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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다는 말만 듣고 아무 나무나 심으면 낭패”

기획…조경수 유통단지 조성으로 소득창출 방안 ①

2015.07.22(수) 14:55:50관리자()

“좋다는 말만 듣고 아무 나무나 심으면 낭패” 사진


우리나라 조경수 시장은 대체로 영세한 편이다. 대농보다 소농 중심의 생산체계, 직거래보다 다단계로 유통, 그리고 공사현장 중심의 대형 거래처 등에서 비롯된 일이다. 이에 따른 문제점도 여러 가지 형태로 나타나 개선 또한 시급한 상태이다.

소비자의 수요 또한 시대적 흐름에 따라 급변하는 실정이다. 따라서 소품종 대량 생산체계로는 수요시장에 맞춰 공급하기란 그리 쉬운 것이 아니다. 그렇다고 대농 중심으로 형성된 유통시장에 뛰어들기도 어렵다. 정보 없이 수종을 선택하고, 체계적인 기술 없이 재배하는 관행에서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이다.

국내 조경수 대다수 농가는 유통시장의 정보에 어둡다. 따라서 수종과 생산량, 수요처 등에 대해 잘 모른다. 나무 또한 품질과 상품가치 측면에서 뒤지는 것들만 생산하기 일쑤다. 경쟁력에서 떨어질 수밖에 없어 조경수로도 외면받기에 십상인 것이다. 게다가 몇 단계 거치는 판매방식은 유통까지 원활치 못하게 한다. 중간상인의 우월적인 정보에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이들의 이윤 독차지로 이어져 소비시장까지 교란하는 일도 잦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시장에서 살아날 수 있을까?
나무는 최소한 2, 3년간 재배해야 시장에 내놓는다. 이조차도 묘목에 지나지 않아 개당 단가는 저렴하다. 5년에서 10년 정도는 지나야 가격 또한 비싸며, 상품가치도 높다. 누구나 쉽게 투자하지 못하는 이유이며, 실제로 경기에 민감한지라 때에 따라서는 한 푼도 못 건진 사례도 많다.

다만, 조경수는 소득자원으로서 가치가 높다. 청양군 전체면적 중 67%가량 차지하는 산림을 효율적으로 이용하기 위해서라도 눈여겨볼 만하다. 조경수 시장을 건전하게 활성화하는 것이 급선무라 여긴다. 이번 취재를 통해 대안으로 생각하는 △생산자끼리 정보교류로 유대관계 형성 △컨테이너 시설재배로 품질향상 △유통센터 운영으로 가격 경쟁력 증대 등의 방안을 제시하려고 한다. 청양군내에서 소득 작목으로서의 가능성과 유통센터의 도입방안에 대해 알아볼 생각이다.

이번 기획취재는 ‘조경수 유통단지 조성으로 소득창출 방안’에 대해 모색하려고 한다. 이에 조경수 시장의 문제점도 파악할 계획이다. 앞선 임업인들로부터는 생산과 유통 등에 대해서도 조사한다. 그리고 드러난 문제점에 대해서는 개선과 대처하는 방안도 마련하는 계기로 삼는다. 소득 작물로 가능한 수종을 발굴할 뿐만 아니라 군내 임업농가로 확산하기 위해서다.
특히 청양군에서 시행한 산림정책 사업으로 조성된 특화림도 소개할 예정이다. 청양에서 유통단지를 조성할 경우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며, 이에 대해 이용하는 방법도 대안으로도 제시한다.

정보부족에 따른 유통시장 혼탁
나무는 여러해살이 식물이다. 소득 측면에서 보면, 심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해 동안 공들여 키워야 한다는 말이다. 따라서 시장에 조경수를 내놓기 위해서는 일반 농작물처럼 재배 등의 관리에 힘쓰고, 나아가 수요에 따른 수종도 끊임없이 개량해야 한다. 노는 땅에다, 그것도 아무런 정보 없이 주위 사람의 ‘어느 나무가 좋더라’라는 말만 듣고 실행에 옮기면 실패하기 십상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심어야 할까? 누구든지 이 물음에 대한 답을 시원하게 말해주는 사람은 없다. 조경수를 전문으로 유통하는 도매업자도 그렇다. 이들조차도 특정 지역에 심어놓은 나무의 수종과 수량 정도만 대략 파악할 뿐 수요시장을 정확하게 예측하지 못한다. 더구나 업자끼리 정보를 공유하는 시스템도 존재하지 않는다. 필요에 의해 그때그때 확인하는 방식이라 몇 단계를 거치기 일쑤이다. 나무 특성상 오랫동안 키워야 하므로 심을 때부터 미래 내다봐야 하지만, 현실적으로 어려운 일이다.

