닥...'

▲ 어르신들 모두 다 "신나셨어요"

▲ 보물찾기 삼매경

▲ "나도 왕년엔 '한 춤'했지"

▲ 행복한 박수와 장단

▲ 이 예쁜 여성은 출향인? 현지인? 어쨌든 아름다우셔라

▲ "즐겁게 함께 춤춰요"

▲ 열창!!

▲ "빰빠라라라!!" 또 열창

▲ 즐거운 시상식
 

이 같은 노력의 결과로 이번에 처음 실시한 난장축제는 진정으로 왕대골 마을을 하나로 이어주는 역할을 했다.
농촌 지역에서 주민이 주체가 되어 주민화합, 전통계승, 향토자원 특화 등 특정 주제를 중심으로 지역 공동체 활성화를 위해 개최했는데 프로그램도 다양하고 재미있게 꾸며졌다.

첫째 날 마을안녕을 비는 마당 밟기를 시작으로 전통음식체험, 조명축제 등 전야제가 펼쳐졌다. 그리고 둘째 날은 개막식과 함께 돼지몰이, 채반 이고 새참 나르기, 몸빼 입고 굴렁쇠 굴리기 등 단합된 공동체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다양한 농촌체험경기가 열렸다.

마을 대항 돼지 몰이 50m 경기, 항아리 이고 30m 물 퍼 오기, 단오 맞이 전통그네 뛰기 개인 멀리 나가기 대회, 물지게 지고 30m 물 퍼 담기, 삽 타고 깡충깡충 반환점 돌기, 각 호당 허수아비 만들기, 출향인 자녀 연날리기 대회 등 총 7가지의 프로그램으로 진행됐다.

이와 함께 이 마을 기업에서는 장승 학교를 운영하여 홍성군 내 51개 희망 마을에 마을 수호신인 장승을 만들어 입구에 세울 수 있게 위원장들과 마을 사람들에게 전수하고 있다.
 

▲ 홍성군 마을 장승학교를 열기 위해 준비중인 마을 어르신들

▲ 마을 주민들이 장승학교 활용에 필요한 장승 깎기를 하고 계시다.

▲ 장승학교용으로 세워진 각종 장승들
 
현재 왕대골 마을은 여름에 체험할 수 있는 수영장도 갖추고 있는데 이곳 물은 지하수를 이용한 물을 사용하고 있다. 초등학생은 물론 유아들이 놀기 좋은 풀장 3개를 갖췄고, 마을 주민들이 안전요원으로 활동하며 수영장 이용객들의 안전을 책임지고 있다.

또한 겨울에는 눈썰매장 등 다양한 놀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아울러 민속테마박물관, 전통문화체험, 전통 민박체험 등 4계절 즐길 수 있는 체험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 마을의 평소 체험행사 내용

▲ 재능기부로 그려진 벽화 앞에서 고묘금 사무장님의 마지막 부탁말씀 "저희 마을 체험 많이 홍보해 주세요"

왕대골 마을의 난장축제가 갖고 있는 가장 큰 장점이자 우수성은 축제 전체의 계획과 진행이 주민 주도로 이뤄졌다는 점이다. 이 같은 화합과 노력이 궁극적으로 행복한 마을을 만드는 원동력이 되고 지역공동체가 활성화되어 농촌의 활력은 물론 농가소득 창출로 이어져 살기 좋은 마을이 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체험장 주소 : 홍성군 구항면 황곡리 265-1
문의 : 고묘금 사무장 010-8026-0768 / 041-634-009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