도매업자 등은 많은 거래로 전국의 조경수 시장을 꿰뚫고 있다. 대농 중심으로 무슨 나무를 심었는지, 수종은 어떻게 되는지, 그리고 몇 년 된 나무인지 등을 파악해둔다. 이 과정에서 1위부터 20위까지 어떤 나무를 유통했는지도 알아낸다. 정보력에서 앞설 수밖에 없는 것이다. 다만, 생산과 유통 시장에 탄력적으로 대처하기는 어렵다. 일부분의 정보로 전체를 판단할 수 없기 때문이다.

조경수 농가 대다수는 정보를 공유하기 어렵다. 따라서 서로 무슨 나무를 심었는지도 모른다. 판단할 만한 근거나 자료도 없어 나무나 품질, 수량을 구할 때 어려움을 겪는다. 게다가 몇 년 후면 수요도 바뀐다. 대안 중 하나라면, 다품종 소량으로 생산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귀띔한다.

남양면 구룡리 박노정 온누리L&C 대표이사는 “전문가라도 미래의 시장을 예측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따라서 남이 좋다고 심으면 늦는 경우가 많다. 묘목 생산업자까지 시장에서 조율해야지, 임업인 스스로가 판단해서 심으면 안 된다. 나무 또한 다양한 품종으로 소량을 심어야 쉽게 팔 수 있다. 10개 품종 중 한두 개에서 목돈을 쥘 수 있기 때문인데, 여유 땅이 있다고 막연하게 나무를 심으면 대개 실패한다”고 말했다.

“좋다는 말만 듣고 아무 나무나 심으면 낭패” 사진


재배 단계부터 앞선 영농법 도입
조경수 소농가들은 영농에 체계적이지 못하다. 심는 것부터 관리하는 방법까지 고려치 않는 것이며, 정식 후 밀식재배로 생산함으로써 경쟁력도 많이 떨어진다. 단위 면적당 너무 많이 심어 상품으로 내놓을 때 문제점으로 드러나는 경우다.

우선 밀식재배는 상품 가치를 떨어뜨린다. 즉 묘목으로 판매하지 않는 한 조경수로 내놓기 위해서는 몇 년이란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 심어놓은 나무를 다시 옮겨심기도 어렵다. 일손투입으로 비용까지 발생함으로써 포기하는 일도 잦다. 관리부실로 이어져 유통시장에서 원하는 수형과 크기 등의 조절에 실패하는 이유다. 결국, 상인에게 헐값으로 넘길 수밖에 없다. 즉 솎아준다는 명목으로 캐내며, 이 과정에서 비용 등의 손실까지 감수한다. 그나마 남아 있는 조경수도 수요가 없으면 허사이다.

이와 관련, 박노정 대표이사는 “같은 면적에 100주를 심으면 30만 원을 받을 수 있는데, 1000주를 심어 1만 원도 벌지 못하는 경우”라며 “조경업체는 몇 단계 거치는 과정에서 이익을 본다. 애써 키운 나무를 헐값에 팔지 않으려면 처음부터 팔 계획을 세워놓고 심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좋다는 말만 듣고 아무 나무나 심으면 낭패” 사진

▲ 비봉면 양사리 김재배 씨.

조경수 재배는 판매하는 것부터 시작된다. 판매 목적부터 명확하게 정한 뒤 용도나 크기, 시기 등에 맞춰 농사지어야 한다. 따라서 규격에 맞춰 간격대로 심고, 또 일정한 크기로 키워낸 뒤 다음 단계의 농가에 넘긴다. 처음부터 어떤 크기로 팔지를 결정하고, 이에 적합한 형태로 재배한다. 그러나 대다수 소농가는 그렇지 않다.

이들은 대개 나무를 촘촘히 심는다. 성목으로 키우는 과정에서 수형을 잡을 수 없고, 나무도 웃자란 상태라 튼튼하지 못하다. 어쩔 수 없이 인건비를 들여 속아줘야 하지만, 마음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게다가 비싸게 유통되는 나무라도 관리하지 못한 상태에서는 싸게라도 팔아야 한다. 업자만 배를 불리는 것이다.
조경업자들은 “시장의 수요를 예측하지 못하면, 좋은 나무라도 헐값에 거래된다. 대상들은 비쌀 때 사지 않는다. 오히려 쌀 때 많이 사간다”며 “설계변경으로 나무의 크기가 바뀌면 어떻게 해서라도 구해야 한다. 수요와 공급에 따라 10만 원짜리가 50만 원으로 둔갑할 수 있다. 이 경우는 대개 대상들의 몫”이라고 전했다.

경기침체로 유통시장까지 타격
생산보다 유통, 즉 임업인도 일반 농사와 마찬가지로 판로를 놓고 고민하는 이가 많다. 팔 곳이 마땅치 않은 이들에게는 쉽게 해결하지 못하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싸게라도 넘기고 싶어도 수요처 또한 마땅치 않다. 대농과 소농이라는 재배면적의 크고 작음을 가리지 않고 발생하는 일이라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비봉면에서 나무를 심은 조경업자의 이야기이다.

A씨는 요즘 판로 때문에 어려움을 겪는다. 재배한 나무를 내다 팔아야 함에도 유통시장에 내놓지 못할 정도다. 게다가 출하시기 이후라 생산비까지 더 들어야 한다. 상품가치까지 점차 떨어져 대책을 마련하는 일도 시급하다.

B씨는 몇 년 전에 주위 사람의 이야기를 듣고 둥근 소나무를 심었다. 그런데 판로가 없었다. 주위에서 좋다는 말만 듣고 심은 시행착오라지만, 묘목 값도 건지지 못하는 헐값에라도 팔아 치워야 했다.
이들은 생산량의 과잉을 문제점으로 꼽았다. 수요보다 공급량의 과다, 그리고 경기침체까지 겹치면서 수급조절에 실패했다는 것. 그러면서 “묘목을 사다 성목으로 키웠다. 그런데 출하시기에 접어드니 팔 곳이 없다. 값이 형성이 안 돼 시장에 내놓지도 못하는 상태”라며 생산부터 판로까지 미리 계획을 세워놓고 나무를 심어도 늦지 않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좋다는 말만 듣고 아무 나무나 심으면 낭패” 사진

노후 대책으로 적합한 조경수
나무는 임업 농가들에 목돈을 쥐는 효자식물이다. 비봉면 양사리 김재배 씨 또한 30년 넘게 경험한 진리라고 여긴다. 논밭농사로 생활비를 다소 보태지만, 저축할 정도의 돈까지 벌긴 어려웠다는 것. 따라서 요즘도 노후대책의 하나로 나무를 열심히 재배한다고 이야기한다.

김재배 씨는 “30여 년 전 조경수를 부업으로 선택했다. 큰돈은 아니더라도 생활하는 데 도움을 받았고, 판로 말고는 농사짓기도 어렵지 않았다. 고라니와 멧돼지 등 때문에 피해를 보는 밭작물보다 편한 농사”라고 말했다.

그는 회양목, 회화나무, 마가목, 단풍나무 등을 재배한다. 꾸준하게 거래되는 수종이라 잘만 키우면 목돈도 쥘 수 있다는 생각에 자신만의 영농법으로 애지중지 키운다. 심고, 매고, 가꾸는 일에 여념이 없는 것이다. 따라서 틈나는 시간이면 농장에 들러 나무의 상태를 주의 깊게 관찰한다. 물이 필요한지, 병해충에 시달리는지 등을 살피면 시간 가는 줄도 모른다. 잡념까지 없어져 정신건강까지 좋아진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김씨는 “어린아이를 키우는 것처럼 가꿔야 나무로 잘 자란다. 사람의 손길이 몇 번 가느냐에 따라 상품가치도 달라지는 법”이라며 “나무의 특성을 정확하게 파악한 뒤 이에 걸맞은 농사법으로 수형을 잡아야 한다. 수형만 제대로 잡으면 가격은 더 비싸질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 기획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아 취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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